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문부과학성이 14일 중학교 새 학습지도요령 사회과 해설서에 "독도가 일본의 영토"라는 내용을 명기한 것이 알려지면서 그동안 독도 문제와 관련해 활동해 온 시민사회단체들은 "일본의 침략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한국 정부가 일본의 계속된 도발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언제까지 일본의 도발에 일희일비할 것인가"
김점구 독도수호대 사무국장은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한국정부와 민간단체는 해설서에 독도가 명기될 경우 한일관계가 최악에 이를 수 있다는 입장을 충분히 전달했음에도 해설서 독도 명기를 강행한 것은 한국과 전면전도 불사하겠다는 도전"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나 김 사무국장은 "지난 2005년 2월 시마네현이 '다케시마(죽도)의 날'을 제정했을 때는 그 반발이 그해 7~8월까지 갔지만 이번은 얼마나 갈지 모르겠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그는 "일본은 이번 사태로 인해 우리가 어떻게 나올지 미리 준비를 하고 있었을 것인데 우리는 그에 대비해 진지를 구축하고 탄약을 비축하는 등의 준비를 하지 않았다"며 그동안 정부가 일본의 도발에 대해 진지하게 준비하지 않았음을 비판했다.
김 사무국장은 "예를 들어 국가보훈처 홈페이지 게시판에 독도와 관련한 글을 올릴 수 없도록 한 것은 지금 현재 정부 관계자들의 독도 인식이 얼마나 낮은지 알 수 있게 한다"며 "언제까지 정부는 일본의 도발에 일희일비할 것인가"고 한탄하기도 했다.
더불어 "일본이 독도 문제와 관련해 가이드 라인을 정하고 경중을 달리 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기 때문에 우리 정부도 이제 독도 문제에 대해 종합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 일본 도발에 침묵·무대응으로 일관했다"
남상기 독도본부 사무국장도 "일본이 외무성 홈페이지에 독도를 일본 영토로 표시하고, 방위성이나 해상보안청 등에서 자신들의 업무 관할수역에 독도를 포함시킨 지 오래"라며 "정부는 일본의 도발에 침묵하거나 회피하고 무대응으로 일관해 왔다"고 비판했다.
남 사무국장은 정부의 대표적인 실책으로 지난 1999년 체결된 한일어업협정을 들었다.
"한일어업협정은 독도주변의 해양경계선 문제를 다루는 영유권 협정이다. 이 협정 15조 '이 협정의 어떠한 규정도 어업에 관한 사항 외의 국제법상 문제에 관한 각 체약국의 입장을 해하는 것으로 간주되어서는 안 된다'에 따르면 한일 양국은 독도 영유권에 대한 서로의 주장을 존중하기로 돼 있다. 결국 독도에 대해 한일 양국이 대등한 권리를 가졌다는 것으로 조약으로 서로 인정한 꼴이다."
남 사무국장은 "결국 방법은 일본의 전략에 대해 우리도 종합적인 대책을 세워 대응하는 수밖에 없다"며 "우선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독도를 방문해 한국 영토임을 선언하거나, 독도 위기를 처리할 전담부서를 외교부에 우선 설치하는 방안 등을 고민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가 문 열어준 꼴... 대일 외교정책 전면 검토"
이신철 아시아평화와 역사교육연대 공동운영위원장은 "1차적 잘못은 분명 일본에 있지만 왜 하필 이 시점에 일본이 독도영유권을 교과 해설서에 명시하려고 했는지 봐야 할 필요가 있다"며 이명박 정부의 외교적 실책을 지적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일본의 야욕을 억누를 수 있는 외교력을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너무 의욕적으로 과거사 문제 대신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지향하면서 한일관계 복원을 급속하게 진행했고, 권철현 주일대사 역시 독도문제를 가볍게 언급하는 등 일본이 치고 들어올 수 있는 문을 열어준 측면이 있다."
더불어 이 위원장은 "주일대사소환·성명발표 등은 이미 사용한 바 있던 카드인데 일본은 이미 그를 통해 이 정도면 감내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을 것"이라며 "이번 기회에 대일 외교정책에 대해 전면적 재검토 등 더 강경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번 조치가 학생들에게 일본 우익의 생각을 전파하기 위한 조치이기 때문에 일본 내 시민사회 단체들과 협력해 적극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추후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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