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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대통령이 20일 오후 청와대에서  대통령실장과 수석 인선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맨 왼쪽이 정진곤 교육과학문화수석 내정자.
이명박 대통령이 20일 오후 청와대에서 대통령실장과 수석 인선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맨 왼쪽이 정진곤 교육과학문화수석 내정자. ⓒ 연합뉴스 조보희

정진곤 청와대 교육과학문화수석 내정자가 교수 시절 쓴 논문에서 '자기표절' 의혹이 제기돼 수석 발령이 보류됐다. 정 내정자는 논문 중복게재 사실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있다.

정 내정자의 논문에 대한 의혹제기는 23일자 <동아>와 <경향>의 보도에 의해 각각 제기됐다. 두 신문이 제기한 의혹과 사실로 드러난 내용을 재구성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동아> 보도에 따르면 정 내정자는 1996년 12월 '열린교육에서의 교사 역할'(①번 논문)이라는 13쪽 짜리 논문을 '교육연구정보'(강원도교육연구원 발간)에 실었다.

그런데 이 논문에 영국·미국·일본의 사례가 담긴 10쪽 분량을 추가해 1997년 12월 '열린교육의 개념'(②번 논문)이라는 논문으로 '교육논총'(한양대 한국교육문제연구소 발간)에 발표했고, 교내 연구비 200만원을 지원받았다고 <동아>는 보도했다.

<동아>는 또 정 내정자는 1997년 11월 '현행 열린교육의 교수·학습 방법의 문제점 및 개선방향 탐색'(③번 논문)이라는 논문을 '열린교육연구'(한국열린교육학회 발행)에 실었다고 보도했다. 이 논문에는 학술진흥재단의 연구비가 지원됐다.

그런데 이 ③번 논문에서 정 내정자는 ①, ②번 논문에서 2쪽 분량의 문단을 출처표시 없이 발췌해 실었다. 

<경향> 보도에 따르면 정 내정자는 1998년 '21세기 사회와 열린교육의 필요성'(④번)이라는 논문을 '교육연구정보'(강원도교육연구원 발행)에 실었는데, 이 논문과 정 내정자의 2000년 논문이 중복게재됐다. ④번 논문이 2000년 '열린교육연구'(한국열린교육학회 발행)에 똑같은 제목으로 실린 것(⑤번 논문)이다.

④, ⑤번 논문은 일부 문장과 구성이 완전히 일치하지만 ⑤번 논문에서 사전에 다른 학술지에서 발표된 것이라는 사실은 찾아볼 수 없다는 게 <경향>의 분석이다.

<경향>은 또 ⑤번 논문은 또다시 ③번 논문에 대해 '자기표절'했다고 지적했다. ③번 논문의 서두 2개 문단과 논문의 핵심 내용인 '개선방안'의 6개 문단이 ⑤번 논문에 그대로 반영됐다는 것이다.

③번 논문과 ⑤번 논문이 실린 '열린교육연구'는 학술진흥재단(이하 학진) 등재지이기도 하다. <경향>은 "학진 등재지는 학진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선정되며 학진 등재지에 논문을 게재한 실적은 교수의 연구업적 평가 등에 중요한 고려사항이 된다"면서 "학진 등재지에 게재되는 논문은 학계에 최초로 발표되도록 하는 것이 관행"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 두 신문은 ①, ②번 논문을 자기표절한 의혹이 제기되는 ③번 논문과, ④번을 중복게재한 의혹이 제기되는 ⑤번 논문이 학진 등재지에 실려 주요한 학문 업적으로 평가되는 것에 심각한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이런 의혹이 제기되자 정 내정자는 23일 자신의 수석 발령을 보류해줄 것을 청와대에 요청하고 이날 오전에 있었던 청와대 비서진 임명식에 불참했다. 청와대도 이 요청을 받아들여 정 수석의 임명을 보류했다.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은 "정 수석이 이번 건으로 제2기 청와대대통령실 내에 마치 문제가 있는 것처럼 비춰지면 임명권자에게 누가 되지 않겠느냐는 점에서 스스로 학계에서 공정한 판단이 내려질 때까지 수석 발령을 보류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정 내정자는 <경향>과의 인터뷰에서 "논문의 원저를 밝히지 않는 등 지금의 엄격한 기준으로 본다면 어쨌든 중복게재를 한 것은 맞다"고 시인했다.


#정진곤#논문#청와대#교육과학문화수석#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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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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