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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솟는 유가 리터당 2천원 돌파 국제 석유시장의 척도인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가격이 배럴당 133달러까지 치솟으며 '3차 오일쇼크'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5월 22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 가격판에 리터당 2천원을 넘긴 가격이 적혀있다.
ⓒ 연합뉴스 김현태	관련사진보기

날로 치솟는 유가에 정부가 서민들에게 '유가환급금 제도'를 한시적으로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저소득 근로소득자와 영세 자영업자가 대상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1년간 총급여 3000만원 이하의 근로소득자와 종합소득금액이 2000만원 이하인 자영업자는 연 24만원을 소득세 환급으로 돌려받는다. 유가 상승으로 높아진 유류비 부담의 일부를 정부가 보전해주는 성격이다.

정부가 이같은 조세환급제도를 실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 "근로소득자·자영업자에 유류세 부담 지원"

한승수 국무총리는 8일 오전 고위당정회의를 마친 뒤 정부중앙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근로자·자영업자 등을 위한 고유가 극복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대책의 주요한 뼈대는 유가환급금 제도다. 한 총리는 "근로자와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유가 상승에 따른 유류비 부담 증가분의 일부를 소득세 환급을 통해 보전하겠다"며 "오는 7월부터 내년 6월까지 1년간 한시적으로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연간 총급여가 3000만원 이하(전체 근로자의 72%·900만명)인 근로자는 월 2만원씩 1년간 24만원을, 총급여가 3000만~3600만원 이하(80만명)인 근로자는 3개구간으로 나뉘어 1년간 각각 18만·12만·6만원씩 지원받는다.

자영업자의 경우에도 연간 종합소득금액이 2000만원 이하(전체 자영업자의 85%·390만명)인 자영업자는 1년간 24만원을, 연간 종합소득금액이 2000~2400만원 이하(10만명)인 자영업자는 각각 18만·12만·6만원씩 지원받는다.

환급 대상자는 6개월 단위로 국세청에 신청해 지급받으면 된다.

또한 정부는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중 중증 장애인에 대해서는 유가 보조금을 지급하고 저소득층의 안방 유류세도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버스와 화물차, 연안화물선 등 대중교통과 물류 운송 수단에도 유가 상승분의 50%를 추가로 지원할 예정이다.

한 총리는 이같은 대책 실시에 필요한 재원을 약 10조 5000억원으로 예상했다. 한 총리는 "재정지출은 3조4000억원, 유가환급금 등 감세를 통한 지원은 7조1000억원에 이를 것"이라며 "당장 금년에 필요한 6조2000억원은 작년도 세계잉여금과 유가상승에 따른 세수증가분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중장기대책도 내놨다. ▲화물차와 어선의 구조조정 지원 ▲석유제품시장의 경쟁 촉진 및 유통구조 개선 ▲서울-수도권 간 광역버스에 대한 통합환승할인운임제 시행 등 대중교통 이용 편의성 제고 ▲재생에너지 보급사업 지원 확대 ▲국내외 유망광구 개발을 위한 융자지원 확대 ▲해외자원개발을 위한 재원확보 강화 등이 그것이다.

여당 "유류세 인하로는 서민 피부에 와닿지 않아"

정부와 한나라당이 유류세 일괄 인하가 아닌 유류세 지원 쪽으로 방향을 튼 이유는 적더라도 일단 서민의 부담을 직접적으로 덜어주기 위해서다. '쇠고기 정국'으로 험악해진 민심을 다스리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임태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유류세를 인하하면) 정작 혜택을 받는 사람은 별로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여기다 고유가 때문에 에너지 효율성을 높여야 하는 상황에서 전반적으로 유류세를 인하하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정부와 여당은 유가가 배럴당(두바이유 기준) 170달러 이상 뛰면 추가 대책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나라당은 장외투쟁 중인 통합민주당을 향해 재차 '복귀'를 촉구했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날 "야당은 촛불시위 현장에서 곁불만 쬐지말고 이제 국회로 돌아오라"며 "어서 민생국회를 열어 오늘 정부가 발표한 대책에 대한 후속, 보완조치를 취하자"고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