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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라면 누구나 병역의 의무가 있습니다. 육군, 공군, 해군, 해병대, 공익, 의경 등등. 어느 곳에서 병역의 의무를 이행했더라도 꼭 해야 하는 게 있죠. 바로 예비군입니다. 예비군이 탄생한 배경은 익히 잘 알려진 대로 1968년 1월 21일, 김신조를 비롯한 북한 특수부대원 31명이 청와대 뒷산까지 접근하는 사건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같은 해 4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창설된 예비군은 올해로 40년이 흘렀습니다.

예비군의 목적은 '예비군은 전시·사변 기타 이에 준하는 국가 비상사태하에서 현역군부대 편성이나 작전수요를 위한 동원에 대비하며 적이나 무장공비의 침투 또는 무장소요가 있거나 그 우려가 있는 지역안에서 적이나 무장공비의 소멸과 무장 소요를 진압하고 중요시설 및 병참선을 경비하며 기타 민방위기본법에 의한 민방위업무의 지원업무를 수행한다' 라고 예비군 홈페이지에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예비군 훈련이 과연 이런 '무장 공비의 소멸' 같은 작전수행에 얼마나 도움이 될 지는 미지수입니다.

실제 예비군 훈련장에 가도 이러한 생각은 크게 바뀌지 않습니다. 예비군들은 직장에 근무하다가, 혹은 학교에 다니다가 강제로 끌려온(?) 터라 피곤하고 귀찮은 기색이 역력합니다.

현역병 시절 공포의 대상이었던 '조교'는 어느새 "선배님들 이동해 주십시요~", "거기서 주무시면 안됩니다~"라고 애원하는 위치로 바뀌어 있고, 훈련장 분위기는 예비군들에게 제발 정해진 시간 맞춰 자리만 잘 지키고 있어줘 달라는 분위기입니다.

또한 입대 직후의 4~5주간의 훈련소 생활 이외에는 평소에 일반 육해공군의 훈련과는 전혀 다른 근무를 한 공익근무같은 대체복무나 전경, 의무소방 같은 전환복무자도 일괄적으로 같은 훈련을 받는다는 것도 훈련을 위한 훈련일 뿐 체계적이지 못한 훈련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예비군 훈련을 위해서 투입되는 예산은 3227억원(2007년 기준) 전체 국방비의 1% 남짓이지만 예비군 훈련에 한 번이라도 참가해 본 사람들은 이런 예산이 얼마나 '낭비'인지를 여실히 느낄 것입니다.

낭비되는 것은 비단 예산 뿐만이 아닙니다. 예비군 훈련에 참가하는 사람은 전역 1년차부터 4년차까지는 동원지정자의 경우 연간 28시간, 동원미지정자의 경우 연간 36시간의 훈련을 받게 되고, 5년차와 6년차는 향방기본훈련과 향방작계훈련을 합해 연간 20시간 정도의 훈련을 받게 됩니다. 대략 계산해도 총 150시간 전후의 시간을 더 소비해야 합니다. 이러한 예비군이 대략 304만 명에 달한다고 하니 그 비용은 천문학적으로 늘어나겠죠.

현재의 예비군 훈련은 본래의 목적을 수행하기에는 너무나 그 적합성이 떨어집니다. 단순히 숫자만 많다고 해서 그대로 전력화 된다고 생각하는 것도 무리가 있구요. 정부는 무장공비의 침투가 현재의 남북 상황과 맞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예비군의 존재 이유가 이제는 '기타 민방위기본법에 의한 민방위업무의 지원업무 수행'으로 한정지어진 것일까요?

예비군 훈련에 대한 폐지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1971년 김대중 대통령후보의 공약을 비롯해 김영삼 전  대통령 역시 예비군 폐지를 주장했지만 실현되지 못했고, 현재도 인권단체와 진보정당을 중심으로 예비군 폐지론이 간간히 제기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참고 : 예비군, 이제는 폐지하자 )

예비군 훈련. 할 거면 확실히 하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면 폐지하는 게 현명한 행동 아닐까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태그:#예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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