ㄱ. 우리 사회의 본질적인 문제
.. 만약에 누군가가 우리 사회의 본질적인 문제를 밝히고자 했을 경우 베스트셀러는커녕 잡혀가기부터 합니다 .. 《오봉옥-난 월급받는 시인을 꿈꾼다》(두리,1992) 119쪽
책 내는 일을 말하는 보기글입니다. 우리 사회를 깊숙히 파헤치면서 맨 밑바닥에 깔려 있는 문제가 무엇인가를 밝혀내려고 하는 책을 내면, ‘많은 사람들이 아끼고 사랑하면서 널리 읽히기’보다는 ‘국가보안법이니 뭐니 하면서 불온서적으로 몰려서 글쓴이나 펴낸이가 붙잡히기 일쑤’라는 소리입니다.
┌ 본질적(本質的) : 본질에 관한
│ - 본질적 차이 / 삶의 본질적 목표는 행복의 추구이다 /
│ 다산 사상의 본질적 내용은 무엇보다도 /
│ 나의 입장은 그 사람의 생각과 본질적으로 다르다 /
│ 임금에 대하여 고용주와 피고용인의 입장에는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
├ 본질(本質)
│ (1) 본디부터 갖고 있는 사물 스스로의 성질이나 모습
│ - 생명의 본질 / 이성적 존재로서의 인간의 본질 /
│ 그 둘은 형태는 다르지만 실상 본질은 같다
│ (2) 사물이나 현상을 성립시키는 근본적인 성질
│
├ 우리 사회의 본질적인 문제를
│(1)→ 우리 사회에서 본질이 되는 문제를
│(2)→ 우리 사회를 이루는 얼거리 문제를
│(2)→ 우리 사회 밑바탕을 이루는 문제를
│(3)→ 우리 사회 문제를 낱낱이 살피며
│(3)→ 우리 사회 문제를 깊숙이 파헤치며
└ …
우리는 ‘본질이 되는’쯤으로는 써 주어야 합니다. 다음으로 ‘밑바탕-밑바닥-바탕’ 같은 말을 넣어서 다듬을 수 있습니다. 국어사전에 나오는 보기글은 “뚜렷이 다름(←본질적 차이)”, “살아가는 참된 목표(←삶의 본질적 목표)”, “크게 다르다/뚜렷이 다르다/너무도 다르다(←본질적으로 다르다)”, “처음부터 다르다/아주 높은 벽이 있다/생각부터가 다르다(←본질적인 차이가 있다)”처럼 다듬어 볼 수 있어요.
이렇게 다듬으면서 가만히 살펴보면, ‘본질적’이라는 말은 “바탕을 이루는 무엇”, “깊숙하게 파고든 무엇”, “얼거리를 이루는 무엇”, “처음부터 지닌 무엇”을 가리키는 자리에 쓰이는구나 싶습니다. 그래서 그때그때 글흐름을 살피면서 이런 뜻과 느낌을 있는 그대로 밝히면서 풀어내면 참 좋겠구나 싶어요. 그냥저냥 두루뭉술하게 ‘본질-본질적’을 뇌까리기보다는.
ㄴ. 당신과 나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 이것을 사람에 빗대어 이야기하자면, 당신과 나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말할 수 있고, 또 그것 자체가 중요한 건 사실이지만 .. 《마스다 지로/이영세 옮김-대학에서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백산서당,1994) 83쪽
“그것 자체(自體)가 중요한 건 사실(事實)이지만”은 “그 말이 틀림없이 중요하지만”이나 “그 대목이 참으로 중요하지만”으로 다듬어 줍니다.
┌ 당신과 나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
│→ 당신과 나는 처음부터 다르다
│→ 당신과 나는 밑뿌리가 다르다
│→ 당신과 나는 바탕이 다르다
│→ 당신과 나는 여러모로 다르다
└ …
사람은 모두 다릅니다. 같은 사람이란 없습니다. 언니 오빠 다르고 동생 형 다릅니다. 아버지와 어머니 다르고 아저씨 아주머니 다릅니다. 누구나 바탕이 다르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당신과 나는 본질적으로 다르다”처럼 적지 않고 “당신과 나는 다르다”처럼 적어도, ‘당신이라는 사람’과 ‘나라는 사람’은 ‘사람이라는 대목에서는 같을 뿐’이나, ‘당신과 나를 이루는 바탕은 달라’ 하는 뜻을 담아내거나 나타냅니다.
┌ 우리한테는 본질적 차이가 있어
│
│→ 우리한테는 다른 대목이 있어
│→ 우리는 서로 달라
│→ 우리는 달라
└ …
하나하나 더 깊이 파고들면서 말한다고 여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말뜻이나 말느낌을 살리지 못하면서 뜬구름만 잡는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어느 한편으로는, 우리 나름대로 알맞는 말을 찾거나 빚어내지 못하면서, 자꾸자꾸 이웃나라 일본사람이 일본 삶터에 알맞게 지어내어 쓰는 한자말을 들여오면서 우리 말이 탈이 난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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