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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만(67) 교과부장관과 정진곤(58) 청와대 교육과학문화수석 비서관의 '교육수장 투톱시대'가 시작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정 수석에게 지난 1일 임명장을 준 데 이어, 7일 안 장관을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교육수장 물갈이는 이명박 교육정책에 반기를 든 촛불민심을 가라앉히기 위한 포석 인사 성격이 짙다.

 

'밤 좀 먹자, 잠 좀 자자'란 손 팻말을 들고 지난 5월 2일 청계광장 첫 촛불시위에 나선 학생들의 요구는 '이명박(MB) 교육을 바꾸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새 교육수장으로 들어선 안 장관 내정자와 정 수석은 이런 요구와는 거리가 멀다는 게 교육계 안팎의 시각이다.

 

촛불민심 '포석 인사' 성격?

 

[안병만] "초등학교 3학년부터 영어몰입교육하자"

 

한국외국어대 교수와 총장을 거쳐 올해 5월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장으로 일을 시작한 안 내정자는 전형적인 'MB학자'로 분류되는 인사다. 안 내정자는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 일을 할 때인 2006년엔 서울시 시정개발연구원 이사장, 대선 직전인 지난해 5월부터는 정책자문교수로 활동했다.

 

그가 이사장을 맡고 있는 바른정책연구원이 올 1월에 낸 '바른정책백서'도 눈길을 끌었다. 대선 후보 시절 MB의 싱크탱크를 자처한 이 단체는 백서에서 "초등학교 3학년부터 영어몰입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초중고생의 학업성취도 결과도 학교와 지역단위로 공개하자고 주문했다.

 

안 내정자의 영어몰입교육에 대한 애착은 그가 외대 총장으로 있던 2005년 개교한 외대부속 용인외고 설립 과정에서도 드러난다. 안 내정자는 2004년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국어와 국사를 제외한 나머지 과목을 영어로 가르치는 외국어고를 세우겠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정진곤] 3불정책 폐지 찬성, 평준화 반대

 

정 수석 또한 안 내정자가 위원장으로 있던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해 온 인사다. 그는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시절 '교육부 자문교수'란 이름이 나올 정도로 교육관료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이런 과정 속에서도 그는 참여정부보다는 한나라당의 교육기조와 비슷한 행보를 걷게 된다. 참여정부 말기인 2005년부터는 이런 모습이 더 두드러졌다. 고교등급·기부금입학·본고사를 금지한 이른바 '3불 정책' 폐지에 대해 찬성하는 한편, 고교 평준화 반대, 자립형사립고 찬성 등의 태도를 나타냈다.

 

그는 주로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 등에 쓴 기고문을 통해 이 같은 친 한나라당 교육정책론을 펼쳐왔다.

 

정 수석은 지난해 3월 5일 <위클리조선>에 쓴 '고교평준화 반대한다'는 글에서 "고교평준화 제도는 원천적으로 학교가 좋은 학생을 받아 열심히 공부시키려는 노력과 의욕을 제거해버렸다"면서 "평준화 제도에서 학교는 학교의 특성과 교육이념에 따라 원하는 학생을 선발할 수 없을 뿐더러, 교육 당국은 좋은 학교이든 나쁜 학교이든 상관없이 학생을 배정해 준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한만중 전교조 정책실장은 "국민의 요구는 이명박 교육정책의 전면 전환인데, 오히려 충실한 'MB맨'만 앉힌 모습"이라면서 "아무튼 김도연 장관과 이주호 수석의 조기퇴진이 국민 뜻을 거스른 결과임을 후임자들이 명심하고 기존 정책을 재검토하길 간곡히 바란다"고 부탁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안병만, #정진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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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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