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저녁 광화문 네거리 현장 - 길 가던 시민까지 연행]
28일 저녁 7시 50분경 광화문 촛불집회 현장. 광화문 네거리 교통이 전면 통제됐고 촛불 든 50여명의 시민들이 광화문 네거리로 진입했다. 또 다른 시민들은 신호등에 따라 횡단보도를 건너며 "이명박은 물러가라"는 구호를 외치는 준법 시위에 나섰다.
이에 경찰은 방송을 통해 "도로를 점거하는 것은 도로교통법 위반이다, 모두 현행범으로 체포 하겠다, 촛불을 들고 걸어 다녀도 불법이다"라는 경고방송을 내보냈고 시민들은 이에 항의의 뜻으로 촛불을 거리에 꽂아둔 채 광화문 네거리를 경찰에게 내주고 일민미술관 앞과 반대편 인도로 올라갔다.
시민들을 인도로 밀어낸 경찰은 곧바로 횡단보도 이동을 차단했다. 저녁 8시 30분경 광화문 네거리에 고립된 시민 300여명은 횡단보도 이동을 막는 경찰에 처사에 거칠게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거칠게 항의하던 이숙용(40·회사원)씨를 연행하려 했고, 함께 있던 아내 한정희씨 또한 "단지 횡단보도를 건너지 못하게 하는 경찰의 처사에 항의했다고 이렇게 강제 연행하는 법이 어디 있느냐"고 항의하다, 남편과 함께 연행됐다.
이 소식을 들은 민변 인권침해감시단 송상교 변호사는 "연행된 시민 2명과 만나고 싶다"고 했지만, 현장 경찰 지휘관은 "연행된 사람 없다"고 부인하며 변호인 접견조차 막았다.
수소문 끝에 송 변호사는 성동경찰서 호송차량 안에 있는 이숙용·한정희 부부를 발견했다. 한정희씨는 송변호사에게 "경찰에게 가방 안을 열어 보여주면서 초가 없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면서 횡단보도를 건너가게 해달라고 요구했는데도 경찰이 거칠게 거부했다"며 "이에 남편이 격분하여 거칠게 항의하자 수명의 경찰이 에워싼 채 남편의 사지를 들고 강제 연행하는 바람에 자신도 항의의 뜻으로 자진 연행을 택했다"고 밝혔다.
광화문 네거리에서 우체국 앞 인도로 밀려난 시민들은 경찰이 횡단보도를 건너는 것까지 차단하며 고립시키자, 경찰의 과잉대응에 거칠게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20대 여성 한 명이 경찰의 군홧발에 발을 다쳐 급히 호송되기도 했다.
밤 9시30분경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물대포를 발사하기 시작했다. 이에 광화문 우체국 앞 인도에 고립되어 있던 시민들은 "시위대에만 물대포를 쏘지 말고 우리에게도 쏴보라"며 "국민들은 경찰의 강경진압 앞에는 절대 굴복하지 않는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한 시민은 차벽 뒤에 배치된 수많은 경찰 병력을 향해 "여러분은 지금 경찰 신분으로 근무지를 무단이탈하여 도로를 불법 점령한 채 불법시위를 자행하고 있다"며 "경찰이 이렇게 도로를 불법 점거, 불법 시위해도 되느냐? 이명박이 시켰냐? 국민이 명령한다, 지금 당장 해산하라, 지금 당장 해산하지 않으면 국민이 나서서 전원 연행 하겠다"고 경찰 경고방송을 비꼬기도 했다.
경찰 병력에 의해 완전 고립된 광화문 우체국 앞 시민들은 시위대의 밧줄에 경찰 차량이 크게 요동칠 때마다 차벽 넘어 시위대를 향해 "힘내라 힘", "폭력경찰 물러가라"는 함성과 함께 시위대에게 박수치며 응원을 보내 보냈다.
밤 9시 45분경 경찰은 시위대 쪽을 향해 살수 차량을 추가 배치하고 중장비까지 동원 차벽 뒤를 엄호한 뒤 곧바로 진압장봉을 지급하기 시작했다.
덧붙이는 글 | 광화문, 태평로, 종로 집회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