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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이후 정문앞에 아동안전지킴이집이 마련된 명학초교
 사건이후 정문앞에 아동안전지킴이집이 마련된 명학초교
ⓒ 최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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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가 '다기능학교' 계획을 추진하면서 고(故) 이혜진·우예슬양이 다니던 안양 명학초등학교를 시범학교로 지정해 운영할 계획이었으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학생 정서를 고려한 학교 측의 '정중한(?)' 거절로 '다기능학교' 운영 계획이 백지화됐다.

사건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명학초 어린이들

경기도와 안양시에 따르면 다기능학교로 지정된 명학초등학교 측이 "현재 전교생 대부분이 당시 사건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임을 전하면서 "학생들의 정서를 고려해 다기능학교로 지정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임을 통보해 왔다는 것이다.

안양시 관계자는 "두 어린이가 희생된 명학초등학교를 다기능학교로 선정하고 리모델링 등을 추진해 왔으나 전용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교실이 없는 점도 있고 어린이들이 아직 안정되지 않았다는 학교측 입장으로 시범학교에서 제외됐다"고 밝혔다.

또한 "경기도가 명학초교 측의 의견을 존중하여 해당 학교에 다기능학교 지정·운영을 '당분간' 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전달하고 우리시도 타 학교 지정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도에 전달해 이번 시범학교 10개교 선정에 타 지자체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도와 안양시는 수차례 회의를 통해 학교 인근에 별도의 시설을 확보해 다기능학교를 운영할 계획을 세우는 등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혜진 어린이 장례식날 팻말을 든 학부모들
 이혜진 어린이 장례식날 팻말을 든 학부모들
ⓒ 최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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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학원+가정의 기능을 수행하는 다기능학교

'다기능학교'란 일반 학교와 달리 24시간 숙식제공도 가능한 학교+학원+가정의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형태를 지향하며 운영한다는 방침으로 맞벌이 가정의 저학년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늦은 밤 보육기능을 부여하는 등 사교육비 및 보육비 절감 효과도 있다.

또 어린이들의 학습지도를 위해 외부 학원강사를 초빙, 예체능은 물론 국어·영어·수학 등을 지도하며 부모의 장기출장 등으로 밤 10시이후 보살펴줄 이가 없는 아이들을 건강가정센터, 종교시설 등 지역사회와 연계 24시간 보육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경기도는 당초 저소득 밀집지역 초등학교 6곳에서 다기능학교를 운영할 계획이었으나 지난 12월 안양에서 초등생 유괴·살해사건이 발생한 이후 다기능학교 추진 관계관 회의를 열고 대상 시범학교를 늘리기로 결정하고 이를 도내 10개 학교로 확대했다.

이같은 과정을 거쳐 31개 시·군중 수원, 성남, 고양, 부천, 안산, 남양주, 의정부, 광명, 시흥, 동두천 관내에서 학교장 신청을 받은 1개 초등학교를 시범학교로 선정하고 1억8천400만원을 투입해 리모델링 작업 등을 거쳐 오는 9월부터 본격 시행할 계획이다.

지난 3월 명학초교 학부모들과 대화를 나누는 김문수 지사
 지난 3월 명학초교 학부모들과 대화를 나누는 김문수 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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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명학초교를 전격 방문한 김문수 지사
 지난 3월 명학초교를 전격 방문한 김문수 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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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학초교 '다기능학교' 시범학교 선정의 배경

한편 안양 명학초교는 안양 초등생 유괴·살해사건으로 숨진 어린이들이 다니던 모교로 당초 경기도가 추진했던 '다기능학교' 우선 시범운영 계획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김문수 경기지사가 지난 3월 야밤에 명학초교를 전격 방문하고 난 이후 검토를 거쳐 선정됐다.

김문수 지사는 지난 3월 15일 저녁 9시께 안양에서 유괴·살해된 故 이혜진(11)양 빈소인 안양 메트로병원을 찾아 이양의 죽음을 애도한 다음 명학초교 운영위원들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애로사항을 청취하고는 '지금 당장 학교에 가보자'며 방문한 바 있다.

김 지사는 당시 이재동 안양 부시장 등과 함께 1시간여 학교 내부를 살펴본 후 학교 운영위원들로부터 애로점과 낙후된 동네와 학부모의 절반이상이 맞벌이를 하는 등 현안문제를 경청하고 도가 추진중인 다기능 방과후 시범학교 설치의 확대 검토를 시사했다.

안양시가 발표한 '어린이 범죄 피해 예방을 위한 특별대책'
 안양시가 발표한 '어린이 범죄 피해 예방을 위한 특별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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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학초교 어린이들의 마음의 상처를 보듬자

5월 14일 안양시는 혜진이와 예슬이를 잃은 명학초교 어린이들의 슬픔을 위로하고 불안감으로 위축된 어린이들의 '심리안전을 위한 특별음악회'를 안양문예회관에서 마련했다. 이는 어린이들이 밝은 마음을 되찾도록 하기 위한 상처 보듬기의 일환이다.

특히 안양시는 이혜진·우예슬양 납치·유괴 사건을 계기로 경찰력과 별도로 촘촘한 사회안전망 구축과 함께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다는 방침을 5월 1일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당시 이필운 안양시장은 어린이 범죄 피해 예방을 위해 튼튼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하고, 지역사회 안전을 위한 시민단체 참여 및 지원 조례 제정 등 제도적으로 이를 뒷받침하는 5개 분야 16개 사항의 '어린이 범죄 피해 예방을 위한 특별대책'을 발표했다.

이 시장은 "시민들이 범죄로부터 벗어나 안전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경찰조직만으로 완벽하게 예방하기에는 매우 어려운 현실이라며, 모든 시민과 단체가 참여하는 로컬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해 지원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최병렬 기자는 안양지역시민연대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태그:#안양, #명학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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