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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중앙성당에서 진행된 촛불 시국미사
 안양 중앙성당에서 진행된 촛불 시국미사
ⓒ 최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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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수원교구 사제들이 쇠고기 수입 전면 재협상과 대운하 백지화를 요구하는 시국 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이명박 정부가 관련 사업을 백지화할 때까지 매주 금요일 수원교구 내 각 성당을 도는 '릴레이 촛불 시국미사'를 열기로 했다. 처음으로 안양 중앙성당에서 열렸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옵니다. 정부는 국민을 위해 존재해야 합니다. 우리 사제들은 '경제지상주의' '경제우선주의'의 함정을 경계합니다. 우리사회가 특정인들의 행복을 보장하는 사회가 아니라, 가난하고 소외받는 사람들까지도 더불어 행복할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가길 바랍니다." -사제들 시국성명에서-

천주교수원교구 사제들 모임인 생명평화사제연대(대표 강정근 신부)와 천주교수원교구 생명환경연합(상임대표 정태경)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둘러싼 과정과 현 시국에 대한 성명에서 "우리는 세상과 교회의 복음적 소통을 위한 첫 발걸음을 내딛는다"고 밝혔다.

13일 오후 4시, 경기도 안양에 있는 가톨릭복지회관 강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는 천주교 수원교구 강정근신부(미리내 성당), 이상원신부(성남동 성당), 서북원신부(안양 중앙성당) 등 15명의 사제들과 생명환경연합 안병천 공동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천주교 수원교구 사제들의 시국 기자회견
 천주교 수원교구 사제들의 시국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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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평화사제연대 대표를 맡고 있는 강정근 신부는 취지 발언에서 "국민들의 민심이 현 정권을 질타하고 있음에도 이명박 대통령은 컨테이너와 물리력으로 차단하고 있고, 대운하 계획도 허구라는 것이 한 연구원 양심선언으로 낱낱이 밝혀졌는데도 정부는 계속 말 바꾸기를 하며 추진을 하려하고 있어 사제들이 행동에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성명에서 "광우병 미국 소를 막아달라는 학생들 촛불이 쇠고기 수입 전면 재협상, 대운하 반대, 공공부문 민영화 반대 등을 요구하는 범국민적 항쟁으로 타오르는 오늘 대한민국 주인인 국민의 권리를 다시 한번 되새기고자 한다"고 말했다.

특히 "쇠고기 수입 전면 재협상을 통해 국민주권이 회복되어야 하며, 환경 대재앙을 불러올 한반도 대운하 사업은 전면 백지화 되어야 한다"고 밝히면서 "이명박 정부의 잘못된 국정운영을 바로잡고자 우리 사제들은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고 천명했다.

성명은 미국산 쇠고기 협상과 대운하 정책외에도 의료보험 민영화 등 공공서비스에 대해서도 집중 거론, "현 정부가 미국과 대기업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국민의 주권과 생명권 침해는 물론 자연환경 파괴는 안중에도 없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천주교 수원교구 사제들
 천주교 수원교구 사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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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적 평가받던 천주교 수원교구 시국미사 정부에 당혹감 줄듯

'생명평화사제연대'는 천주교 수원교구 사제들이 긴급히 구성한 모임이다. 모임에는 정의구현사제단 소속 사제들도 다수 참여하고 있어 정의구현사제단과의 연계를 계속하고, 향후 시민단체들과 연대사업도 함께 펼치는 등 지속적인 활동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안양 중앙성당의 서북원 주임신부는 "복음적 시각으로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던 신부님들이 최근 사태에 대해 논의를 해 오던중 국민들의 외침과 분노에 함께 동참하자는 뜻에서 모임을 만들고 긴급하게 연락을 취해 일부 신부님들만이 모였다"고 밝혔다.

또한 천주교수원교구 생명환경연합은 3년전 생명존중, 가치회복 등을 목표로 활동해 오던 평신도들의 단체로 지난 2007년 2월 교구장의 인준을 받아 창립한 수원교구 산하 공식 단체로 환경운동과 최근에는 아프리카 난민돕기 기금모음 운동 등을 진행하고 있다.

수원교구 사제들의 성명발표 및 릴레이 촛불시국미사와 관련 천주교 수원교구장의 내락을 받은 것으로 확인돼 그동안 보수적이라는 평을 들어왔던 수원교구에서도 진행되는 미국산 쇠고기 협상과 대운하 정책 반대운동은 정부에 적지않은 당혹감을 줄 전망이다.

안양 중앙성당에서 첫 촛불 시국미사 릴레이로 본당 순회

안양 중앙성당 마당에 천여개의 촛불이 켜졌다
 안양 중앙성당 마당에 천여개의 촛불이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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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국미사를 집전하는 천주교 수원교구 사제들
 시국미사를 집전하는 천주교 수원교구 사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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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8시, 30여 명의 수원교구 사제들이 공동집전한 '인간, 자연의 생존권과 창조질서 보존을 위한 촛불시국미사'에는 신자들뿐 아니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및 일반시민 등 1천여 명이 참석해 현 시국에 대한 영상을 관람하고 미사를 봉헌하며 촛불을 들었다.

이날 미사 강론에서 신부님은 "각 본당의 지역적 특성상, 교우들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이견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쇠고기 수입 전면 재협상과 대운하 백지화를 요구하는 촛불미사는 사업 백지화가 되는 순간까지 계속될 것이다"고 강한 어조로 밝혔다.

미사가 끝나고 마지막 퇴장 성가를 부르기에 앞서 조중동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오늘 미사에 참석하신 어느 할머니께서 '조중동'이 사람이름 인줄 알았다고 말씀을 하셨는데 국민들이 왜 촛불을 들었는지 영상을 보셨으니까 정확히 아셨을 것 같습니다."

한마디 하겠다던 한 신부님은 "광우병 미국 쇠고기가 위험하다고 보도했던 신문이 지금은 안전하다, 거의 완벽하다 보도하고 있다. 정권이 바뀌니 같은 신문이 다른 얘기를 하는데 굳이 보는 분들도 있다. 조.중.동 절독운동을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한편 생명평화사제연대는 이날 미사에서 "촛불시국미사를 매주 금요일 저녁 각 성당을 순회하는 릴레이로 진행한다"며 오는 20일에는 성남동성당, 27일 안양 매곡성당, 7월에는 과천성당에 이어 수리동천성당, 안산 대학동성당 등으로 이어지는 일정을 발표했다.


생명평화사제연대와 천주교수원교구 생명환경연합의 공동 시국성명
생명평화사제연대와 천주교수원교구 생명환경연합이 발표한 '쇠고기 수입 전면 재협상과 대운하 백지화를 촉구하는 입장' 성명의 주요 골자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쇠고기 수입 전면 재협상을 통해 국민주권이 회복되어야 합니다.

"오늘은 월드컵의 열기에 묻혀 참담히 떠나보낸 효순,미선이 여섯번째 기일로 미군 장갑차에 깔려 꽃다운 생명을 잃은 그날의 아이들을 지키지 못한 죄스러움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다시 우리 아이들을 미국 광우병 미친 소 앞에 내몰게 되는 것이 두렵습니다.

"이번 미국 쇠고기 협상 결과는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만 하는 국가의 최우선적 의무를 포기한 것입니다. 국민의 건강권과 한 국가의 검역주권을 스스로 포기한 사대적이고 굴욕적인 협상입니다. 후속조치는 대국민 사기극, 국민 기만행위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에 앞서, 광우병에 담긴 인간의 심각한 창조질서 파괴 행위와 교만, 그리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자본주의적 이윤에 대한 탐욕에 심각한 우려를 감출 수 없어 전면 재협상을 통해 국민 주권이 회복되기를 강력히 촉구합니다."

환경 대재앙을 불러올 한반도 대운하 사업은 전면 백지화 되어야 합니다.

"한반도 전역의 생태계 파괴와 수질오염, 홍수 등의 위험이 우려되는 한반도 대운하 사업을 다수 국민들의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경제성장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운하가 지나가게 되는 한강- 낙동강 수계에서 선박 사고라도 발생하게 되어 기름이 유출된다면, 자연 환경문제는 둘째로 치더라도, 2천만 이상의 국민이 이용하는 국민들의 생존이 달린 상수원이 오염 되고 맙니다.

특히, 운하를 통해 이익을 얻는 사람들이 국민 모두가 아니라, 운하가 지나가는 지역의 토지를 가진 사람들과 건설업자들이라고 생각할 때, 대운하 사업은 소수 특정인들을 위한 사업에 국민들의 생존권을 담보로 하는 비 상식적이고 반 국민적인 정책입니다.

국민을 속이기 위해 ’물길 살리기‘라는 이름으로 바꿔 부른다 해도, 그것이 여전히 한반도 대운하 만들기임을 우리는 모르지 않습니다. 태초의 창조가 하느님께서 부여하신 질서라면 생태계 파괴는 하느님의 창조 질서를 거스르는 행위입니다.

한반도 대운하와 같은 환경파괴, 생명경시를 가져오는 성장지상주의적 정책은 생명과 평화이신 하느님의 뜻을 거스르는 행위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현재 국민적 합의가 전혀 없는 한반도 대운하건설에 심각한 염려와 우려를 표명하며 하느님 창조사업에 어긋나는 대운하 건설을 반대하고, 한반도 대운하 계획을 백지화할 것을 요구합니다.

덧붙이는 글 | 최병렬 기자는 안양지역시민연대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태그:#안양, #천주교, #가톨릭, #쇠고기, #촛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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