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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이잖아요. '이명박 규탄 카드' 책꽂이에 꽂아 놓을래요."

 

30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 참석했던 한 무리의 여고생들이 자리를 정리하고 일어서면서 한 말이다. '미 쇠고기 고시 철회, 전면 재협상 촉구, 국민무시 이명박 규탄 촛불문화제'가 중소 도시에서도 연일 열리고 있다.

 

창원 촛불문화제는 이날 저녁 7시부터 시작해 2시간 10분 가량 진행되었다. 이날 촛불문화제에는 시민 45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대개 어린이를 포함한 가족 단위의 참가자들도 많았다.

 

이 날 주최 측이 준비한 400여개의 양초가 모두 나갔다. 행사장 앞쪽에서 양초를 나눠준 김경임(29)씨는 "어제는 650개 정도 양초를 갖고 왔는데 다 나갔고, 오늘도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양초며 종이컵은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이 낸 성금으로 마련되었다. 김씨는 "개인이 종이컵이며 양초를 사오기도 하고, 인터넷 카페 등에서 소식을 듣고 성금을 내는 시민도 있다"고 말했다.

 

창원 촛불문화제에서만 지난 한 주 동안 77만6800원이 모아졌다. 이 속에는 한 사람이 10만원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며칠 전 한 아저씨가 '바빠서 바로 가지만, 마음은 참석하고 싶다'며 10만원을 주고 가더라"고 말했다.

 

이나미(39․창원)씨는 아이를 업고 단상에 올라 연설하기도 했다. 이씨는 "인터넷 동호회 활동도 하는데 그냥 집에만 있을 수 없어 나왔다"면서 "광우병 위험 쇠고기 이야기가 처음 나왔을 때는 '설마 대통령이 국민의 말을 듣겠지'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대근(마산)씨는 "한 해 쇠고기라 해봐야 두 번의 명절과 생일날에만 먹어왔다, 오랜만에 쇠고기 먹으면 신성하다는 생각까지 들더라, 그런데 이명박 일당이 그 아름다움을 가져가 버렸다"면서 "'음식 끝에 마음 상한다'는 말이 있다, 우리 국민들은 음식 때문에 마음이 상한 것이지, 정치적·이념적으로 이렇게 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농사를 짓다가 다리를 다쳐 병원 입원 도중 목발을 짚고 나왔다고 한 서정홍 시인(전태일문학상 수상)도 연단에 올랐다. 서 시인은 "농사 짓다가 다쳐 입원 중인데, 나중에 역사가 '저더러 이 순간에 어디에 있었느냐'고 묻는다면 할 말이 있어야겠기에 나왔다, 저는 당당하게 길바닥에 퍼질러 앉아 있었다고 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날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은 연설 도중에 "아침이슬"과 "헌법제1조” 등의 노래를 같이 부르기도 했다. 노래패 '아름다운세상'이 무대에 올라 '국민 위 정부'라는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촛불문화제 마지막에 사회자의 선창에 맞춰 참가자들은 외쳤다.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갈 때까지 가보자"라고.

 

이날 창원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은 가두시위는 벌이지 않았다. 현장에는 사복 경찰들이 배치되었지만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한편 민주노동당 마산시위원회는 30일 낮 3·15의거기념탑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산어시장까지 삼보일배를 벌였다. 마산 창동사거리에서는 6월 1일 저녁 촛불문화제가 열린다.

 


태그:#쇠고기, #촛불문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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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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