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반딧불이 성충의 발광
 반딧불이 성충의 발광
ⓒ 울산시

관련사진보기


지난 1962년 박정희 정권이 울산을 공업특정지구로 지정한 이후 울산은 급속한 산업화를 이루게 된다.

70년대부터 울산에서 공무원 생활을 했던 최순곤(56)씨는 "남구에 있는 시청사에서 하얀 와이셔츠를 입고 출근을 하면 퇴근 때에는 옷깃이 검게 변했다"고 말했다. 산업화에 따른 공해도시 반대급부가 따라왔다는 것을 상징하는 말이다.

공업특정지구 지정 이전 울산은 그야말로 천혜의 자연 경관을 가진 도시였다고 한다. 동구 앞바다는 고운 모래와 동해안 절경이 장관을 이뤘고, 울주군 바닷가는 풍광이 아름다운 조용한 어촌 마을이었다.

산업화로 동구 해안가에는 세계 최대의 조선소가, 울주군 어촌에는 국내 최대의 화학단지가 들어섰다. 70~80년대 굴뚝에서 검은 연기가 점점 거세게 뿜어지면서 산업화는 절정으로 치달았고, 울산은 공해도시로 낙인이 찍혔다. 생태식물이 사라지자 동물도 덩달아 사라지기 시작했다. 꼬리명주나비와 반딧불이가 그 좋은 예다.

울산은 1990년대 말부터 생태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뼈를 깎는 노력을 하게 된다. 공장의 공해기준을 엄격히 하고 이를 어기면 강한 처벌이 내려졌다. 전 시민적인 환경복원 운동이 일어났다. 죽음의 강에서 2000년 대 들어 생명의 강으로 변해 연어와 수달이 돌아온 태화강이 그 좋은 본보기다. 지금 울산에서는 꼬리명주나비와 반딧불이 복원 사업이 한창이다.

꼬리명주나비
한국, 중국, 아무르, 연해주에 분포하며 수컷은 흰바탕에 검은 띠무늬나 점, 암컷은 흑갈색 바탕에 감황색 띠무늬를 띠고 있다. 암수 모두 뒷날개 뒤쪽에 붉은띠와 2~3개의 푸른점이 있고 앞날개 길이는 25~36mm다. 개울이나 강가의 풀숲에서 흔히 볼 수 있고 주로 쥐방울덩굴을 먹고 산다.

우리나라 고유토착종으로 급속한 도시화와 공해로 먹이인 쥐방울덩굴의 서식지가 파괴 되면서 함께 사라졌다 지난 1980년대 일본인이 알을 채집해 일본에서 증식에 성공, 지금은 일본토착종이라 주장하고 있다.

울산 척과천에서 찍힌 꼬리명주나비 수컷
 울산 척과천에서 찍힌 꼬리명주나비 수컷
ⓒ 울산시

관련사진보기



꼬리명주나비 암컷
 꼬리명주나비 암컷
ⓒ 울산시

관련사진보기



울산시는 2000년대 들어 '울산권 생물종 보전, 복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총 사업비 2억1700만원(시비 7000만원, 민간 1억4700만원)을 들여 급속한 도시화 과정에서 사라져간 꼬리명주나비와 반딧불이 등의 복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

울산시는 꼬리명주나비 복원사업을 현대자동차와 공동으로 지난 2005년부터 추진하면서 자연 서식지를 조성, 2007년부터 서식지에서 자연 상태의 성충 기르기에 성공했다. 지금 울산 외곽에서는 매년 4월~9월 성충을 관찰할 수 있다.

울산시는 꼬리명주나비 보전 복원을 위해 태화강 생태공원(264㎡), 문수체육공원(92㎡), 회야댐(132㎡), 척과천(990㎡), 울산대공원(102㎡) 등 5개소에 총 1580㎡ 규모의 자연서식지를 조성했다.

또 꼬리명주나비의 애벌레 먹이식물인 식초식물(쥐방울덩굴 등) 6000주를 심어 먹이로 삼도록 하고 있다. 

울산시에 따르면 현재 집중 관리하고 있는 태화강 생태공원 서식지에는 꼬리명주 나비의 전 변태과정(알→애벌레→번데기→성충)을 볼 수 있으며 7월부터 오는 9월 말까지는 하루 평균 30마리의 꼬리명주나비를 지속 관찰할 수 있다.  

반딧불이 복원도 한창이다. 지난 2006년 부터 울산시교육청 소속인 들꽃학습원과 공동으로 반딧불이 복원사업을 추진, 자체배양 기술 획득을 통해 성충 기르기에 성공했고 매년 6월중 10일 정도 성충을 관찰할 수 있다.

반딧불이
청정지역에만 서식하는 환경지표종으로 전 세계적으로 2100여종이 서식하며 발광을 하는 종은 극소수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울산지역에는 애반딧불이, 파파리반딧불이, 늦반딧불이 3종이 울주군 석남사 일원, 범서 척과, 천상본동 등에서 발견되고 있으나 서식 개체수 및 서식지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관찰되고 있다.

먹이인 다슬기가 청정지역에만 서식하는 특성 때문에 산업화되면서 사라졌으나 청정지역의 대표적 환경곤충으로 인식되면서 여러 지역에서 복원을 추진하고 있다.

애반딧불이성충
 애반딧불이성충
ⓒ 울산시

관련사진보기



반딧불이 복원을 위해 들꽃학습원에 지난 2007년 2월 반딧불이 생태관(198㎡)을 조성, 배양실(20㎡)에서 반딧불이 배양에 본격 착수해 지난 6월 반딧불이 성충 1000마리의 부화에 성공했다.

지난 6월 20~24일 '반딧불이 시민체험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울산시는 반딧불이 생태학교를 운영하고 반딧불이 날리기 행사도 열었다.  

울산시 환경정책과 담당자는 "올해 반딧불이 체험행사 참가자의 70% 가량이 반딧불이를 처음 봤다고 하더라"며 "시민들의 관심이 높은 만큼 앞으로 반딧불이 배양능력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오는 2009년에는 5000마리로 불려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울산시는 내년에는 울산대공원에서 반딧불이를 주 테마로 하는 곤충체험행사를 열고, 현재 추진 중인 꼬리명주나비와 반딧불이 복원사업의 지속적인 추진과 더불어 붉은점모시나비, 납자루 등 고유 생물종 보전․복원사업의 확대 추진도 적극 검토키로 했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생태도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