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저에게는 신문과 관련된 몇 개의 사연이 있습니다.

 

그 처음은 <동아일보>입니다. 초등학교 4학년때 <동아일보> 배달을 했습니다. 용돈을 벌겠다며 시작한 일이었습니다. 한 달쯤 했던 배달이지만, 저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준 일이었습니다. 그 즈음에 백지 광고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때 <동아일보>에 대한 반응은 극과 극이었습니다. 구독을 확장하러 다닐 때 젊은 사람들에게는 참 훌륭한 신문이라며 격려의 응원을 들었지만, 나이든 분들에게는 몹쓸 '빨갱이' 신문이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습니다. 그때 광고 거부는 정부의 압박에 의해 기업들이 광고를 주지 않았던 상황이었습니다. 아쉽게도 그때 <동아일보>는 정부의 압력에 굴복하고 말았습니다.

 

신문과의 또 다른 기억은 1988년 5월입니다. 그날에는 한 부의 신문을 받기 위해 새벽부터 집 앞에서 서성거렸습니다. 그날 신문을 받고 세상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1975년 <동아일보>, <조선일보> 등의 사태로 해직된 기자들 중심이 되어 만든 제대로 된 신문이었습니다. 그 신문이 만들어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난이 있었는지 어렴풋이 알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신문은 <오마이뉴스>입니다. 2000년 2월에 창립된 <오마이뉴스>는 제 컴퓨터 인터넷 즐겨찾기에 등록된 신문이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그동안의 신문과는 다른 특별한 신문이었습니다. 편집부의 한정된 시각이 아닌, 시민기자들의 다양한 시각의 접근이 느껴졌습니다. 그런 점들이 맘에 들어 2004년부터는 가끔씩 글을 올리며 시민기자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신문을 배달하며, 신문을 기다리며 그리고 시민기자로 기사를 올리며 저는 많은 것들을 배웠습니다. <동아일보>를 배달할 때 귀찮다는 이유로 신문 배달에 가지 않은 날이 있었습니다. 그날 지국에서는 집 앞에 와서 저를 기다렸고, 저녁 늦은 시간에 지국장과 함께 신문 배달을 했습니다. 책임감에 대해서 제대로 배운 날이었습니다.

 

신문을 기다리며 진실을 만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배웠습니다. 경제와 정치 논리에 의해 언론이 왜곡되는 세상에서, 정직하게 말하는 한 부의 신문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 배웠습니다. 그리고 그 신문 한 부를 만나기 위해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렸는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정직하지 못한 신문의 폐해가 크다는 것도 세월이 흐르며 알았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조중동>입니다. 예를 들자면 몇 권의 책으로도 부족하겠지만, 요즘 촛불문화제에 대한 보도만을 살펴봐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신문들 중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1970년대 기자들에 의해 개혁이 시도되기도 했지만 실패로 돌아갔고, 권력과의 유착이 더 깊어졌습니다.

 

내부로부터 개혁되지 못한 신문에 대해 외부의 비판이 거세진 것은 2000년대 초입니다. <조중동>의 대표적인 <조선일보>를 대상으로 '안티조선' 운동이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운동이 큰 동력을 갖지는 못했으며, <조선일보>도 그 운동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촛불이 밝혀진 2008년. 정직한 언론을 원하는 국민들은 다시 <조중동>에 대한 압박을 시작하였습니다. 이번의 압박은 직접적으로 신문사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신문들에 광고를 내는 광고주를 대상으로 하는 운동이었습니다. 그 운동은 주부와 학생들에 의하여 조용하고 차분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그 위력은 지난 참여정부때 있었던 대통령의 견제보다 커 보입니다.

 

그런 이유로 지난 참여정부때 대통령의 비난을 우습게 여기던 신문들이 당황하는 기색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광고를 받지 못한 신문의 두께가 얇아졌고, 경영에도 타격이 될 것 이라고 예측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 운동 주체들에게 협박 공문을 발송하고 검찰의 수사까지 이끌어냈고, 그 운동이 시작된 곳 중 한 곳인 포털 사이트 <다음>에 기사를 보내지 않기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다음> 역시 7월 7일 부터 이들 신문 기사 서비스를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조중동> 광고 거부 운동이 쉽게 사그러들지 않을 것 같습니다. 광고거부 소비자 운동은 현명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포털 사이트에 <조중동>의 기사를 주지 않는 것이 <다음>에 큰 압박이 될 것 같아 보이지도 않습니다.

 

저는 <다음>에 <조중동> 기사가 배치되지 않는 것을 환영하는 사람 중 한 명입니다. 의식있는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조중동> 없는 행복한 세상을 포털에서라도 미리 맛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온라인이 오프라인을 이끌고 있는 시대입니다. 이번 <조중동>의 기사가 없는 온라인도 마침내 오프라인으로 연결되어 <조중동> 없는 세상이 되면 좋겠습니다. <조중동> 없는 <다음>에서 불편함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 많은 사람들이, <조중동> 없는 <다음>에서 세상을 보는 눈이 더욱 현명해졌다는 것을 알게 된 사람들이 오프라인에서도 <조중동>을 멀리해 마침내 <조중동> 없는 세상이 되면 좋겠습니다.

 

7월 7일이 기다려집니다. 진실을 쓰는 신문을 만나기 위해 새벽을 서성거리며 <한겨레신문>을 기다리던 마음처럼, 시민 누구나 기자가 되어 진실을 쓰게된 <오마이뉴스>를 기다렸던 때처럼, <조중동>없는 행복한 세상을 포털에서 먼저 맛보게 해줄 <다음>을 설레임으로 기다립니다.

 

그리고, 세월이 지나면 7월 7일이 얼마나 멋진 날이었던가를 알게 될 것입니다.


태그:#7월7일, #조중동광고거부운동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가족여행 홈페이지 초록별 가족의 여행(www.sinnanda.com) 운영자 입니다. 가족여행에 대한 정보제공으로 좀 다 많은 분들이 편한 가족여행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기사를 쓰고 싶습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