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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군의회 의장선출을 둘러싸고 지역 국회의원이 원구성에 개입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화순군의회는 7일 열린 153회 정례회 4차 본회의에서 최고연장자인 김실 의원을 임시의장으로 하고 의장과 부의장, 상임위원장 선출 등 원구성을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김실 의장과 문행주, 정형찬 등 무소속 의원들이 군의원들의 자율적인 의사가 무시된 채 지역구 국회의원의 지시에 의한 의장단 구성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깨뜨리는 것이라며 이의를 제기, 원구성이 무산됐다.

 

이날 문행주 의원은 5분 발언을 통해 “전반기 2년을 돌아볼 때 화순군은 브레이크 없는 차처럼 군민들의 뜻과 반대되는 일을 무수히 많이 자행했다”며 “군민들의 뜻을 받들어 집행부의 독선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든든한 사령탑을 만들려면 후반기 원구성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원구성이 군의원들 스스로의 올바른 판단을 통해 구성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을 정치적으로 장악하고 있는 정당의 국회의원에 의해 일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파행을 겪고 있는 나주시의회의 원구성 역시 국회의원의 일방적인 지시에 의해 원구성이 이뤄지고 시의원들과 시민들이 이를 인정하지 않아 생긴 일”이라고 지적했다.

 
문 의원은 “요즘은 초등학생도 교사의 지시가 아니라 학생들의 자유의지로 반장을 선출한다”며 “화순군의회 역시 특정인의 지시에 의해서가 아니라 군의원들의 자율적인 의사에 의해 의장단이 구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 원구성을 둘러싸고 민주당 의원들 내부에서조차 반발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이번 원구성은 화순군의회가 군민들의 뜻을 받드는 의회가 될 것인지, 지역국회의원의 심부름꾼 노릇이나 하는 의회가 될 것인지를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행주 의원은 특히 100여 명의 도의원 중 대다수가 한나라당 의원들이고 이중 10여명이 민주당 의원들인 경기도의회가 한나라당 일색으로 원구성을 하자 민주당 의원들이 집단삭발까지 감행한 것과 화순군의회의 원구성을 비교, 민주당 의원들의 반성을 촉구하며 의원들의 자유의지로 원구성을 할 수 있도록 원구성 일정을 미루자고 제안했다.

 

화순군의회도 민주당 의원들이 30%를 차지하고 있는 무소속 의원들에 대한 배려를 통해 집행부는 물론 의회내부에서도 적절한 견제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실 임시의장과 정형찬 의원도 잘못된 원구성 관행을 바로 잡아야 한다며 문행주 의원의 뜻에 힘을 보탰다.

 

김실 의장은 “국회의원에게 국회의원의 지시에 의해서가 아니라 군의원들의 자율적인 의사에 의해 원구성을 하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묵살됐다”며 화순군의회 의장단 선출에 최인기 국회의원이 개입했음을 시사했다.

 

또 “자신을 포함한 3명의 민주당 의원들이 군의원들이 자유롭게 원구성을 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음에도 국회의원이 의원들에게 명찰을 붙여 내려 보냈다”고 비난했다.

 

김 의장은 전반기 원구성 과정에서도 자신이 최 의원에게 무소속에게도 한자리를 줘야한다고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후반기에는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번 후반기 원구성에 있어서도 무소속 의원들이 제외됐다고 했다.

 

이어 일단 이번 회기를 마치고 조례를 제정해 후보자들이 정견발표 등을 한 후 군민과 의원들에게 검증을 받아 원구성이 이뤄지거나 무소속을 포함한 의원간담회를 갖고 군의원들간의 합의를 통해 원구성을 하는 방안 중에서 한가지를 선택, 원구성을 하자고 제안했다.

 

정형찬 의원도 “민주당이 지난 토요일, 서울에서 모여 원구성에 대한 논의를 마친 것으로 안다”며 “의장단은 의원 개개인의 의정활동과 집행부에 대한 견제를 충실히 했는지 여부, 도덕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선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부의장이 자동적으로 의장이 되는 식의 돌려막기식 원구성, 지역구국회의원과의 밀실야합을 통한 원구성이 이뤄져서도 안되지만 원구성을 놓고 파행하는 모습을 군민들에게 보여서도 안된다”며 “시간을 두고 의원들 간의 조율을 통해 의장단을 구성토록 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한 민주당 의원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

 

강순팔 의원과 박광재, 오방록 의원은 “하필이면 의장단을 선출하기 위해 모인 본회의장에서 김실 의장이 이의를 제기하는지 모르겠다”고 반박했고 박광재 의원은 “김실 의원이 자신(김 의장)이 의장이 되지 않아 반론을 제기하는 것 아니냐”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김실 의장은 자신의 행보에 대한 파장을 의식, “당원으로서 책임을 묻는다면 제명을 당하거나 스스로 탈당할 각오가 되어 있으며 군의회윤리위원회의 징계나 군의원직을 내놓을 각오까지 하고 있다”며 “의장을 하지 못해 이의를 제기한다고 호도한다면 의장출마를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김실 임시의장에게 “이번 회기에 종전의 방식대로 의장단을 선출하자”고 요구했지만 김실 의장은 이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실 임시의장은 민주당 의원들이 10석 중 7석, 김실 임시의장을 제외하더라도 과반수인 6석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의원들이 선출하고자 하는 의원들의 이름을 적어내는 교황선출방식의 의장단 선출은 민주당에 의한 밀어붙이기일 뿐이라며 이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산회를 선포했다.

 

김실 의장은 별도의 자리에서 “후반기 의장단은 이미 전반기 활동을 통해 군민 등으로부터 검증을 받았기에 군의원들은 물론 군민들도 ‘할 만한 사람이 했다’고 인정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고 무소속에 대한 배려도 이뤄지지 않아 잘못된 관행을 이번 기회에 반드시 바로잡기 위해 이의를 제기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김 의장은 “지난 토요일 서울에서 열린 촛불문화제 참석차 상경, 의장단 구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며 “모 단체가 실시한 의정활동평가에서 꼴찌를 한 의원이 의장단에 포함됐는데 이를 군민들이 어떻게 납득하겠느냐”며 한숨을 쉬기도 했다.

 

이어 하반기는 지방선거를 2년여 앞둔 상황에서 화순군이 예산을 선심성으로 쓸 우려가 있어 이를 견제하고 감시할 수 있는 차원에서라도 군의회 의장단 선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남도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화순, #화순군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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