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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은 세상의 선물이 나왔습니다.

참 좋은 어린이 세상의 선물이 나왔습니다.

우리 겨레말을 지키고 사랑하는 길이 바로

이 국어사전 안에 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갈라진 남북의 어린이가 함께

겨레말의 삶을 살 수 있고 읽는 터전이

되는 것이 이 사전의 뜻이기도 합니다.

윤구병선생의 생명사상은 이제 겨레말의

상태에까지 이르렀습니다.

보리출판의 벗들 장하십니다. - 고은

 

보리출판사에서 남녘과 북녘의 초·중등 학생들이 함께 볼 수 있는 쉬운 토박이말 사전을 펴냈다. 어휘만 4만개가 넘고 2400점의 세밀화가 곁들여진 우리말 사전으로, 우리 문화를 재미있고 손쉽게 익힐 수 있게 만들었다.

 

<보리 국어사전>은 7차 교육과정 전반을 훑어 교과서에 나온 낱말 모두를 실었으며 북녘에서 현재 두루 쓰는 낱말까지 넣어 만들었다. 무려 1500쪽이다. 감수를 맡은 윤구병 선생은 "주시경 선생께 관심을 갖게 된 후 45년 간 가슴에 품었던 바람이 실현되었다"고 표현해 그가 얼마나 우리말 사전에  마음을 썼는지 잘 알 수 있다.

 

보리의 우리말 사전은 다른 사전과 다른 몇 가지 중요한 특징을 지닌다. 보리가 소개한 특징과 자랑거리를 실어 본다.

 

 

 

첫째, 올림말(표제어)을 공들여 골랐다. 7차 교육과정의 초등학교 전학년 교과목 낱말은 전부 수록했고  초등학생들이 알아야 할 토박이 우리말과 한자말 외래어까지 고루 담아 다른 사전보다 200여 쪽 이상 많고 1만여개 이상 더 많은 낱말들이 실렸다.

 

둘째 뜻풀이(정의)가 쉽고 친절하다. 기존의 사전 용례들이 초등학생들에게 너무 어려웠기에 기획 단계부터 초등학생의 눈높이에 맞추어 쉬운 토박이 언어로 풀이하여 실었다.

 

예) 아버지  보리- 자기를 낳고 길러 준 남자 또는 어머니의 남편

                  ㄷ 출판사- 부모 중 남자

                  ㄱ 출판사-1. 부모 중 남자인 사람

                                 2. 어떤 일을 처음으로 이루거나 완성한 사람

            

셋째 보기글(용례)을 쉽고 재미있게 담았다. 아이들의 일상어인 입말을 살려 쓰면서 우리말 언어 능력을 깊고 풍부하게 길러 갈 수 있는 문장을 골라 실었다.

 

예)  감시(礛視) : 문제나 사고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깊게 지켜보는 것.

       보리 -주인아저씨의 감시를 피해 몰래 수박밭에 들어갔다.

       ㄷ 출판사- 북한 주민들은 집단 농장에서 감시를 받으며 일한다.

       ㄱ 출판사- 포로들은 수용소에 갇혀 엄중한 감시를 받았다.

 

넷째 통일 시대를 준비하며 북녘말을 많이 실었다. 통일이 되면 남북 아이들이 자유롭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북녘말 800여 개가 올림말(표제어)로 실렸고 남녘에서 쓰지 않거나 북녘에서 새로 만들어진 좋은 낱말들을 실었다.

 

예)       가락장갑: 손가락을 하나씩 끼울 수 있게 구멍을 낸 장갑 

           아금박하다: 씀씀이가 빈틈없고 알뜰하다.

               <언니는 용돈 천 원도 아금박하게 쓴다>

            드문하다: 어떤 일이나 사실들이 흔하다

              <도둑고양이들이 우리 집 담을 넘어오는 일이 드문하다>

 

 남녘과 북녘에서 같이 쓰이지만 형태가 다른 낱말들

    예) 수제비 * 뜨더국   허수아비 *허재비

        잔돈 * 부스럭돈  잡곡밥 *얼럭밥

 

다섯 째 2400점이 넘는 세밀화가 백화사전 노릇을 한다. 보리의 동식물, 나무 세밀화 도감 자료 곤충도감, 갯벌도감, 민물고기 도감, 양서 파충류 도감, 새 도감, 버섯 도감, 약초, 곡식, 풀, 바닷물고기, 농기구, 살림살이, 국악기, 탈 등 우리 겨레의 살림살이를 골고루 실어 전통문화 백과사전 노릇을 한다.

 

<보리 국어사전>에 대해 동화작가 황선미씨는 "사전을 받자마자 감탄이 절로 나왔다"며 "어렸을 때 이런 사전을 만났다면 언어가 더욱 풍요로워졌을 것"이라고 작가다운 고백을 하며 어린이들이 모든 이야기의 창고이며 미래를 지혜롭게 여는 열쇠인 사전을 가까이하기 바란다는 소망을 적어보냈다.

 

전국국어교사 모임 전 사무총장인 한성과학고의 박종호 국어 교사는 "온통 한자 낱말 투성이에 알쏭달쏭한 풀이, 작고 빼곡한 사전이 아닌 보기 좋고 쓰기 좋은 사전"이라며 온 식구 온 겨레가 돌려가며 쓸 수 있는 <보리 국어사전> 출간에 대한 반가움을 전했다.

 

감수를 맡은 윤구병 선생은 지난 30일 저녁 7시, 서울 합정동 태복빌딩 2층에서 열린 <보리국어사전> 출판기념회 인사말을 통해 "지난 45년간 가슴에 간직해 온 꿈이 7년 2개월간의  편집 작업을 통해 드디어 세상에 그 얼굴을 내밀게 되었다"며 "남녘말과 북녘말을 함께 실은 첫 번째 우리말 사전이지만 앞으로 더 많은 낱말들을 골라 넣어 풍성하게 만드는 일은 후배들의 몫"임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약 50여명이 참석해 <보리 국어사전>의 출간을 축하했다.

 

오랫동안 공들여 단장을 하고 세상에 첫 선을 보인 <보리 국어사전>이 많은 어린이들 곁에서 사랑을 듬뿍 받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덧붙이는 글 | 보리 국어사전/윤구병 감수.토박이 사전 편찬실 엮음/보리/4만 5천원


보리 국어사전 (2014년판)

토박이 사전 편찬실 엮음, 윤구병 감수, 보리(2014)


#보리국어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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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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