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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통합민주당을 제외한 야당들의 협조를 얻어서라도 국회의장을 선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제2야당인 자유선진당이 사실상 난색을 표하고 있어 실현 여부는 불투명하다.

 

한나라당은 1일 오후 의원총회를 열어 오는 4일 민주당 없이 본회의를 소집해 국회의장을 선출하는 '단독 개원' 여부를 놓고 토론을 벌였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국회 의사과의 해석에 따르면, 새 국회의장 선거를 사실상 개원으로 볼 수 있다. 

 

홍준표 "여당 단독으로 의장 뽑은 선례 있다"... '단독 개원' 주장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사실상 '단독 개원론'에 무게를 실었다.

 

홍 대표는 "국회 개원행사는 하지 않아도 좋지만 새 국회의장은 뽑아야 하지 않겠느냐"며 "쿠데타나 혁명이 난 것도 아닌데 (1야당이 국회에) 들어오지 않겠다고 억지를 부린다고 우리가 마냥 끌려가야 하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홍 대표는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이 등원하지 않더라도 다른 당들과 힘을 합쳐 적어도 국회의장은 뽑아놓은 뒤 원 구성 협상을 하는 게 맞지 않겠느냐"며 "단독으로 국회를 열지는 않더라도 의장만은 뽑자"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홍 대표는 "12·13대에도 국회의장을 (여당) 단독으로 뽑은 일이 있다"고 민주당을 압박했다.

 

의원들 사이에서는 찬반 의견이 팽팽했다. 고승덕·배은희 의원 등은 홍 대표의 의견에 동의를 표했다.

 

김정권 원내 공보부대표에 따르면, 고 의원은 의총에서 "'무정부 상태'만 문제이고, '무국회 상태'는 문제가 아니냐"며 "지체 없이 무조건 개원하자"고 주장했다. 또 고 의원은 "우리도 기다릴 만큼 기다려왔다. 민주당이 들어오지 않아도 국회는 개원돼야 한다"며 여당 단독 개원론을 폈다.

 

김학용 의원도 "여당이 등원하기를 무작정 기다릴 수는 없다"며 "무기력한 국회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이 따갑다. 하루빨리 개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상수 "민주당 등원 기다려보자" 반대

 

반면, 신중론도 나왔다. 전 원내대표인 안상수 의원이 대표적이다.

 

안 의원은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면 저쪽도 등원할 명분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며 "조금 더 기다려보자"고 말했다고 의총에 참석한 복수의 의원들이 전했다.

 

특히 안 의원은 "의장 선출도 꼭 4일 해야한다고 못박지 말자. 어차피 저쪽도 (7일) 전당대회 후에는 (등원) 결단을 내리지 않겠느냐. 며칠 상관인데 무리하지 말자"며 홍 원내대표의 '단독 의장 선출' 주장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의총에서 공개적으로 발언을 하지는 않았지만, 친이 직계 의원 다수가 이에 공감을 표했다.

 

정태근·진수희·조해진·공성진 의원 등은 "(단독 의장 선출이나 단독 개원에) 신중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안 의원의 말이 더 설득력이 있었다"며 동의의 뜻을 내비쳤다.

 

4일 다시 의총 열어 정하기로... 관건은 선진당 협조 여부

 

결국 한나라당은 오는 4일 다시 의총을 열어 최종 입장을 정하기로 했다.

 

홍 원내대표는 의총을 마무리 하면서 "끝까지 민주당을 설득했는데도 안되면 다른 야당과 함께 국회의장만은 선출하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민해보자"고 밝혔다.

 

관건은 자유선진당의 협조 여부다. 김정권 공보부대표는 "사실상 (2야당인) 자유선진당의 협조 없이 국회의장 선거를 하기는 힘들다"며 "우리도 (2야당 없이) 여당 단독으로 본회의를 소집해 의장을 선출하지는 않을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자유선진당은 4일 등원은 어렵다는 태도다. 박선영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더욱 더 야당(민주당)을 설득하고 이해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지금으로서는 의장 선거만을 위한 개원이나 등원은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태그:#국회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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