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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8일 방과후 수업에 참여하지 않아 학교 식당에 모인 학생들. 독서 활동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5월 28일 방과후 수업에 참여하지 않아 학교 식당에 모인 학생들. 독서 활동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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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후 학교' 관련해 학교에서 보낸 가정통신문
 '방과후 학교' 관련해 학교에서 보낸 가정통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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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자율화 조치 이후 인천의 한 중학교가 '방과후 학교' 활동에 전교생의 참여를 강요하고 수강료를 환불해주지 않는 등 파행적으로 운영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인천 남동구 ㄴ중학교는 지난 5월 13일, '방과후 학교' 교육 활동에 대한 안내문을 학생들을 통해 각 가정에 배포했다. 가정통신문은 학교장 명의로 나가는 것이다.

이 문건에 따르면 "방과후 학교는 전교생이 참여하여 운영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인데 만약 참여하지 않는 학생들은 따로 반을 편성하여 독서시간을 가질 예정"이라며 "부득이한 사정이 없는 한 모두 방과후 학교 교육 활동에 참여하라"고 독려하고 있다.

이를 위해 ㄴ중에서는 학생들에게 '방과후 학교 교육활동 참여 신청서'를 받았다. 그런데 여기에는 불참할 경우 불참사유를 학부모의 자필로 쓰는 란이 있다는 것. 이를 볼때 (방과후 활동이)사실상 강제·강요 아니냐는 것이 학생과 학부모들의 주장이다.

학부모 ㄹ씨는 "방과후 학교의 강좌당 수강 비용은 3만원"이라며 "이 비용은 수익자 부담이므로 희망자만 하면 될 일인데, 불참 사유까지 학부모 자필로 쓰라는 것은 분명 강제를 의미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5월 28일 방과후 수업에 참여하지 않아 학교 식당에 모인 학생들. 학교장이 밝힌 독서 활동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5월 28일 방과후 수업에 참여하지 않아 학교 식당에 모인 학생들. 학교장이 밝힌 독서 활동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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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측은 지난 27일 처음 실시된 방과후 학교 활동에 참여 신청을 하지 않은 학생 100여명을 학교 식당에 모아놓고 자습을 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28일에도 상황은 같았다. 이 학교 ㄱ학생은 "교실도 아닌 식당에 강제로 수용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마음이 상했다"고 당시의 심정을 전했다.

이 학생의 학부모도 "정규 교과 이외의 시간에 강제로 한 곳에 집단 수용하는 것은 상식에 벗어난 일"이라며 "이는 학생의 인권과 학습권을 유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가정통신문에는 "1회라도 수강하였을 경우 수강료를 환불하지 않을 예정"이라는 내용도 있어 또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학원에서도 수강료를 돌려주는데 학교에서 1회라도 수강하면 수강료를 환불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학교측이 돈벌이에 연연하는 것 아니고 무엇이냐"는 것이 학부모들의 주장이다. 현행 학원의 설립 운영 및 과외 교습에 관한 법률에는 수강료 반환 사유 발생시 규정에 따라 수강료를 반환하도록 돼 있다.

5월 28일 방과후 수업에 참여하지 않아 학교 식당에 모인 학생들. 독서 활동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5월 28일 방과후 수업에 참여하지 않아 학교 식당에 모인 학생들. 독서 활동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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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학교 교장은 이러한 논란에 대해 "가정통신문 내용은 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많은 학생들을 참여 시키는 게 목적일 뿐 전교생에게 강요한 적은 절대 없다"고 주장했다. 수강료 환불 문제와 관련해서도 "수강료를 어떻게 하는지 잘 모르겠고 확인해 봐야 할 것 같다"고 한 발 물러섰다.

방과후 학교에 불참하는 학생들을 학교 식당에 모아 자습을 시키는 것에 대해 "아침에 하던 아침 독서 시간을 뒤로 옮기고, 일과를 당겨 오후에 학생들을 모아 독서 활동을 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첫째날(27일)과 둘째날(28일)엔 학생들을 모아놓았을 뿐 독서 활동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 학생들의 주장이다.

이 밖에 인천의 ㅈ중학교에서도 이와 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고, ㅇ중학교는 0교시를 시행하려다 학부모들의 강한 반발로 취소하기도 했다.

이런 학교들의 움직임에 대해 인천교육청 담당 장학사는 "방과후 학교 강제는 교육청 지침에도 어긋난다"며 "문제 발견되면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논란이 되고 있는 학교들을 방문해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태그:#방과후 학교, #인천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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