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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3일(목),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가맹교단을 중심으로 '국민존엄 선언과 평화적인 촛불집회 보장을 위한 시국 기도회'가 열였다. 이 날 시국 기도회에는 목회자와 교인 1만여명이 참여를 했으며, 이명박 정권은 국민의 소리를 겸허하게 듣고, 회개할 것을 촉구했다.

특별히 이들은 경찰의 폭력진압을 규탄하며, 어청수 경찰청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상부의 명령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는 전경들도 피해자이며, 그들에게 부당한 명령을 내린 이들이 폭력적인 진압을 하게 된 원인으로 보았다. 비폭력이 어려운 싸움이지만 폭력을 이길 힘은 비폭력밖에 없다며 '칼로 선 자는 칼로 망한다'며, 이명박 정권의 회개를 요청했으며, 이명박 정부가 끝내 국민의 소리를 외면한다면 개신교의 큰 저항에 부딛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명박 대통령님, 꽃으로도 때리지 마세요!
▲ 한국기독교장로회 여교역자협의회 이명박 대통령님, 꽃으로도 때리지 마세요!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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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가까운 촛불집회가 진행되는 동안 촛불시민들은 성숙해진 시위문화를 정착시켜가는 반면 정부측의 대응은 80년대를 능가하는 폭력적인 진압방식으로 촛불민심을 짓밟았다. 강경진압방침으로 국민들을 위협하며 시민단체 등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등 신공안정국을 우려할 수밖에 없는 현실 속에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에 이어 개신교가 촛불집회 전면에 나선 것이다.

그들은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침묵시위와는 달리 찬송을 부르고, 구호를 외치며 가두행진을 했으며 국민들의 인내심이 남아있을 때 이명박 정부는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소통하라고 촉구했다.

서울광장에서 열린 시국기도회의 예배는 특이했다. 예배가 시작될 때 부르는 입례송(예식으로 들어가는 노래)으로는 '헌법 제1조'가 찬송가를 대신했고, 예배를 마칠때 부르는 송영(세상으로 보내는 노래)은 '임을 위한 행진곡'으로 대신했다. 함께 참여한 시민들은 환호와 박수로 개신교의 시국기도회에 박수를 보냈다.

대형교회를 중심으로 한 보수 기독교단체들과 시국에 대한 입장 차이가 분명한 이번 NCCK가맹교단의 시국기도회를 통해서 많은 시민들이 장로대통령으로 인해 기독교인들에 대해 가지는 반감을 해소하기도 했다.

이번 기도회에 참여한 목회자들은 이명박 정권의 행태에 대해 '뿔'이 잔뜩 나 있었다. 그가 개신교의 장로이기에 기독교 전체가 도매급으로 치부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예수의 이름으로 극과 극을 달리는 개신교, 과연 역사가 진보와 보수 중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그들의 표현대로 하나님이 누구를 옳다고 하실지 지켜볼 일이다.

그러나 촛불집회를 폭력집회로 규정하고 '경찰의 강력한 대응'을 주장하거나 정권의 앵무새가 되기를 자청한 이들과 '꽃으로도 때리지말라'고하는 이들 중 누가 더 평화를 사랑하는지는 분명한 것 같다.


태그:#촛불기도회, #촛불집회, #촛불문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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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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