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에서 실외로 시선을 옮기면 온통 초록색으로 물들어 있다. 그렇다. 아름다운 초록 풍경을 자랑하는 지금은 바로 여름이다. 평소보다 등산하고 싶은 마음은 더욱 더 굴뚝같지만 내 몸은 등산 체질이 아니라 매번 아쉽기만 하다. 이 아쉬운 마음을 달래고 싶어 나는 경북산림과학박물관을 찾았다.
경북 안동시 도산면에 위치하고 있는 경북산림과학박물관은 잊혀져가는 산림사료의 영구적 보존과 학술연구를 통한 산림문화 창달, 그리고 산림문화 학습장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자 건립된 박물관이다. 뿐만 아니라 산림문화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이 박물관은 총 4개의 전시실로 나뉘어져 있다. 먼저, 1전시실은 산림의 역사와 자원이라는 주제로 꾸며져 있다. 1전시실로 발걸음을 옮겨 보면 우리나라 산림의 역사와 산림이 우리에게 주는 각종 혜택과 자원을 장르별로 보여준다.
1전시실을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숲으로의 초대, 생물의 진화와 숲, 산림의 분포 현황, 토양이야기, 지각의 진화와 산맥의 형성, 산림의 이해, 세계의 산림대, 우리나라의 산림대, 용계은행나무, 인류의 발달과 산림, 우리나라의 산림사, 목재의 특성과 이용, 목재가공과정과 목재생산, 산림의 공익적 기능, 산림자원현황, 석재생산, 그리고 석재의 종류와 이용으로 이뤄져 있다.
특히 전시실의 벽면이 산림과 숲의 진화과정을 입체 그래픽으로 구성되어 있어 발걸음을 옮기는 내내 눈이 즐겁다. 또한 진화과정 연대와 배경에 맞는 생물, 화석 등 관련 전시물이 전시되어 있어 산림박물관이 아니라 산림과학박물관이라는 것을 상기시켜준다.
이어 2전시실로 가보면 경북의 산림이라는 주제로 경북산림에 대한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에 대한 전반적인 현황과 역사를 보여주고 있다.
경북의 원시림, 과거의 산림정책, 사방사업 관련도서, 산림훼손과 피해, 경북의 사방사업, 임업장비 소개, 안동호와 사방댐, 외국의 사방사업, 그리고 살기좋은 산촌으로 이뤄져 있다.
2전시실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바로 안동호이다. 안동호는 안동댐을 사실적으로 연출하여 안동호 주변의 경관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또한 수족관 안에는 실제로 안동호에서 서식하는 민물고기들을 만나볼 수 있다.
3전시실은 나무의 마당이라는 주제로 경북의 다양한 목공예품과 산촌민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데 3전시실의 바닥은 경북의 지형을 입체 그래픽으로 연출해 놓았다.
우리고장의 나무, 내고장 찾아보기, 경북의 문화유산, 한국의 민구와 목기문화, 참나무와 소나무 문화, 나무의 신화과 귀틀집, 자연을 이용한 주거사로 다양하게 구성돼 있는 3전시실. 이곳에서는 산림자원을 이용해 살았던 선조들의 삶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4전시실은 생명과 문화의 숲이라는 주제로 문명의 발달로 인한 환경오염의 갖가지 현상을 통해 자연사랑 의식을 고취해 주는 전시실이다.
땅속오염, 지구환경과 산림파괴, 사라지는 숲과 산촌, 멸종생물지도, 산림훼손현장과 생태복원, 산림재생의 숲, 자연과학 뉴스룸, 음악을 듣는 식물, 인터넷 지구촌 검색, Discovery Room, 그리고 미래도시의 환경계획으로 구성돼 있는 4전시실.
4전시실에는 숲속배움터라 해서 목재 실로폰, 어디에 쓸까, 나무에게 부탁해, 신비한 숲속 만화경 등을 체험하면서 몰랐던 숲에 대해 더 알 수 있게 된다. 또한 4전시실을 둘러보고 나면 자연에 대한 의식이 한층 더 강화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밖에도 박물관 곳곳에는 다양한 테마 시설이 있다. 송이휴게실과 표본갤러리, 4D 입체영상실과 특산품전시실 등 많은 볼거리와 체험을 할 수 있는 시설들로 가득한 경북산림과학박물관.
외부는 또 어떠한가. 꼭 박물관에 들어가지 않더라도 마음 편히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팔각정자와 물레방아, 후정의 휴식공간과 십이지신상 등 밖에도 볼거리가 너무 많다.
마치 산에 온 듯한 느낌을 준 곳. 몸과 마음을 초록색으로 물들이게 했던 곳. 나아가 산림의 매력이 가득한 이 곳. 경북산림과학박물관으로 여러분을 초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