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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6월 4일)은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날이다. 내가 살고 있는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면 청학리(오남·진접·별내 지역구)도 시의원 보궐선거 투표가 시작됐다.

 

광우병 미 쇠고기 수입 반대 및 재협상 촉구 촛불시위가 한 달 여째 열리고 있고, 이곳 경기도 별내면 청학리는 쓰레기 매립장 반대 운동으로 주민들이 남양주시를 상대로 몸부림을 치고 있다. 그래서 주민들의 많은 투표 참여가 예상된 곳이다.

 

얼마 전 쓰레기 매립장 앞에서도 후보자 토론회가 개최됐고, 지난 5월 31일 오후 6시 쓰레기 매립장 반대 집회에서도 후보자들이 나와 지지를 호소하는 발언을 했다.

 

이곳에서는 3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통합민주당의 박유희 후보, 한나라당의 박태봉 후보, 무소속의 곽복추 후보 등이다. 박유희 통합민주당 후보는 부지런한 진짜 지역일꾼을, 박태봉 한나라당 후보는 지역발전을 이끌 수 있는 행정 전문가를, 곽복추 무소속 후보는 비좁은 도로확장 공사 추진 등을 내세우고 있다.

 

별내면은 제2투표소부터 5투표소까지 설치됐고, 내가 투표를 한 곳은 제4투표소였다. 오후 3시쯤 장대비가 내리는 한 가운데 투표장으로 향했다. 투표 안내문이 도착하지 않아 대충 집과 가까운 5선구인 청학고등학교 투표장일 것으로 생각했다. 청학고등학교에 도착하자 두 명의 아주머니들이 제복을 입고 선거 도우미 역할을 자처했다. 제복을 보니 자유총연맹 표시가 돼 있었다. 그래서 그곳 회원인 듯 짐작을 했다. 그들의 도움으로 투표장인 교실로 향했다.

 

 

투표장에 도착하자 선거요원들이 "안내용지를 가지고 왔냐"고 물었다. 내가 "가지고 오지 않았다"고 하자 주민등록증을 보여주라고 했다. 주민등록증을 보여줬더니 이곳 투표장이 아니라고 했다. 제4투표장인 별내면 도서관 현관으로 가라는 안내를 했다. 이곳 투표장도 인적이 없이 썰렁했다. 혼자 투표를 하러온 듯했다. 투표장을 나와 밖을 보니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다.

 

인도에서 중학교를 다니면서 방학을 해 집에 와있는 아들에게 전화를 걸어 우산을 가지고 올 것을 요청했다. 집과 지근거리에 있는 곳이기에 5분 정도 지나니 아들이 도착했다. 함께 우산을 쓰고 제 4투표소인 별내도서관으로 향했다. 청학고등학교와는 반대편에 있지만 다행히 이곳도 가까운 곳이었다.

 

도서관 입구에는 투표장 표시가 돼있고, 청학고등학교 5선거구에서 서 있던 사람들과 같은 제복을 입은 아주머니 두 분이 안내를 했다. 투표장으로 들어가 주민등록증을 보여줬다. 투표를 하기 전 투표용지를 받았고 투표자 이름에 서명을 했다. 서명부 서명 칸을 보니 많은 유권자들이 서명을 하지 않았다. 투표를 아직 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이곳 투표소도 사람들이 한적했다.

 

 

투표를 마치고 나와, 안내를 한 사람들에게 몇 시까지 투표를 하느냐고 묻자, 보궐선거일이 공휴일로 지정되지 않아 오후 8시까지 한다고 일러줬다. 투표를 마치고 가면서, 지나가는 몇몇 사람들에게 투표하는 장소를 물어봤다. 한결같이 모르고 있었다. 한 사람은 투표를 하는 날인지 조차 몰랐다.

 

잘 홍보가 되지 않는 탓이었다. 투표종료가 저녁 8시까지라고 하지만 그리 투표율이 많이 오를 것 같지는 않아 보였다. 광우병 문제가 사회의제가 됐고, 특히 이곳은 쓰레기 매립장으로 몇 년째 남양주시와 싸워 온 곳이 이 모양인데 다른 지역 보궐선거도 불 보듯 뻔하게 예측이 갔다.

 

물론 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홍보도 미흡했다. 하지만 더 문제는 선거에 무관심한 유권자들이었다. 지역 유권자들이 반성해야한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바로 쇠고기 수입 문제 해결도, 쓰레기 매립장 해결도 지역정치와 직접적이고 밀접한 관련이 있는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태그:#보궐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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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미디어에 관심이 많다. 현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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