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진, 박미선, 윤종신, 김구라, 이하늘, 김성주, 신정환. 개성이 있을 랑 말랑 한 사람들이 잡스럽게 뭉쳤다. 잡스럽게 뭉친 그들이 매주 잡스럽게 논하는 것은 '한반도'의 핫이슈다. 어떻게, 어느 정도의 깊이로 논할 것 인가. 예상하다시피 갈팡질팡 난잡하고 시끄러운 수다에 더 가깝다. 그러나 이것은 '아직까지는'이다. 기획의도 자체가 엄중한 '토론'이 아닌 '방담'이기 때문이다. 여유를 두고 살펴봐야한다.
리얼버라이어티가 꽃피우던 그 때, 그것을 대표해왔던 선구적인 '무한도전'도 점차 기력을 잃고 쇠퇴해 예전 같지 않다. 개성이 뚜렷한 캐릭터들을 방목에 가까운 수준으로 풀어놓는 과감성과 충돌적인 독특함으로 입지를 굳혔던 리얼버라이어티가, 이제는 흔해빠졌다. 그대로 파묻혀 무기한 보관될 것이냐, 아니면 변화를 통해 생존할 것 이냐하는 문제에 거의 다다른 것이 근래의 리얼버라이어티 쇼의 모습이다.
방목했으나, 가벼운 울타리와 먹이로 중심을 잡았다. MBC의 '명랑 히어로'다. 약간의 변화로 타 프로그램과 차별성을 둔 리얼 쇼의 등장이다. 그 변화를 앞장서서 이끌어나갈 간판인 MC들의 선정은 뭔가 흐지부지하다. 그러나 그 흐지부지함 속에서 보이는 것은 가능성이다. 흐지부지하고 개성도 그냥저냥한 그들 스스로가 매 회 거듭할수록 진정한 '명랑 히어로'로 거듭나야만 한다.
특유의 난삽스러움으로 인해 그들의 말과 이야기를 정리해 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한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에서 엿들은 적이 있다. 반대한다. 그 난삽스러움은 '명랑 히어로'의 성장에 있어서 본질적인 것이고 특유의 것이다. 위에서 말했다시피, '명랑 히어로'는 엄중한 시사토론이 아닌 '방담'의 리얼 쇼다. 그들 스스로가 성장하여 후에는 '우리'를 통쾌하게 대변할 수 있는 '명랑 히어로'가 되는 것이 이 쇼의 차별성을 지켜주는 것이다.
아쉬운 것이 있다. 얼마 전에 장나라가 게스트로 나왔었는데, 부적절했다. 말도 못하고 어벙하게 앉아 컷도 차지하지 못한 채, 어영부영한 무슨 방청객 같은 게스트가 되어버렸다. 신선함을 조금씩 수혈해 줄 게스트를 초대하는 것은 좋으나, 게스트 선정에 있어서는 그 흐지부지함도 정도껏이다. 본인도 민망할 수 있고 보는 사람도 민망할 수 있는, 그냥 쓸데없는 소모다. 그리고 두 번째 코너, '명랑 히어로 어워즈'. 우리 사회를 명랑하게 만드는 숨은 히어로를 찾아 기필코 트로피를 전달한다는 코너다. 하고 싶은 말은 한 가지다. 숨은 히어로를 찾는데 있어서 또한 그 흐지부지함도 정도껏이다.
그러나 '명랑 히어로'는 가능성이 한 가득이다. 초반 시청률 부진이 아쉽긴 하나, 앞으로 얼마든 성장할 수 있다. 그 성장은 시청자들의 관심과 참여에서 나온다. 우리는 우리의 대변인을 키우는 것이다. 날카롭고 매섭게 자라라. 무럭무럭 자라서 보는 이도 '쾌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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