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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에서 열린 촛불 문화제
 대전에서 열린 촛불 문화제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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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배기 항쟁 도시, 대전 시민도 뿔났다

가장 서서히, 하지만 마지막까지 불을 지펴 '뚝배기 항쟁의 도시'로 알려진 대전시민들이 일어서고 있다.

29일 오후 6시 대전역 광장. 100여 명으로 시작한 촛불시위는 20여 분 만에 300여 명으로 불어났다. 시간이 갈수록 참여 시민들이 늘어나 촛불시위가 끝난 오후 9시 30분 경에는 1000명에 달했다.

이날 촛불을 든 시민들의 목소리도 어느 때보다 컸다. 이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최종고시에 따른 것.

이날 참석자들은 1차선 도로를 따라 대전 중앙로를 따라 거리시위를 벌이며 "고시철회, 협상 무효"를 외쳤다. 또 곳곳에서 "정운천을 해임하라" "미친정부 물러가라" "미친소 너나먹어" 등의 구호가 쏟아져 나왔다.

'근조 대한민국'을 새긴 이명박 대통령 사진도 등장했다. 길을 가던 시민들도 시위대를 향해 박수를 보내거나 손을 흔들어 화답했다. 시위 행렬이 학생들이 주로 모이는 으능정이 거리에 들어서자 곳곳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몇몇 학생들은 휴대폰을 꺼내 시위 행렬을 촬영하기도 했다.

 대전 촛불 문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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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 촛불 문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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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쇠고기 먹일 수 없어 촛불 들었다"

한 참석자는 이날 자유발언대에 올라 "이제 나도 모르게 아이들 입속에 독극물을 먹일 수밖에 없는 죄 많은 부모가 될 것 같다"며 "촛불을 드는 것외에 다른 방법을 찾을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두 아이의 손을 잡고 자유발언대에 선 40대 남성은 "87년 6월항쟁 때 호헌철폐를 위해 짱돌을 들고 전두환 정권과 맞섰다"며 "세상 돌아가는 꼴을 보다 못해 다시 길거리로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 "처음에는 '대운하 반대'를 외쳤는데 조금 지나자 '민영화 반대'가 보태졌고 다시 '쇠고기 수입반대'까지 늘어났다"며 "이렇게 가다간 반대구호만 모아도 자료집 한권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전 촛불 문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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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안정선 상임대표는 "(대학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참아오다 자존심이 상해 나왔다"며 "미국 대통령이 아닌 우리 국민 앞에 고개숙이는 대통령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을 섬기는 대통령이 될 때까지 힘을 모아 나가자"고 호소했다.

대전충남녹색연합 박정현 사무처장은 "대통령이 귀가 막힌 것같다"며 "더 큰 소리로 외쳐 귀를 뚫리게 하자"고 말했다.

이날 문화제에서는 마당극단 '좋다'와 대전YMCA 아기스포츠단 교사들이 공연을 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충남에서는 아산 온양역 광장에서 500여명이 모여 촛불을 밝혔다. 30일에는 보령(동대동 원형 로타리), 공주(신관 4거리), 연기(조치원역),부여(터미널앞), 당진(신터미널 광장), 논산(공설운동장 주차장) 등에서 촛불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대전은 30일 오전 11시 한나라당대전시딩사 앞에서 정부고시 강행에 따라 한나라당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내달 6일까지 대전역광장에서 연속 촛불시위를 갖기로 했다.

 대전에서 열린 촛불 문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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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시에서 열린 촛불 문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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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촛불문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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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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