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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계의 한숨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YTN·한국방송광고공사·아리랑TV '낙하산 사장' 선임 논란, 감사원·검찰·국세청 등의 KBS 세무감사, MBC <PD수첩> 수사 등이 이명박 정권의 언론장악 시도라는 위기의식에서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직접 나서서 인터넷 여론까지 통제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위기에 공감하는 언론계·시민사회계·정치권 48개 단체는 3일 오전 11시 서울 KBS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언론독립 사수를 위한 본격적인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 김재윤 통합민주당 의원 등 각계 인사 20여 명이 참여했다. 이들 단체는 전날인 2일 '이명박정권방송장악저지행동'을 결성했다. 

 

"언론독립 위해 구속과 해고 감수하고 싸울 것"

 

기자회견에서 최상재 위원장은 "'촛불'이 표현의 자유와 언론독립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인식하고 있어서 든든하다"며 "언론노동자들이 이렇게 국민 앞에 신뢰받았던 적이 없었다,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구속과 해고를 각오하고서라도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성제 MBC 본부장은 "어제 검찰이 <PD수첩> 제작진에 800~900분 분량의 원본 테이프를 내놓으라는 말도 안 되는 지시를 했다"면서 "정부와 관련된 기사를 쓰는 기자에게 취재수첩을 가져가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면 어떤 기자가 응하겠나"라고 성토했다.

 

그는 이어 "정부의 굴욕적 협상을 비판하는 시사 프로그램이 수도 없이 나왔는데 <PD수첩> 하나를 희생양으로 삼아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검찰수사는 전혀 터무니없는 행위"라고 일갈했다.

 

박 본부장은 "전국의  MBC 조합원 1000여 명이 대규모 규탄 집회를 통해 이명박 정권의 <PD수첩> 죽이기 책동에 맞서 가열찬 투쟁에 나설 것이다, 모든 집행부가 수갑을 차는 한이 있더라도 결사항전의 자세로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덕수 YTN 본부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방송특보를 지낸 구본홍 내정자는 '단지 방송경영만을 위해 온다'고 말한다, 이는 광우병 걸린 소도 믿지 않을 것"이라며 "14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다음 주부터는 더 큰 투쟁에 나서겠다, 구 내정자가 통과된다 하더라도 출근저지투쟁을 통해 YTN에 한 발짝도 못 들어오게 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KBS 본부 "정권 차원의 정연주 축출 움직임은 반대"

 

'정연주 퇴진' 운동에 주력해왔던 박승규 KBS 본부장은 "동의대 신태섭 교수의 해임은 이명박 정권이 이사회를 장악해서 정연주 사장을 몰아내고 친 정부적인 사람을 앉히려는 것"이라며 "우리는 정 사장을 옹호하지는 않으나 정부에서 작위적인 방법으로 사장을 흔들고 몰아내려 하는 것은 반대한다"고 말해 다소 변화된 모습을 보였다.

 

박 본부장은 "우리 사회 민주화에 따라 언론민주주의도 많이 발전했는데 이명박 대통령은 20년 전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인사와 제도, 그리고 정부기관을 통해 언론을 장악하려는 시도는 즉각 그만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연대발언에 나선 김재윤 의원은 "언론의 위기는 민주주의의 위기"라며 "민주당도 KBS·MBC·YTN을 지켜내는 데 총력을 기울여 방송이 국민을 위해 제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송저지행동은 4일 민주노총 총파업 결의대회 후에 있을 '공영방송 지키기 결의대회' 현장에 합류해 KBS·MBC 본관 주변을 돌며 정부의 방송장악 움직임을 규탄할 예정이다. 또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기 위해 다음 주부터는 방송통신위원회 집중 타격 투쟁 등을 준비하고 있다.


태그:#방송장악, #KBS, #MBC, #YTN, #최시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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