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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시민 300여명은 21일 저녁 서면 쥬디스태화 옆 도로에서 2시간 가량 촛불집회를 어떻게 할 것이냐는 주제를 놓고 길거리 토론회를 벌였다.
부산시민 300여명은 21일 저녁 서면 쥬디스태화 옆 도로에서 2시간 가량 촛불집회를 어떻게 할 것이냐는 주제를 놓고 길거리 토론회를 벌였다. ⓒ 윤성효

 

"5년간 매일 거리에 나와서 살아야 하나. 학생들에게 학교 가지 말고 여기로 오라고 가르쳐야 하나. 아이들과 교실에서 행복하게 살고 싶다. 대통령한테 욕하지 않고 살 수 있는 교사가 되도록 도와달라."

 

21일 저녁 부산 서면 쥬디스태화 옆 2차선 도로에서 열린 '길거리 토론회'에서 부산 H중학교 여교사 안아무개씨가 한 말이다. 안씨는 발언 중간에 욕설을 섞기도 했는데, 안씨를 비롯한 시민 300여명은 촛불집회와 거리행진을 한 뒤 이날 밤 9시경부터 2시간 가량 앞으로 촛불집회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토론했다.

 

안씨는 "촛불집회는 아이들이 미친소로 출발했지만 그 속에는 교육문제가 있었다"면서 "영어몰입교육에다 지난 3월부터 시작된 일제고사 부활, 중학교까지 0교시가 불거지자 아이들이 촛불을 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씨는 "지금은 초등학교까지 수학 우열반 편성이 벌어졌는데, 시험 성적으로 상중하반으로 나뉜다"면서 "상반을 유지하려면 사교육을 더 받아야 하고, 과외를 하나 더 받으려고 할 것이며 아이들의 불만이 미친소로 폭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그녀는 "지금 정부는 말을 바꾸고 있다"며 "영어몰입교육을 하지 않는 게 아니라 말을 바꾸어 '영어공교육완성'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대운하도 ‘4대강 유역 정비사업’으로, 공기업민영화도 '선진화'라는 말로 바꾸었다"고 말했다.

 

안씨는 "대통령이라는 작자가 이러고 있는데 어떻게 욕을 안할 수 있나"면서 "어떤 날은 찢어버리고 싶을 때가 있고, 입만 열만 18번이 나온다. 30개월 이상 미국 쇠고기기는 안 들여온다고 하는데 말 바꾸기 선수를 어떻게 믿을 수 있나"고 말했다.

 

'민주노총' 사행시는?

 

앞서 '다음 아고라' 회원이라고 한 수염을 기른 50대는 지난 5월 31일 30여명이 서울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석하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그는 "아고라 게시판에 부산사람들도 서울 원정가자는 제안이 올라왔고, 그 글이 올라온 지 2시간여만에 30여명이 모였다"고 말했다.

 

그는 "그 자리에서 개인마다 3만원 정도의 돈을 내서 서울에 갔다 왔는데, 부산사람들이 서울에 원정 간다는 글을 본 서울사람들은 음식에다 비옷까지 준비해 놓았더라"고 전했다.

 

한 시민은 "어릴 때 반찬투정하다가 혼난 적이 있는데, 지금 이명박 대통령이 그렇다. 혼내야 한다"고 말했으며, 20대 중반의 회사원이라고 소개한 시민은 "길거리에서 이렇게 하는 게 위험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광장을 찾아 거기서 했으면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한 50대 아저씨는 "시위하더라도  아름답게 해야 하며 욕설은 하지 말자"고 말했다. 모자를 쓰고 40대라고 한 손아무개씨는 '민주노총'이란 말로 4행시를 지어 모여서 토론하자고 제안했다. 그가 읊은 사행시는 "'민'주공화국에서 '주'인이 되려고 '노'력하는 '총'각․처녀 등 자유인들의 모임"이다.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은 "언론통제, 방송장악 사령관 최시중은 물러나라"는 피켓을 들고 촛불집회에 참석했다.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은 "언론통제, 방송장악 사령관 최시중은 물러나라"는 피켓을 들고 촛불집회에 참석했다. ⓒ 윤성효

 

부산 연지동에 산다고 한 40대 여성은 "앞으로 촛불집회를 어떻게 할 것이냐를 두고 여러 말이 나오고 있는데, 부산의 촛불집회 상황도 알 수 있도록 별도의 온라인 모임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31살의 직장인이라고 한 시민은 "지난 14일 서울에 다녀왔는데 직장에는 출장 간다고 했지만 실제를 촛불집회에 가기 위해서 였다"면서 "미국산 쇠고기가 대표적인데 이명박 정부의 소통 부재로 국민들이 실망해서 거리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20대 여성은 "쇠고기 문제로 촛불이 시작되었지만 이 정부에 대해 국민들은 불안하다"며 "언론의 역할이 중요한데, 제대로 된 언론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촛불집회를 계속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 회원들은 이날 저녁 촛불집회 때 "KBS 장악음모, 신태섭 교수(KBS 이사) 징계 회부 철회" 등의 피켓을 들고 나왔다. 거리행진을 마친 시민들이 도로에서 토론회를 열자 경찰은 선무방송을 통해 "교통에 방해가 된다"며 "인도로 올라가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다함께'부산지회는 22일 오후 4시 서면 부산법학원 3층에서 정종남 '다함께' 운영위원을 초청해 "87년 6월 항쟁에서 배운다-촛불운동은 어디로?"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연다.


#촛불집회#쇠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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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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