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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0일) 18대 국회가 우여곡절 끝에 개원했다. 또 국회의장으로 한나라당 김형오 의원을 선출했다. 그 어느 국회보다 여야 책임이 무거운 국회임에 틀림없다. 지금 대다수 국민들로부터 대통령 뿐만 아니라 국회의원들도 신뢰를 잃은 상태다. 국민들 사이에 대의민주주의 자체마저 회의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그만큼 이번 18대 국회가 해야할 일들이 많다. 지난 두 달여 촛불이 국회를 대신해 이명박 정부를 상대로 '길거리 정치'를 해 왔다. 국민건강을 팽개친 이명박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졸속 협상에 저항했고, 버티기로 일관하던 정부가 결국에는 쇠고기 협상대표를 미국에 보내도록 했다.

 

그럼에도 아직도 촛불은 목말라 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민심과의 소통을 거부하고 독선적인 태도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제 국회가 나서야 할 때다. 여당인 한나라당도 이명박 대통령을 설득하고, 국회에서 더욱 강하게 지적해야 한다. 지금까지 한나라당이 보여준 태도에 촛불 든 민심이 많은 기대를 할 수 있는 실정은 물론 아니다.

 

그래서 민주당 등 야당의 역할이 더 주목된다. 여대야소 국회에서 야당도 힘이 벅찰 것이 뻔하다. 하지만 촛불 든 민심의 힘을 믿고 헤쳐나가야 한다. 뿐만 아니라 야당을 대신해서 두 달여 국민건강권과 정부의 실정에 맞서 온 촛불에 마땅하게 보답도 해야 한다.

 

이번 18대 국회가 촛불 든 성난 민심을 풀기 위해서 최소한 몇 가지를 꼭 관철시켜야 한다.

 

첫째, 당장 미국산 쇠고기 협상 국정조사부터 꼼꼼히 해야한다. 국민들이 궁금해 하는 쇠고기협상 과정의 문제점을 상세히 밝혀야 한다.

 

둘째, 집시법의 전면적인 개정도 서둘러야 한다. 집시법 10조 야간집회 금지 등 위헌적 조항부터 삭제해야 한다.

 

셋째, 평화적 촛불집회에 대해서 80년대식 불법폭력진압사태를 일으키고 묵인, 방조한 어청수 경찰청장의 사퇴를 관철시켜야 한다. 이는 군홧발과 방패에 상처받은 촛불 든 민심을 달래는 최소한의 조치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넷째, 촛불배후세력을 끝까지 추적하겠다는 등 김경한 법무부 장관과 임채진 검찰총장의  엄포수사 지시와, 최근 촛불과 '조중동' 불매운동에 대한 검찰의 상식이하의 수사에 대해서도 따지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 덧붙여 터무니 없이 경찰과 검찰의 수사를 받아 구속수배된 사람 등 촛불 관련자들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한 가지 더 야당인 민주당에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 아직까지 촛불 든 민심이 이명박 정부로부터 거부당하고 있다. 그래서 촛불은 계속되야 한다는 주장도 많이 있다. 국회 개원으로 할 일도 많이 있겠지만, 이제 두 달여 야당을 대신해서 촛불 든 국민들을 쉬게 하고, 민주당 의원들이 돌아가며 청와대 앞과 서울광장 앞에서 촛불을 들어주기 바란다.

 

1인 시위를 해 주었으면 한다. 이번 18대 국회에는 등원하지 못했지만, 지난 17대 국회에서 국민들의 사랑으로 쉽게 국회의원 배지를 받았던 전 국회의원들도 1인 시위에 동참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국회 등원'과 당분간 '국회의원 1인시위'를 병행함으로써 촛불 계속 들고자하는 민심도 헤아리고, 국회 등원을 거부하는 민주당 내 의견도 일정 부분 수렴해 갔으면 한다.

 

이렇게 국회 밖에서 촛불 민심과 끈을 놓지 않을 때, 비로소 촛불 든 민심이 일상으로 안심하고 돌아갈 수 있고 또 민주당도 살 수 있다. 이런 모습을 보일 때 촛불든 국민 뿐 아니라 마음은 항상 촛불과 함께 해온 국민들이 민주당에 힘이 되어 줄 것이다.

 

18대 국회가 개원한 이상 그 어느때보다 민주당 등 야당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크다. 특히 두 달여 촛불 든 민심의 뜻을 저버리지 않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 남경국 기자는 독일 쾰른대학교 국가철학 및 법정책 연구소 객원연구원입니다.


태그:#18대 국회, #국회의원1인시위, #촛불, #대의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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