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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취계곡 풍경 맑은 물이 비취빛을 띤다고 해서 이름붙여진 비취계곡의 모습
비취계곡 풍경맑은 물이 비취빛을 띤다고 해서 이름붙여진 비취계곡의 모습 ⓒ 이인옥


중국여행 두 번째 날, 영화 <와호장룡>의 촬영지로 유명한 비취계곡과 당월패방군을 찾았다. 비취계곡은 이름처럼 물빛이 맑고 깨끗하여 푸른 비취빛을 띠고 있었다. 시원한 물줄기가 투명한 소리를 내며 흘러내리고, 꾀꼬리처럼 맑은 새들의 노래 소리가 경쾌하게 들려오는 아름다운 계곡이다.

정인교 사랑의 약속을 상징하는 자물쇠가 정인교 난간에 주렁주렁 달려있다.
정인교사랑의 약속을 상징하는 자물쇠가 정인교 난간에 주렁주렁 달려있다. ⓒ 이인옥


비취계곡을 향해 오르다 보면 정인교를 지나게 되는데 다리 가장자리에 사랑의 자물쇠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정인교를 지나면서 얼마나 많은 연인들이 사랑을 맹세하며 행복해 했을까. 그 징표로 남아있는 자물쇠가 숱한 비바람을 견디며 녹은 슬었을지언정 사랑의 약속을 굳게 잘 지키고 있는 듯하다.

자물쇠 사랑의 약속을 담아 정인교에 걸어둔 자물쇠들
자물쇠사랑의 약속을 담아 정인교에 걸어둔 자물쇠들 ⓒ 이인옥

군데군데 웅덩이처럼 물이 고인 자리는 유난히 더 파랗게 보인다. 워낙 물이 맑고 깨끗하여 바라보는 자체로도 신선이 된 기분이다. 비취계곡이 더 빛나는 건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지키려는 중국 사람들의 저력이 보였기 때문이다. 중국 여행지를 돌다보니 크게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도 수많은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가 본받아야 할 점이 아닌가 싶다.

비취계곡 비취계곡의 아름다운 모습
비취계곡비취계곡의 아름다운 모습 ⓒ 이인옥

고온 다습한 우기에 만난 비취계곡, 그 깨끗한 물에 풍덩 뛰어들어 동심으로 돌아가 아이들처럼 물장난을 치고 싶다. 맑은 계곡을 사진으로 담으며 영화 와호장룡의 주인공이 된 기분이다.

비취계곡 맑고 푸른 물에 앉아 있으면 그대로 신선이 될것 같은 아름다운 비취계곡
비취계곡맑고 푸른 물에 앉아 있으면 그대로 신선이 될것 같은 아름다운 비취계곡 ⓒ 이인옥


비취계곡을 뒤로 하고 찾아간 곳은 당월패방군이다. 포씨가문 사람들의 집성촌으로 7개의 패방이 세워져있다. '당월패방군'의 포씨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포청천의 포씨와는 다른 성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한다.

당월패방군 포씨가문의 영예를 보여주는 패방과 민가가 있는 당월패방군
당월패방군포씨가문의 영예를 보여주는 패방과 민가가 있는 당월패방군 ⓒ 이인옥


비가 내린 후라서인지 건물이 더 눅눅해 보인다. 우리들 곁으로 바쁘게 물지게를 진 아주머니께서 지나가는데 화장실 냄새가 진동한다. 아마도 똥지게를 지고 가는 모양이다. 우리나라 60년대 모습 같다. 내 기억으로는 어렸을 때 어른들이 지게로 화장실을 퍼나르는 모습과 흡사했기 때문이다.

당월패방군 당월패방군을 관람하는 사이에 만난 화장실 퍼내는 모습
당월패방군당월패방군을 관람하는 사이에 만난 화장실 퍼내는 모습 ⓒ 이인옥


색칠을 다시 하거나 복원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옛 모습 그대로를 보존한 듯한 모습이 고풍스러우면서도 인상적이다. 만약 관광객을 위해서 새롭게 색칠을 하는 등 단장을 했다면 지금 내가 느끼는 감동과는 다른 느낌이었으리라.

패방은 남에게 모범이 되거나 공로를 세운 사람을 기념하는 기념물을 뜻한다. 우리나라로 치면 열녀문과 흡사하다고나 할까. 18세기 경 이 가문 출신의 포지도와 그의 아들 포수방이 소금을 팔아 거금을 벌었고, 그 돈으로 장강과 회하강의 제방을 축조하였으며, 건륭제가 강남을 여행할 때는 여행비용 전부를 부담했다고 한다.

이러한 그들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국가에서 열녀비를 하사하였고 그것을 바탕으로 패방을 건립하였다고 하며, 패방은 모두 7개가 있다고 한다. 명대의 것이 3개, 청대의 것이 4개로 '이는 충, 효, 절, 의, 절, 효, 충'을 상징한다고 한다.

패방에는 이 외에도 포씨 일가의 대표적인 인물을 모신 두 개의 사당(祠堂)이 있었다. 하나는 포씨관본당사 즉, 남사이고 또 다른 하나는 포씨비사 즉, 여사이다.

당월패방군 7개의 패방으로 된 당월패방군 건물 모습
당월패방군7개의 패방으로 된 당월패방군 건물 모습 ⓒ 이인옥


여사는 중국에서 유일하게 여자를 모신 사당으로 이곳에는 7개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 열녀는 노모를 잘 모셨거나, 열심히 일하여 가계를 일으켰거나, 남편이 죽은 후 목을 매달아 순절했거나, 남편이 이역에서 죽은 후 관을 옮겨와 이곳에서 장례를 치렀거나, 부모에게 효도와 공경을 다했거나, 중이 되어 순절을 지켰을 때 등에 이런 칭호를 붙인다고 한다.

남사당에는 양쪽 벽에 주희의 친필로 '節, 濂, 와 孝, 忠'가 두 글자씩 쓰여 있는데 의자에 앉아서 기념촬영도 할 수 있었다. 포씨 가문의 인물과 업적이 그림으로 그려져 있는 당월패방군 관람을 마치고 다음으로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으로 지정된 항산 풍경구로 이동하였다.

덧붙이는 글 | 유포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비취계곡#당월패방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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