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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울산대공원에서 열린 ‘광우병 쇠고기 수입반대’ 6.10 촛불문화제엔 삼성SDI 전·현직 노동자들도 참가했다.

 

이들은 현재 삼성SDI에 근무중인 부사모(부산사업장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와 사내기업 해고 노동자(대현PDC, 명운·영성전자)로 구성된 동지들이다. 부사모 회원과 사내기업 해고노동자들은 각자 근무와 복직투쟁을 마치고 참가했다. 

 

시민 6천여명이 함께한 이 날 행사에는 대형 촛불이 등장해 참가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지역의 한 동지가 물통과 상장케이스를 재활용해 들고 간 것이다. 한 동지는 공사장에 버려진 각목 40여개로 촛대를 만들어와 삼성 전·현직 노동자들에게 나눠주었다.

 

촛불문화제에 처음 참가한 삼성노동자들은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시민들의 자유발언과 문화공연을 바라보며 “쇠고기 재협상”을 외쳤다.

 

자신을 교육노동자라고 밝힌 ㅎ여고 교사는 자유발언에서 대통령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지난 한달 동안 백성들이 촛불을 들고 외쳤는데, 이명박은 부시에게 전화해 애걸복걸했다”며 “우리가 태운 촛불이 몇 개인데, 야자시간이 얼마인데 국민들을 이따위로 보냐”며 “이런 대통령 끌어내려야 한다. 한시라도 지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학생들이 오고 싶어도 야자 때문에 올 수없다”며 “야간자율학습, 보충수업, 심야수업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시험횟수를 줄이고 사교육비를 금지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학부모와 학생들이 촛불을 들고 환호했다.

 

선생님의 발언이 끝나자 한 학부모의 발언이 곧바로 이어졌다. “학부모로서 목이 메고 가슴 아프다”며 “취학 전 아이들의 웃음이 언제부턴가 사라지고 있고, 잠 좀 자자, 밥 좀먹자”며 “아이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라며 정부를 비판했다.

 

행사가 끝나고 참가자들은 공업탑로타리와 시청을 지나는 거리행진을 벌였다. 행진도중 예기치 못한 작은 소동이 일어나 참가자들이 잠깐 놀라기도 했다. 행진대열에 뛰어든 한 중년남성이 “학생들 빼고 시민들만 하라”며 난동을 부린 것이다. 이에 학생들은 “왜 그래요?”라며 “울산시민 함께 해요!”라는 구호로 응수했다. 그러자 그는 허탈한 듯 체념하며 인도로 물러나 담배를 꺼내 물었다.

 

촛불문화제는 13일 미선·효순 6주기 추모제에 또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밤 11시경 자진 해산했다.

 

귀가 버스 안에서 진행자의 촛불문화제 참가 소감에 대해 묻자, 삼성SDI의 정년보장 약속불이행으로 계약해지된 사내기업 해고노동자는 이렇게 말했다.

 

“미친 소도 때려잡고, 미친 삼성도 때려잡고 미쳐가는 세상이니까 우리라도 정신 똑바로 차리자”


태그:#울산 촛불문화제, #삼성SDI, #사내기업, #부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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