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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외식하면 떠올랐던 것이 자장면과 짬뽕이었다. 가끔 아버지와 나들이를 할 때면  으레 입구가 빨간색으로 치장이 된 중화요리 집에서 아버진 얼큰한 짬뽕을 난 자장면을 시켜 반 쯤 먹다가 하도 맛있게 드시는 아버지의 짬뽕이 먹고 싶어 바꿔 먹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매번 갈 때마다 같은 메뉴를 먹어도 전혀 질리지 않고 오히려 먹을수록 특별한 맛에 빠져들던 자장면은 세월이 흘러 어른이 된 지금도 가끔 생각이 날 정도로 중화요리의 대표메뉴로써 굳건히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다.

 

외식문화가 발달하지 못했던 60, 70년대, 서민들의 입맛을 즐겁게 해줬던 자장면은 먹을 거리가 풍성한 요즘에도 가끔 그 맛이 생각나곤 한다.  그래서 일까 아예 상호를 “옛날 짜장” 이라고 써 붙인 곳도 눈에 띈다.  

 

며칠 전 저녁 설거지도 끝내고 소화도 시킬 겸 동네 주변을 돌아볼 요량으로 집을 나섰다.  마치 검은 천을 드리우 듯 어둠이 밀려오기 시작하자 가로등이 하나 둘 잠에서 깨어난다.  

 

도봉산역 만남의 광장을 가로질러 아파트 주변에 있는 상가건물 옆을 지나려는데 가로등 밑에 뭔가가 눈길을 끈다. 다가가 보니 미처 수거해 가지 못한 중화요리를 담았던 그릇이었다. 

 

중화요리는 다른 음식과 달리 철가방과 오토바이만 있으면 어디든 배달 서비스가 이루어진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논, 밭에서 일을 하는 농부들에게도 바다에서 낚시를 즐기는 낚시꾼에게도 심지어는 열차까지...

 

호남선 두계역의 명물이 되었다고 하는 역 주변의 한 자장면 집은 객차번호와 기차 시간만 알려주면 배달이 가능하여 달리는 기차 안에서도 자장면을 먹으며 여행을 즐길 수 있다고 하니 참으로 재밌는 세상이다.

 

이렇듯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편리하게 먹을 수 있는 중화요리, 그러나 음식을 담아먹는 그릇은 왜 그토록 홀대를 하는지 모르겠다. 특히나 상가 밀집지역이나 단독 주택가를 지나다 보면 배달해서 먹은 음식 그릇을 마치 내다버린 물건처럼 아무렇게나 내 놓은 것을 종종 보게 된다.

 

신문지나 비닐봉지에라도 싸서 내 놓으면 좋으련만 먹다 남은 음식이 그대로 담긴 채 방치되어 있는 모습은 비위생적일 뿐만 아니라 보는 이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한 번 사용하고 버리는 일회용 용기도 아닌데 과연 저 그릇들을 수거해서 얼마나 위생적인 처리를 할지 의구심이 생긴다. 

 

요즘처럼 기온이 높은 계절엔 남은 음식물이 쉽게 부패해 악취도 나거니와 파리까지 날아들어 불결하기 짝이 없다.

 

이젠 지구촌이란 말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외국인들과 자연스레 어울려 살고 있기에 우리의 문화와 생활상이 속속들이 그대로 보여 지고 있다.

 

이렇듯 우리에게 혐오스런 광경이 외국인들의 눈엔 좋게 보이겠는가~  선진국민이 되기 위해선 소득수준과 더불어 국민의 의식도 변화되어야 한다. 옛날처럼 허기진 배를 채우느라 위생을 생각할 겨를이 없는 것도 아닐 텐데...

 

나만을 생각하는 이기심에서 비롯된 몰지각한 행동은 누구의 눈을 의식해서가 아닌 우리 스스로를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하루 빨리 사라져야할 부끄러운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언제 내가 사용하게 될지도 모르는 그릇, 더 이상 홀대하지 맙시다~"


#중화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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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저는 글쓰기를 좋아하는 52세 주부입니다. 아직은 다듬어진 글이 아니라 여러분께 내놓기가 쑥스럽지만 좀 더 갈고 닦아 독자들의 가슴에 스며들 수 있는 혼이 담긴 글을 쓰고 싶습니다. 특히 사는이야기나 인물 여행정보에 대한 글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이곳에서 많을 것을 배울 수 있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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