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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천봉쇄. 참 오랜만에 듣는 단어다. 80년대 전두환 군부독재 시절 지겹도록 듣던 그 단어를 30년이 되어가는 오늘 다시 듣게 되다니….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려놓은 이 참담한 현실에 그저 분노할 수밖에 없다.

 

80년대 그 많은 집회와 시위 모두를 군부독재는 원천봉쇄했다. 그러나 국민들은 독재의 철통같은 원천봉쇄에도 산을 넘기도 하고, 시간을 변경하기도 하고, 장소를 바꾸어 가기도 하고, 때로는 최루탄에 맞서 화염병으로 원천봉쇄를 뚫고 마침내 민주화를 이루어 냈다.

 

 

6월 29일 촛불집회는 200여대의 경찰버스로 시민의 광장인 시청광장을 에워 싸버려 시청 광장에서는 열리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경찰은 시청광장으로 통하는 횡단보도도 막았다. 자유로운 통행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절규와 원성에도 경찰은 철옹성처럼 끄떡도 하지 않았다.

 

 

원천(源泉)이란 무엇인가? 글자 그대로 물이 나오는 근원이다. 물이 나오는 것은 자연현상일진대 이 자연현상을 봉쇄(封鎖) 즉 막아버리겠다는 것이다. 무슨 수로 막겠다는 것인가? 경찰의 폭력진압, 검찰의 구속, 수구언론의 거짓 논리 선동 등으로 막겠다는 것이다.

 

이런 어리석은 방법으로 과연 막아질 것인가? 어림없는 소리다. 순리를 거스르는 방법으로 막을 수는 없다. 그것은 자연이 가르쳐주고 역사가 말 해주는 것이다. 아무리 2메가바이트라도 이 정도는 알아야 한다.

 

 

지금 꼬여있는 정국을 해결하는 방법은 국민의 마음이 무엇인가를 헤아리고 그 마음을 순리적으로 흐를 수 있도록 하는 방법 이외에는 없다. 그럼 지금 국민의 마음이 무엇인가? 지난 50여 일 동안 국민들이 그토록 간절하게 외쳐왔음에도 아직도 그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면 국정을 담당할 자격도 능력도 없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소통(疏通)이란 무엇인가? 막히지 아니하고 잘 통하는 것을 소통이라고 하지 아니한가? 한때는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과 소통이 부족했다고 해 놓고도 이제 와서 그 소통을 막아버리고 원천봉쇄해 신 공안정국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솟구치는 물은 반드시 흘러야 한다. 원천봉쇄한다고 해서 솟구치는 물이 흐르지 않고 다시 땅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는가? 솟구치는 물을 강제로 두드려 막는다면 그 물이 잠시는 막힐지 몰라도 억지로 막혔던 물이 한꺼번에 용솟음치게 된다. 마치 용암처럼.

 

 

태그:#촛불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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