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병원 신축 반대 집회에 나선 주민들
 병원 신축 반대 집회에 나선 주민들
ⓒ 최병렬

관련사진보기


경기 안양시 동안구 평촌의 한 병원 신축을 놓고 지역 주민들과 해당 의료재단이 13년째 줄다리기를 벌여온 가운데, 최근 시가 병원신축을 허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주민들은 촛불집회를 여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신축허가를 받은 효산의료재단은 연면적 1만7597㎡에 병실 260개를 갖춘 암 전문 '(가칭)샘 평촌병원'을 오는 7월중 착공해 2010년 중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안양시는 당초 안양천을 끼고 있는 문제의 부지에 병원이 들어설 경우 수변공간 훼손 등 각종 부작용이 우려돼 그동안 건축 허가를 불허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경기도 행정심판위에서 안양시가 패소함에 따라 결국 병원 신축허가를 내준 것.

이와 관련, 안양시 동안구 달안동 4-2 샛별아파트 단지 주민 400여명은 지난 8일 병원신축 반대 첫 촛불집회를 연 데 이어 9일 저녁에도 200여명의 주민이 참여한 가운데 촛불집회를 벌였다. 이들은 오는 11일 거리시위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11일 거리시위 과정에선 안양시와 샘병원을 항의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파트 단지에서 본 병원 신축 예정지
 아파트 단지에서 본 병원 신축 예정지
ⓒ 최병렬

관련사진보기



촛불행진에 나선 아파트 주민들
 촛불행진에 나선 아파트 주민들
ⓒ 최병렬

관련사진보기


샛별아파트단지 동대표로 샘병원 신축반대 대책위원장을 맡고있는 한동준(56)씨는 "안양시가 병원부지 매입에 따른 대체부지로 3곳이나 제시했으나 병원측이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고있다"며 "그동안 안양시민들에 의해 발전해 온 병원이 그러면 안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주민들은 지난 13년간 안양시와 병원측이 시 발전을 위하는 마음으로 '잘 마무리하겠지'하는 심정으로 기다려 왔는데 정작 나타난 결과가 이꼴이냐"며 "지난 2일 아파트 주민회의에서 결사반대, 강력 투쟁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윤향수 아파트 부녀회장도 "아파트 입주 당시 조감도에 문제의 부지는 분명히 공원으로 명시되어 있었다"며 "학의천변 녹지 중간에 어디 건물이 있느냐, 전부 공원이지 않느냐, 이는 이익을 추구하는 병원측의 욕심이라고 간주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윤 부녀회장은 "우리 안양에는 시민들을 위해 300억대 공장을 공원으로 기증한 사례도 있다"며 "안양병원에서 시작한 샘병원은 안양시민들과 함께 발전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이라도 시가 제시한 대체부지 이전안을 받아들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병원이 들어오는 것에 반대하는 데요. 왜냐하면 병원이 생기면 제가 자주 놀러가는 냇가(학의천)도 보이지 않고요. 자연환경도 나빠지고 공기도 나빠질 것 같아요."

엄마 손을 꼭 잡은 채 촛불을 들고 1시간여 아파트 단지를 돌고 난후 촛불을 끄던 희성초교 3년에 재학중인 박동재(10) 어린이에게 오늘 촛불을 든 이유를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11일 거리 집회를 알리는 아파트 단지내 현수막
 11일 거리 집회를 알리는 아파트 단지내 현수막
ⓒ 최병렬

관련사진보기



아파트 단지를 도는 촛불의 행진
 아파트 단지를 도는 촛불의 행진
ⓒ 최병렬

관련사진보기


한편 당초 공원부지였던 이곳은 부족한 의료수요 충족을 위해 택지개발촉진법 제8조의 규정에 따라 한국토지공사에서 건교부에 용도 변경해 줄 것을 요청, 91년 12월 31일 7659.504㎡(2317평)만 병원용지로 변경됐다.

지난 95년 안양병원(현 효산의료재단)측이 48억5천만에 매입하고 나서자 인근 주민들은 병원신축 반대와 공원 환원 민원을 제기했고, 안양시도 매입 예산을 시의회 올리는 등 해결책을 강구해 왔으나 시와 시의회가 의견일치를 못보면서 13년째 미뤄져 왔다.

이와관련 효산의료재단은 2002년 안양시에 토지를 매입해 줄 것을 요구하고 시에서도 주변지역 현황 및 민원 등을 감안해서 학운공원과 연계해서 공원 등 개발을 검토했으나 매입비용(당시 150억)을 놓고 시와 시의회간에 이견을 보이며 매입 기회를 놓치기도 했다.

결국 재단측은 지난해 8월, 도 행정심판위원회에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으며 지난 2007년 8월 22일 안양시의회에 암전문센터를 짓겠다며 신축에 따른 용지 종별 변경요구 민원을 제출했다.

이와관련 이필운 안양시장은 "병원이 건립되면 환경, 도시경관 등 여러 문제가 있어 합리적으로 해결하려고 그동안 대체부지를 제시하며 협의했으나 더 이상 허가를 미룰 경우 손해배상소송 등 법적 조치가 예상돼 부득이하게 허가해 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결과적으로 원만하게 해결하지 못해 송구스럽다"며 "끝까지 지켜내지 못해 시장으로서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구글위성에서 본 해당 부지(동서로 가로지르는 선이 학의천이다)
 구글위성에서 본 해당 부지(동서로 가로지르는 선이 학의천이다)
ⓒ 구글위성

관련사진보기



태그:#안양, #샘병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