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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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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인옥

농촌의 유월은 초록빛으로 짙게 물들었습니다. 그 푸름 속에서 올망졸망 피어난 이름 모를 풀꽃들, 작은 관심만으로도 풀꽃의 아름다움은 아주 쉽게 발견됩니다. 아침에 밖에 나가 바라본 노란 풀꽃, 풀꽃은 저 혼자만이 아니었습니다. 아주 작은 벌과 쐐기인지 모를 벌레와 함께 유월의 아침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세상은 이렇듯 함께 살아가는 것이라고 자랑하듯 노랗게 웃고 있는 그들의 모습이 신선하게 다가옵니다.

꽃 보라빛 고운 꽃이 신선한 아침을 열어줍니다.
▲ 꽃 보라빛 고운 꽃이 신선한 아침을 열어줍니다.
ⓒ 이인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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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풀꽃 주변의 화단에는 부드러운 꽃잎을 자랑하는 보랏빛 꽃과 노란 민들레, 하얗게 머리가 센 민들레 홀씨가 나란히 피어나 키재기를 하고 있습니다. 민들레 홀씨는 불어오는 바람 따라 금방이라도 날아가 버릴 것만 같아 조심스럽습니다. 모든 것을 다 내어주고 다음 생을 위해 떠날 준비를 하는 민들레 홀씨, 그를 바라보며 왠지 숙연해지면서도 고마움을 느낍니다.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가는 삶이라지만 더 비우기 위해 하얗게, 하얗게 다 내어주는 마음을 민들레 홀씨에서 읽었기 때문입니다.

민들레 홀씨 다 내어주고 떠날 차비를 하는 민들레 홀씨의 모습
▲ 민들레 홀씨 다 내어주고 떠날 차비를 하는 민들레 홀씨의 모습
ⓒ 이인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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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논에는 모가 씩씩하게 자라나는 어린이들처럼 무럭무럭 자라고 있습니다. 논둑에서 뽕나무 한그루가 시원한 그늘을 만들며 친구 하자 손을 내밉니다. 아마 저 뽕나무에는 지금쯤 오돌게가 검게 익어가고 있겠지요.

농촌은 지금 논과 밭, 집들과 산이 어우러져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놓았습니다. 열심히 땀 흘리며 일하시는 농부들의 모습 또한 아름답기는 매 한가지입니다. 오늘따라 맑은 하늘이 구름 둥실 띄우고 덩실덩실 춤을 추고 있는 듯합니다.

그러나 농부들의 마음은 풍경처럼 아주 맑지는 않습니다. 연일 오르는 기름값 걱정에 촛불시위로 이어지는 수입 쇠고기 문제 등 우울한 분위기를 피부로 느끼고 있기 때문입니다. 농사라도 잘 되어 농부들에게 큰 위안이 돼주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농촌 풍경을 바라보며 더 아름답고 신선한 세상을 그려봅니다. 연일 이어지는 촛불 시위를 보면서 울기도 하고 많이 우울했는데 밖에 펼쳐진 자연의 모습에서 큰 위안을 받았습니다.
농촌풍경 그림같이 펼쳐진 농촌의 유월 풍경
▲ 농촌풍경 그림같이 펼쳐진 농촌의 유월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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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의 아름다운 유월 풍경처럼, 촛불시위가 한창인 이 세상이 빨리 진정되어 잔잔한 감동을 줄 수 있는 평온한 나날들로 가득차면 좋겠습니다.

기름값 걱정, 먹거리 걱정 하지 않고, 하루하루를 감사하는 마음으로 집에서, 학교에서, 일터에서, 오순도순 삶을 노래하며, 풀꽃 같은 웃음꽃을 활짝 피우며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초록빛 짙게 물든 유월의 농촌 풍경처럼 세상이 온통 아름답게, 행복하게, 그런 날들로 가득 펼쳐지면 좋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유포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농촌풍경#촛불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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