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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수 총리는 26일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순수한 촛불시위가 민주정권 퇴진을 위한 폭력시위로 변질되고 있다"며 "앞으로 정부는 법과 질서가 반드시 지켜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애초 총리실에서 미리 기자들에게 배포한 대국민 담화문에는 이런 내용은 없었다. 그러나 한승수 총리가 TV 앞에서 공식 발표할 때는 들어갔다.

 

이 날 총리의 대국민 담화문의 전반부는 쇠고기 고시의 절박성을 강조하는 내용이었으나 후반부는 촛불 시위의 폭력성을 비판하면서 강경 대응하겠다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한 총리는 이날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하여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총리의 담화문 발표에는 정운천 농림식품부장관과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도 동석했으나 담화문 발표가 끝난 뒤 일문일답은 없었다.

 

"국민의 요구대로 했다, 고시 미루면 불필요한 논란"

 

한 총리는 "국민의 요구대로 30개월 이상 쇠고기는 수입되지 않도록 했고, 검역권한도 대폭 강화했다"며 "정부는 원산지 표시, 검역 지침 등의 후속 조치를 철저하게 해, 더 이상 국민 여러분이 쇠고기 문제로 걱정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고시를 너무 미루다 보면 불필요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국가간에 신뢰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어 오늘 고시를 했다"고 설명했다.

 

한 총리는 "이제 대한민국은 국력이 모자라 나라마저 빼앗겨야 했던 100년 전의 힘없는 나라가 아니다"라면서 "국제 사회의 여러 가지 협상에서 결코 밀리지 않는다, 우리 대한민국에 대해 큰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추가 협상만 해도 미국 측에서는 너무 많이 양보했다는 불평이 나오고 있다, 미 의회 일각에서는 이번 협상에 대해 굉장한 불만을 나타냈다"며 "버락 오바마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도 한미 FTA 협정에 대해 미국의 국익이 손상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것이 무엇을 말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이런 식의 주장은 눈가리고 아웅하는 것에 불과하다. 조지 부시 대통령이나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가 한미 FTA에 적극 찬성하는 주장은 한미FTA가 한국의 손해라는 논리가 성립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위 길어져 서민들 피해입고 학생들 시간 낭비"

 

한 총리는 담화문 전반부에는 쇠고기 고시의 절박성과 당위성을 강조했으나 후반부에서는 촛불 시위로 인한 막대한 피해를 주장하면서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한 총리는 "시위가 장기화되면서 국민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상인·식당·택시나 버스 기사를 비롯한 서민들의 피해가 너무 크다"며 "우리나라의 무역과 대외신인도에 금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런 상황이 길어지면 누구보다 서민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본다"며 "세계와 경쟁해야 할 일부 젊은 학생들이 길거리에서 천금같은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것은 매우 안타깝다"고 주장했다.

 

한 총리는 정치권에게는 민생 관련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경제계와 노동계에는 경제적 어려움 극복에 힘을 모아주기를 촉구했다.

 

그는 "정부는 불법 시위에 대해서 국민의 편에 서서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할 것"이라며 "폭력과 불법이 난무하는 것을 어느 국민이 용납할 수 있나"고 반문했다. 이어 "순수한 촛불시위가 민주 정권 퇴진을 위한 폭력시위로 변질되고 있다, 매우 유감스럽다"며 "앞으로 정부는 법과 질서가 반드시 지켜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에서도 설명했듯이 이 부분은 애초 담화문 초안에는 없던 내용이다. 따라서 한 총리가 담화문을 생중계로 발표하기 직전에 수정해 넣은 것으로 보인다.

 

한 총리는 "정부는 순수한 촛불시위에 나타난 국민의 뜻을 받들어 국민의 건강권을 확고하게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담화문을 끝냈다.

 


태그:#촛불시위, #한승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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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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