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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에서 연설한 초등학교 교사의 신변을 캐기 위해 경찰이 학교까지 찾아와 교장을 면담하고 돌아간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명백한 사찰"이라면서 "관련자 고발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4일 수원서부경찰서와 수원 교육계에 따르면, 이 경찰서 정보계 소속 A형사는 지난 5월 23일 T초등학교를 방문해 교장실에서 김아무개 교장을 만나 20분 동안 비밀조사를 벌였다. 5일 전인 같은 달 21일 저녁 7시쯤 수원역 촛불집회에서 연설한 장아무개 교사에 대한 신변을 캐묻기 위해서다.

 

장 교사에 따르면 그는 촛불집회에서 4·15 공교육포기 조치(학교 자율화 추진계획)를 비판하면서 어린이신문 강제구독, 0교시와 우열반 부활 등에 대해 발언했다고 한다.

 

장 교사가 근무하고 있는 T초등학교의 김아무개 교장은 이날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수원서부경찰서 소속 형사가 찾아와 우리 학교 선생님에 대해 물어보고 갔다"고 말했다.

 

교사 "뒷조사 기분 언짢았다"... 경찰 "불이익 당할까 미리 귀띔한 것"

 

김 교장을 만난 A형사도 "교장실을 방문해 '성은 장씨인데 안경을 끼고 몸이 약간 뚱뚱한 교사가 있느냐'고 물었더니 교장선생님이 '그런 교사가 있다'고 확인해줬다"고 밝혔다.

 

뒷조사를 받은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장 교사는 "개인사찰이 있었다는 말을 교장과 교감 선생님께 전해듣고 기분이 정말로 언짢았다"면서 "교사가 퇴근 이후 시민들 앞에서 교육문제에 대해 얘기한 것을 두고 뒷조사를 벌이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와 관련 교육시민단체들은 '5공 시대에서나 있을만한 교사 사찰'로 규정, 사태 파악에 들어가는 등 대응활동을 벌이기로 결정했다.

 

광우병 대책회의 안진걸 간사는 "집회 참여 교사에 대해 직장까지 찾아와 조사를 벌인 것은  명백한 불법사찰이며 개인탄압"이라며 "관련 경찰서와 형사를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A형사는 "교육청이 먼저 알게 되면 해당 교사가 불이익을 당할 것 같아 개인적으로 교장에게 미리 귀띔을 해주기 위한 것이었을 뿐 사찰이나 조사를 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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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촛불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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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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