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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쪽의 엄살일까, 아니면 촛불집회의 위력이 정말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일까.

 

뉴라이트학부모연합, 뉴라이트교사연합, 자유주의교육운동연합 등 13개 보수 교육단체가 오는 7월 30일 열리는 서울시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보수진영의 후보단일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만 20세 이상 시민들의 직선제로 치러지는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후보의 승리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들은 8일 오전 서울 정동 세실레스토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교조는 최근의 촛불 정국을 이용해 좌파세력들을 총 단결시켜 자신들이 내세운 주경복 예비후보의 압도적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며 "전교조나 전교조와 가까운 후보의 서울교육 장악을 저지하기 위해, 비전교조 후보의 단일화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비전교조 후보들의 단일화 방법까지 제시했다. 오는 10일과 13일 두 차례에 걸쳐 서울시민들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뒤, 가장 높은 지지를 받은 후보에게 자신들의 요구를 제안한다는 것이다.

 

보수 교육단체 "이대로는 전교조가 승리, 비전교조로 단일화 하라" 

 

서울시교육감은 '교육대통령'

서울시교육감은 ‘교육대통령’으로 불린다. 그만큼 교육계에 미치는 영향이 막강하며 엄청난 예산을 움직일 수 있는 자리다. 교육감에게는 교사와 교장의 임명권, 특목고와 자사고 인가권은 물론이고 일선 학교의 0교시와 우열반 실시 등의 권한을 갖고 있다.

 

가령, 공정택 후보가 서울시 교육감으로 당선되면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은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주경복이나 이인규 후보가 당선되면 특목고와 자사고 설립 같은 이명박 정부의 주요 교육정책은 암초에 걸릴 확률이 높다.

 

서울시교육청의 2007년 예산은 6조가 넘었다. 이는 우리나라 '제2 도시' 부산광역시의 1년 예산과 비슷한 규모다.

 

오는 7월 30일에 선출되는 교육감의 임기는 오는 2010년 6월 30일까지다. 다음 교육감은 2010년 5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때 함께 뽑는다.  

이들의 요구안은 ▲학부모와 학생의 학교 선택권 확대 ▲학교의 자율과 책임 강화 ▲교원평가와 교사의 자질 향상 ▲교육정보의 적극적 공개 등이다. 이런 요구안은 학교 자율성을 강조하는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비전교조 후보들의 단일화를 요구하는 자리인 만큼 이들은 전교조를 강한 어조로 비난했다.

 

이들은 "지난 10년간 교육을 정치선전의 도구로 전락시키고 순진무구한 학생들을 자신들의 행동전위대로 세뇌시키는데 주력해 온 전교조가 최근 국정불안을 이용해 서울의 교육을 통째로 장악하려 하고 있다"며 "전교조의 서울 교육 장악을 결코 지켜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들은 "주경복 후보의 정책에는 자립형사립고 및 특수목적고 폐지, 평준화 강과, 학생의 학교선택권 불인정 등 반시대적이고 반교육적인 정치선동구호로 가득하다"며 "서울 시민과 학부모의 입장은 무시한 채 그들만의 공약을 내놓고 자기들만의 결속을 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명희 자유주의교육운동연합 상임대표는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대해 아직 관심이 없는 시민들이 많은데, 투표율이 낮으면 서울시민들의 의견과 다른 후보(전교조 후보)가 당선될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서울시 교육이 파탄날 것"이라고 말했다.

 

촛불집회로 관심 높아지는 교육감 선거

 

이처럼 보수진영 쪽에서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건 최근 촛불집회에서 "교육감 선거에서 미친교육을 심판하자"는 구호가 자주 등장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시교육감 선거는 아직 시민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촛불집회에서는 주요 이슈로 종종 등장했다.

 

영어 몰입교육과 학교 자율화 조치 등으로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은 초기부터 사회적 논란을 불어왔다. 여기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문화제가 장기화되면서 서울시교육감 선거는 진보 대 보수의 대결 구도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현재까지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예비후보는 총 9명이다. 공정택 현 서울시교육감, 박장옥 전 동대부고 교장, 이규석 전 서울고 교장, 김성동 전 경일대 총장, 이영만 전 경기고 교장, 이인규 아름다운학교운동본부 상임대표, 주경복 건국대 교수, 행정사 사무소 대표로 알려진 장희철, 조창섭 서울대 명예교수가 그들이다.

 

이들 가운데 7명의 후보는 보수 성향으로 이명박 정부의 학교 자율화 추진 계획에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물론 각론에서는 조금씩 온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중 공정택 후보는 현직 서울시교육감을 맡고 있어 가장 '친MB'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 후보는 지난 5월 "촛불집회에 참석하는 중고교생들을 전교조가 배후조종 하고 있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반면 이인규, 주경복 후보는 진보계열로 분류된다. 특히 주경복 후보는 전교조와 민주노총, 그리고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등 시민사회단체의 지지를 받고 있다.

 

서울시교육감은 '교육대통령'... 현재 9명 출사표

 

이인규 후보는 '반 이명박, 비전교조'를 외치고 있어 주경복 후보와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다.

 

이런 구도 속에서 보수진영에는 교육감 '현역 프리미엄'이 있는 공정택 후보가, 진보진영에서는 주경복 후보가 강세를 보일 것이란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아직 본격적인 선거 운동이 시작되지 않았고, 시민들의 관심도 적은 상황. 하지만 전문가들은 촛불집회 이후, 혹은 그 한복판에서 열리는 선거이기 때문에 시민들의 관심이 차츰 높아질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교육대통령'을 향한 대결은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태그:#서울시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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