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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타계한 대하소설 <토지>의 작가이자 한국 문단의 거목인 박경리 선생을 추모하는 강연회가 대전에서 열렸다.

 

대전시민아카데미,대전문화연대, 대전충남민예총, 한밭생명, 대전YMCA, 희망의책대전본부 등은 25일 오후 7시 대전평송청소년수련원에서 '박경리의 토지와 한국문학'이라는 주제로 박경리 선생 추모강연회를 개최했다.

 

임우기(솔 출판사 대표, 문학평론가)씨는 강연을 통해 박경리 선생의 작품 세계를 한(恨)과 관음탱화, 열린 구조 등을 화두로 설명했다.

 

임 대표는 "박경리 선생은 우리 민족의 한을 중심으로 생명을 노래했다"며 "한(恨)이 곧 생명력이라는 철학이 '토지'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토지'에서 주인공 길상이가 연곡사 우관스님의 유언을 받들어 원력을 모아 관음탱화를 조성하는 장면을 설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길상이 관음탱화를 그리는 대목은  중생의 고통을 구제하는 보살행(菩薩行)의 최고 경지"라며 "근원적 생명력에 대한 공동의 깨침을 소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대표는 "또 '토지'는 결말이 미리 짜여져 있는 완결된 문학형식이 아닌 열린 구조로 끝난다"며 "수 많은 등장인물들의 복합적인 심리를 모두 보여주면서 갇힌 구조를 뛰어 넘었다"고 말했다.

 

이어 "등장인물들이 마치 현실을 살아가는 실제 인물과 다를 바 없는 자율성과 역동성을 지녔다"며 "이는 세계문학사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소설 형식"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결국 "'토지'는 삼라만상의 모든 생명체를 존중하는 생명사상을 담고 있다"며 "박경리 선생이야말로 우주의 법칙을 작품으로 승화시킨 '이 땅의 '가이아'(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대지의 여신)라고 말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행사장에서는 고 박경리 선생의 유고시집('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이 소개됐다. 이 책에는 고 박경리 선생이 생애 마지막 작업으로 써내려갔던 미발표 시 36편 등 모두 39편의 시와 그의 젊은 시절과 일상을 담은 사진 30여 장이 수록돼 있다.


태그:#박경리 선생, #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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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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