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막은 예로부터 고단한 여행길에 지친 부보상이나 나그네를 위해 밥과 술 그리고 숙박처를 제공하던 곳이었다. 점차 주막이 사라짐에 따라 민속촌이나 박물관 같은 곳에서 전시된 모형물만 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국내 유일하게 주막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가 보았다.... 기자 주
햇볕 좋은 어느 날, 국내 유일 주막인 삼강주막에 답사를 다녀왔다. 삼강주막은 경상북도 예천군 풍양면 삼강리에 있으며 경상북도 민속자료 제 134호로 지정됐다. 여기서 삼강은 회룡포를 돌아 나온 물이 합쳐지는 합수 지점으로 강이 3개라는 뜻이다. 이 주막은 1900년경에 지어진 건축물로 방이 3개에 부엌이 1개로 이루어진 작은 규모의 주막이다.
이곳은 삼강나루의 나들이객에게 허기를 면하게 하고 부보상의 숙식처이자 시인 묵객들의 좋은 소재거리였다. 이 주막은 1930년경부터 고 유옥연 할머니가 70년간 장사를 하셨고 2005년 돌아가시기 직전까지도 이 주막을 운영하셨다.
현재는 권태순 할머니가 이 주막을 운영하고 계신다. 고 유옥연 할머니는 글을 배우지 못하여 외상장부 대신에 벽에 금을 그었는데 그 흔적이 아직도 주막 한켠에 선명히 남아 있다. 삼강주막의 앞쪽에는 약 200살 먹은 보호수가 든든하게 주막을 지키고 있었다. 200살이나 된 나무에 걸맞게 매우 크고 단단해 보였다.
보호수 옆에는 옛 어느 마을이면 흔히 있는 들돌이 있었다. 들돌은 어린아이가 성년이 되었다고 인정받는 통과의례를 치르는 데 사용되는 돌이다. 이 돌은 들었을 때 매우 무거워 이 돌을 들면 성년으로 인정해주는 동시에 그 마을에서 힘이 가장 센 사람으로 인정해 준다고 한다.
100년도 더 지난 이 주막의 마루에 앉아 주인 할머니께서 직접 만드신 두부와 막걸리를 먹으면 신선이 된 듯한 느낌을 느낄 수 있다. 낙동강가에서 풍류를 즐기고 싶다면 예천 삼강주막에 들러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