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향군인회 '반공 만화책' 배포를 비판한 전교조 충북지부장의 발언에 반감을 품은 한 보수단체 회원이 전교조 사무실에 난입해 폭언과 폭력을 행사했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청주 흥덕경찰서에 따르면 사건 경위는 다음과 같다.
김상열 전교조 충북지부장은 24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교과부와 도교육청, 학교 관리자들은 평화통일 교육이 정착될 수 있도록 우리들의 미래인 학생들에게 증오와 폭력, 적대감 대신 화해와 협력, 형제애를 기르는 교육을 할 책임이 있다"라고 전제한 뒤 "(이 만화책은) 지나치게 냉전적이고 극단적인 반공주의 시각으로 제작되어 교육용으로 부적합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재향군인회는 충북도교육청의 사전 허락없이 6·25 전쟁을 주제로 만든 만화책 10여만권을 무차별적으로 일선학교에 배포한 바 있다.
때마침 이 방송을 들은 재향군인회 충북지회 소속 회원 K(59·택시기사)씨는 이 발언에 격분해 청주시 수곡동 전교조 충북지부 사무실에 난입했다.
K씨는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사무실을 지키던 전교조 충북지부 최종돌(37) 사무처장의 멱살을 잡고 "이 빨갱이 XX야. 야~ 이 ××야" 등 온갖 욕설을 퍼부었다. K씨는 곧바로 최 처장을 강제로 밖으로 끌고 나가 바닥에 쓰러뜨렸다. K씨는 최 처장을 향해 "이 빨갱이 XX야. 니가 선생이냐? 개××야,! 씨××아 " 등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온갖 욕설을 쏟아내며 10여 분동안 난동을 부렸다.
다급해진 최 처장의 동료가 112에 구조요청을 해 경찰이 출동해 사태를 수습했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청주 흥덕경찰서는 K씨를 '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 사건과 관련해 김상열 지부장은 "특정단체가 배포한 만화책에 대해 일선교사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라며 "이 책이 반교육적인 자료라고 판단하면 즉시 회수하고, 권장할 교육자료라고 판단하면 권장을 하든가 해야 하는데 충북도교육청은 책임과 역할을 방기한 채 남의 일처럼 불구경만 하고 있다"라고 비난했다.
이에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문제의 만화책은 충북도교육청의 사전 허가없이 일선학교에 직접 배포됐다 만약, 진보성향의 시민사회단체가 이런 일을 벌였다면 도교육청은 불허뿐만 아니라 당장 회수하라고 난리를 쳤을 것"이라며 교육당국의 '불공정한 행태'를 꼬집었다.
덧붙이는 글 | 김홍장 기자는 충북지역 시민단체 활동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