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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27일 오후 5시 20분]

 

통합민주당의 18대 국회 1기 원내대표로 당선된 원혜영(3선당선, 경기부천 오정) 의원이 27일 "한미FTA는 쇠고기재협상이 이뤄지고, 국민이 납득할만한 수준의 피해대책이 마련되면 비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김효석 현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가 한미FTA 비준의 조건으로 제시한 ▲쇠고기재협상 ▲피해대책 ▲미국 의회의 비준움직임 등 세가지 중 미국의회 비준문제는 제외한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는 "미국 의회의 비준과는 관계없이 추진해야 한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원 의원은 또 "참여정부가 쇠고기문제가 한미FTA의 선결조건이라는 점을 알면서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점이 있다"며 참여정부에도 쇠고기 문제에 대한 일단의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이 문제는 이렇게 국민의 상식에  반하는 방식으로 풀어낸 이명박 대통령의 무원칙 국정운영이 빚어낸 대형참사"라고 비판했다.

 

"참여정부도 일단의 책임 있다"

 

원 의원은 "쇠고기 재협상 없이는 한미FTA비준에 대한 논의도 없다"는 민주당의 기존 당론은 재확인했다. 그는 "쇠고기재협상은 여당 의원들도 이야기 하는 사실상 국민적 합의사항으로, 어떤 나라도 수용하지 않은 일방적인 협상 타결을 했기 때문에 이 돌덩이를 치우지 않고는 길을 갈 수 없게 돼버렸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재협상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실제 재협상을 할 수 있는 현실성을 감안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최소한도로 설정해야 한다"고 말해, 상당한 공간을 열어뒀다.

 

원 의원은 "한미FTA 비준 자체가 무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는 질문에는 "우리가 참여정부 시절 여당이라는 점에서 이 문제에 대해 책임질게 있으면 져야 하고, 자유롭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전날 민주당 당선자 워크숍에서 "17대 국회에서 FTA비준에 실패한 것에 민주당의 책임이 없는 것인지 반성해야 한다"는 손학규 대표와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원 의원은 이와 함께 당 일각의 장외투쟁 주장에 대해서는 "우리 당은 국회에 기반한 정당으로서의 역할이 주역할이기 때문에 우리에 우리의 본영역에서 일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해, 반대의사를 밝혔다.

 

원 의원이 이날 쇠고기문제와 한미FTA에 대해 밝힌 입장은 김효석 원내지도부와는 다소 차이가 있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원내대표로 당선된 직후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원 의원은 정부의 촛불시위 엄단방침에 대해서는 "10대가 20~30대의 배후이고, 젊은 층이 노년층의 배후라는 것이냐"며 "여기 불순분자, 간첩이 있다는 5공 공안통치 방식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원혜영, 결선투표 끝에 49표 31표 얻은 이강래 제쳐

 

한편 원 의원은 이날  오전 민주당 당선자총회에서 결선투표끝에 총투표 80명 중 49표를 얻어 31표에 그친 이강래 의원을 앞질렀다. 원 의원은 김부겸 의원과의 후보단일화로 이미 승기를 잡은 상태였다.

 

1차 투표에서는 원 의원 37표, 이강래 의원 26표, 홍재형 의원 17표였다. 홍재형 의원이 얻은 표의 상당부분이 2차투표에서 원혜영 의원에게 간 것으로 보인다. 홍 의원을 비롯한 충청지역 의원들은 결선투표 직전에 원내대표실에 모여 원 의원을 지지하기로 뜻을 모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홍재형 의원은 1차투표에서 충북지역 당선자들과 관료출신 당선자들의 지지속에 예상보다 많은 표를 얻었다. 이날 투표에는 민주당 당선자 81명중 구속중인 정국교 당선자를 제외한 80명이 참여했다.

 

이른바 'DJP연합'을 처음 주장한 것으로 유명한 이강래 의원은 "밀어붙이기 좋아하는 이명박 대통령과 꾀돌이 홍준표 의원이 우리 상대라는 점에서 경험있는 전략가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재경부 장관 출신인 홍재형 의원은 "내가 원내대표가 되면 호남이나 운동권 출신이 아닌 사람도 민주당에서 큰 일을 할 수 있다는 신호가 될 것이며, 지금은 유능한 경제전문가가 당을 이끌어야 한다"고 지지를 호소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원혜영 의원은 "전통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정신을 찾는 것이 우리의 할 일"이라며 "5년 뒤 우리 민주개혁 평화세력이 재집권으로 완성될 때까지 일관되고 튼튼하게 뒷받침되는 동력이 되겠다"고 당선소감을 밝혔다. 그는 "17대 국회에서는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이 법사위원장을 차지하도록 양보했던 것처럼 이번에는 민주당이 법사위원장 자리를 차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혜영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는?

유신때 2번 감옥, 풀무원 창립, 민선부천시장 2회

원혜영 통합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는 운동권 출신으로, 기업체를 창립했고, 민선시장을 지낸 드문 경력을 갖고 있다.

 

1971년에 서울대에 들어간 원 원내대표는 유신시절 민주화운동으로 2번의 수감과 4번의 제적을 당한 뒤 25년만인 1996년에 졸업장을 받았다. 그는 1981년 풀무원식품(주)을 창업해 친환경 기업모델을 만든 기업인이기도 하며, 원로 환경운동가인 원경선 환경정의 이사장이 그의 부친이다.

 

1988년 고 제정구 의원이 중심이 된 한겨레 민주당으로 정치를 시작했으며, 이번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단일화를 이룬 김부겸 의원도 같이 활동했다. 1992년 14대 총선에서 당시 민주당 소속으로 처음 당선됐다. 1995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계복귀 뒤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 등과 '통추'(국민통합추진회의)활동을 했다.

 

1998년 2대 부천시장에 출마해 당선됐고, 3대 시장에도 당선되면서 탄탄한 지역기반을 다졌다.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으로 당선된 뒤 최고위원, 사무총장, 정책위의장, 국회 예결특위 위원장을 역임했다.

 

이번 18대 총선에서는 민주당 수도권 후보 중 가장 당선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됐었다. 온화하고 원만한 성품이, 공세적인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를 상대하기에는 힘겹지 않겠느냐는 우려를 어떻게 불식시킬지 주목된다.


태그:#원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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