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29일 오후 4시 40분 무렵, 광주역 인근에 있는 한나라당 광주시당 앞. 오후 4시 20분 광주역을 출발해 금남로로 향하던 약 50여 명의 시민들이 멈춰 섰다. 이들과 함께 '미국 쇠고기 수입 고시무효'를 주장하며 차량시위를 벌이던 승용차 10여대도 함께 멈춰 섰다.

 

이들은 "한나라당이 국민의 목소리는 외면하고 정부의 촛불에 대한 강경 탄압을 지지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나라당 심판'과 '한나라당 해체' 구호가 터져 나왔다.

 

그리고 잠시 후. 손에 무언가를 든 이들 6, 7명이 행진대열의 맨 앞으로 나섰다. 전경 30여 명이 방패를 들고 막아섰다. 사복경찰들도 황급하게 뛰어와 "에이, 이러지 마"하고 제지했다. 행진을 벌이던 시민들은 "왜 그래, 비켜"하며 제지하는 경찰과 가벼운 실랑이를 벌였다.

 

행진대열과 경찰 사이의 가벼운 실랑이는 광주전남비상시국회의 관계자의 "우리가 경찰과 싸울 이유 없다"는 말 한마디로 끝나버렸다. 하지만 손에 무언가를 들고 있던 이들은 "그래도 할 건 해야지"하며 '행동'에 들어갔다.

 

 

그들이 손에 든 건 다름 아닌 장난감 물총. 장난감 물총엔 먹물이 담겨 있었다. 참가자들은 "한나라당에 대한 항의의 표시"라며 한나라당 광주시당 앞 도로를 향해 물총을 쏘았다. 더러 이들이 쏜 먹물이 취재를 하고 있던 기자들과 사복경찰들에게 뿌려지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먹물은 한나라당 광주시당 앞 도로를 향해 발사됐다.

 

장맛비가 내리고 있던 터라 이들이 쏜 먹물은 자연스럽게 희석됐다. 저녁 촛불집회가 열리는 금남로를 향해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거리행진에 참가한 한 시민이 "방금 한나라당 앞에서 벌어진 항의 퍼포먼스를 조중동식으로 보도하면 이렇다"며 다음과 같이 말해 주변에서 웃음이 터졌다.

 

"총으로 무장한 폭도들이 한나라당 광주시당을 습격했다. 경찰은 저지선을 구축했지만 폭도들은 무력으로 시당 앞까지 진출해 총을 난사했다."

 

한편 금남로에선 저녁 7시부터 어김없이 광주 촛불집회가 열렸다. 궂은 날씨도 아랑곳하지 않고 시민 약 300여 명은 "이명박 정부 심판" 등의 구호를 외쳤다. 특히 이날 촛불집회에선 서울에서 벌어지고 있는 경찰의 강경 진압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았다.

 

밤 9시 30분 촛불집회를 마친 시민 200여 명은 지산동에 있는 광주지방검찰청으로 몰려가 "이명박 정부가 신공안정국을 조성하고 있다"고 항의했다. 경찰은 전경버스를 동원해 지방검찰청으로 행진하는 것을 가로막았다. 시민들은 전경 버스 너머로 미국 미친 소 모형을 던지는 퍼포먼스를 마친 다음, 밤 10시 10분 무렵 자진해산했다.


태그:#광주 촛불집회, #조중동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