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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론과 문화의 해방구 광화문에 서 보라!
우리 모두  서로를 지켜줘야 한다.
▲ 촛불소녀 우리 모두 서로를 지켜줘야 한다.
ⓒ 이명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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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수차를 경복궁 근처에 대기시켜 놓고 있다. 그러나 물대포는 더 이상 촛불의 거대한 행렬을 막을 수 없다.
▲ 시민들에게 물대포를 쏜 살수차 살수차를 경복궁 근처에 대기시켜 놓고 있다. 그러나 물대포는 더 이상 촛불의 거대한 행렬을 막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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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시간 릴레이 촛불집회 시작 첫날인 6월 5일 서울광장은 '대한민국 특수임무 수행자회(이하 수행자회)'가 먼저 차지했다. 막히면 돌아서 갈 줄 아는 시민들은 결코 흥분하지도 두려워하지도 않았다. 조용히 그러나 일사불란하게 시청 앞 광장 앞 덕수궁 대한문 앞에 모여 진행팀과 손발을 맞추며 아름다운 촛불을 수놓기 시작했다. 동맹휴업을 한 각 대학 학생들이 속속 촛불 대열에 합류하기 시작해 순식간에 대한문 앞엔 5만여 촛불이 밝혀졌다.

시청 앞 광장서 밀려 나 대한문을 중심으로 도로에서 열린  72시간 촛불 릴레이 집회
▲ 대한문 앞 촛불집회 시청 앞 광장서 밀려 나 대한문을 중심으로 도로에서 열린 72시간 촛불 릴레이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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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자리를 지나가며 시민들은 "이명박이 태웠다!"라는 구호를 외치고 함께 한 자녀에게 "저기기 남대문 자리인데 이명박이 태웠어."라고 말하기도 했다. 모든 것이 살아있는 교육의 장이다.
▲ 불타 버린 숭례문 자리 저 자리를 지나가며 시민들은 "이명박이 태웠다!"라는 구호를 외치고 함께 한 자녀에게 "저기기 남대문 자리인데 이명박이 태웠어."라고 말하기도 했다. 모든 것이 살아있는 교육의 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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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발언에 이어 청와대로의 평화로운 촛불 행렬이 시작됐다. 촛불행렬은 '민주 시민 함께 해요' '고시 철회 협상 무효' '이명박은 물러가라!'를 외치며 남대문과 종로를 지나 지난 3일 이후 담론과 문화의 해방구가 된 광화문에 다다랐다. 정부가 한때 배후로 지목했던 아고라의 실체, 그 감동적인 장면이 바로 눈앞에 펼쳐지기 시작했다.

저곳이 밤새 담론과 문화의 마다잉 펼쳐지는 해방구 광화문 광장이다.
젊은이들은 경찰들에게 음식을 나눠주기도 하였다.
▲ 해방구 광화문 저곳이 밤새 담론과 문화의 마다잉 펼쳐지는 해방구 광화문 광장이다. 젊은이들은 경찰들에게 음식을 나눠주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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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목소리의 담론이 오가고 광장 곳곳에서 자유발언과 춤과 풍자와 구호가 이어지는 곳, 각성한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하나 둘 모여 평화의 촛불을 밝혀들고 담론을 시작한 것이다. 남녀노소 가난한 자, 부유한 자, 배움이 넘치는 자, 배움이 졸한 자, 성적 소수자,  누구나 함께 모여 자기 목소리를 내는 곳, 제 각각의 개성과 생각을 잃지 않으면서 하나의 담론을 이끌어 내는 곳, 광화문 광장이야말로 진정한 문화와 담론의 해방구이며 민주주의의 씨앗을 안고 있는 곳이다.

아무도 강요하거나 강요받지 않고, 누구든 자기가 귀를 기울이고 싶은 곳에 가서 귀 기울이다 언제든 목소리를 내어 자신의 생각을 전할 수 있는 곳,  모두 하나 되어 어깨에 어깨를 걸고 '님을 위한 행진곡'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광야에서' '아침이슬'을 부르고 이따금 기지 넘치는 구호를 선창하거나 후창하며 따로 또 같이 어우러져 멋진 하모니를 이루며 더없이 아름다운 교향악을 연주해 내는 곳. 그 담론과 문화의 해방구 광화문 아고라 광장에 우리는 서 있다.

심장이 뛰는 살아있는 자들이여, 아직도 두려움에 떨거나 주저하는 이들이여, 이제 당신들도 주저하지 말고 담론과 문화의 해방구 광화문 광장에 서 보라!  당신은 혼자가 아님을, 또 당신이 살아있음을, 민주주의는 아직 죽지 않았음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으리니.

촛불집회 배후세력?  참가자는 알고 있다!

정부가 언제부터인가 뜬금없이 되뇌기 시작한 촛불집회의 배후는 존재하는 것일까? 물론 촛불집회에는 그 무엇보다 강력한 배후세력이 존재한다. 그 배후 세력의 실체가 과연 무엇인지 촛불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들이 배후세력에게 머리를 숙인 까닭이다.

물대포, 소화기, 방패 그 어떤 폭력적인 억압에도 결코 굴하지 않던, 불사조 같은, 밟고 밟아도 더 치열하게 촛불을 타오르게 하는 배후세력은 바로 닫혔던 눈과 귀가 열리며 시작된 개인의 각성이다.

 대한민국의 주인인  저 아이에게 광우병 소, 썩은 물을 먹이지 않으려는 양심의 소리에 복종한 부모가 바로 촛불의 배후세력이다.
▲ 촛불을 든 어린아이 대한민국의 주인인 저 아이에게 광우병 소, 썩은 물을 먹이지 않으려는 양심의 소리에 복종한 부모가 바로 촛불의 배후세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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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후세력은  다름아닌 각성이 개인의 마음에 가져다 준 양심의 울림이자 이성의 가르침이다. 그 양심의 소리와 이성적 자각이 배후세력이 되어 밀실에 칩거하던, 그저 수수방관하던 개인의 등을 떠밀어 하나 둘 광장으로 발걸음을 돌리게 했다.

종교를 넘어, 인종을 넘어 차이를 넘어 선 촛불이 세상을 밝힌다.
▲ 촛줄을 밝혀 든 수녀님들 종교를 넘어, 인종을 넘어 차이를 넘어 선 촛불이 세상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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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차량의 물결이 휩쓸고 지난 간 뒤 밤이면 텅 비어 있던 광화문. 비틀린 근대화의 상처를 안고 있는 광화문이 담론과 문화의 해방구가 되어 점점 더 많은 이들이 촛불을 켜들고 그 광장에 함께 서도록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는 것이다. 살아있기에 양심의 소리를 거부할 수 없어 광장공포증과 압제의 두려움을 극복하고 광장을 메우기 시작한 시민들이 어느 새 거대한 물줄기가 되어 역사의 흐름을  새롭게 바꾸어 가고 있다.

보이는가, 촛불의 배후를 논하는 이들이여, 저것이 바로 살아있는 아고라, 촛불집회 배후의 실체다!

광장에서 주는  엔돌핀 넘치는 덤은?
저들의 재기발랄한 문구와 구호는 즐거움과 폭소를 자아낸다.
▲ 젊은이들의 기발한 문구 저들의 재기발랄한 문구와 구호는 즐거움과 폭소를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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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에는 담론과 구호만이 유머와 춤과 웃음이  있다  생기와 재기발랄한 젊음이 만들어 내는 재치와 기지와 유머 넘치는 구호와 춤이 엔돌핀 샘을 자극하여 엔돌핀이 넘쳐나게 만든다. 광장 어디서든 그 덤이 넘쳐난다. 살~짝 맛 보자!

유형별로 본 구호

[공문형]
‘ 청와대에서 방 빼라!   -주인백-’
‘ 협상과 고시 무효. 재협상 요망’
‘불법 주차. 차 빼라!’

[권유형]
‘명박아  제발 인터넷 좀 해라.  초딩도 광우병 무서운 거 알아.’
‘민주 경찰 함께해요. 명박이도 함께 해요’
‘민주시민 함께 해요’

[만류형]
‘미친 소와 쥐박이의 동거, 난 이 결혼 반댈세!’
‘이명박 너 뭐~든 하지마!’

[의분형]
‘명박이를  날려버리자’
‘과학 좋아하는  버시바우 “주한미군 10년 먹여 과학적으로 검증하자!”


태그:#촛불릴레이 첫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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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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