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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대 총학생회가 올린 글
부산대 총학생회가 올린 글 ⓒ 부산대

 

부산 서면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문화제에 참석했던 한 대학생이 경찰이라고 밝힌 남자 3명에게 끌려가 배후에 대한 조사를 받고 풀려났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파문이 일고 있다.

 

29일 부산대 총학생회는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부산대 학우 불법연행과 취조를 규탄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부산대 홈페이지 자유 게시판에 올렸고, 30일에는 같은 내용의 성명서를 청와대 홈페이지에도 올렸다.

 

부산대 학생, 차로 끌려가 집회 배후 추궁 당해

 

이같은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학생은 부산대 2학년에 재학 중인 남학생 A씨다. 부산대 총학생회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7일 저녁 부산 서면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 참석해 시위대 맨 앞줄에 있었다.

 

그리고 시위대가 해산하기 전 먼저 골목길을 빠져나가던 중 자신을 경찰이라고 밝힌 남자 3명에게 끌려가 배후에 대해 조사를 받고 풀려났다는 것. A씨를 끌고 간 남자는 30~40대로 "경찰인데 같이 가야겠다"며 승용차로 데리고 간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대 총학생회는 경찰이 A씨의 다리와 머리를 때리며 강제로 차에 태웠다고 주장하고 있다. 차량은 '선팅'이 돼 있어 바깥이 보이지 않았고, 한 건물에 다다르자 고개를 숙이도록 했다는 것.

 

이후 A씨는 이 남자들로부터 촛불문화제의 배후가 누군지에 대해 추궁을 받았다고 부산대 총학생회는 주장하고 있다. 부산대 총학생회는 "A씨의 핸드폰으로 연락이 오는 것까지 일일이 가리키며 이 사람이 배후냐, 누가 배후냐를 거듭 추궁했다"고 밝혔다.

 

또 부산대 총학생회는 "A씨가 배후세력이 없이 혼자 온 것이라고 거듭 주장하자 결국 남자 3명은 머리를 숙이게 한 뒤 차에 태워 지하철 역에 내려주었다"고 덧붙였다.

 

부산대 총학생회는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시민을 몰래 연행하고, 취조하며, 배후 세력이 있는양 압박을 준 경찰의 행위는 절대 간과할 수 없다"면서 "피해를 입은 A씨는 정신적 두려움과 고통이 엄청나다. 보복을 받을까 두려워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민단체 "사실관계 확인 후 대응"... 경찰 "있을 수 없는 일"

 

 부산 서면에서 열린 촛불문화제 모습.
부산 서면에서 열린 촛불문화제 모습. ⓒ 윤성효

부산대 총학생회는 이같은 성명서를 발표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부산대 총학생회 한 간부는 "성명서 내용은 다 사실이다. 증거 등에 대해서는 피해자가 아직 밝히지 않고 있어 지금은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부산지역 30여 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광우병 반대 부산시민대책회의'는 30일 오전 전교조 부산지부 강당에서 시국회의를 열고, 부산대 총학생회가 밝힌 성명서에 대해 논의했다.

 

부산대책회의 관계자는 "우선 사실 관계 확인이 필요하다. 민주화를위한변호사모임 소속 변호사를 중심으로 법률지원팀을 구성해 사실 파악부터 나서기로 했다"면서 "부산대 총학생회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엄청난 사건이다. 사실 확인을 한 뒤 대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부산지방경찰청은 이번 사건을 광역수사대에 수사를 맡겼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부산대 총학생회가 피해자를 접촉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피해자를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상황이며, 대학에도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 학생에게 피해를 입힌 사람이 경찰이 아니고 건달이라 하더라도 수사는 해야 한다"면서 "아무런 증거 자료도 제시되지 않고 있어 수사가 난감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성명서 내용을 보면 60~70년대나 일어났을 법한 표현을 해 놓았다"면서 "경찰로서는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촛불문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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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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