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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가 지난 5월부터 한 달에 한 번 아침 일찍 공무원을 동원해 기초질서캠페인을 벌이자, 공무원 내부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민 계도를 위해 공무원을 강제 동원하는 1980~90년대식 전형적인 전시행정이며 구시대적 발상이라는 것이다. 특히 동원된 공무원들에게 시간외 수당과 식사비를 지급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반면, 시는 2009년 인천도시축전과 2014년 아시안게임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시민의식 성장은 꼭 필요한 것이고, 이를 위해 공무원이 앞장서야 하는 것은 당연하며 시 공무원뿐 아니라 경찰공무원, 시민들도 자율적으로 참여하고 있기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시와 부평구에 따르면, 시는 지난 5월부터 매월 첫째 주 금요일 오전 7시 30분에 시 산하 기관의 공무원을 동원해 관할 경찰서, 자생단체들과 함께 '범시민 기초생활질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공무원 동원 캠페인이 시작된 지난 5월에는 전체 공무원 1만여 명이 총 동원됐으며, 가장 최근 열린 7월 4일에는 시민·경찰·행정공무원 등 2만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시 소속 행정공무원은 6500여 명이 참가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시는 3개월 동안 전체 공무원의 60~70%가 참가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참가자들에게는 시간외 수당이 지급되며 아침 식사비는 각 자치구·군의 부서별 예산으로 집행한다.

 

시는 군·구에 지침 공문 하달 시 자율성을 강조했다고 하지만, 일선 공무원 사이에선 사실 상 강제 동원이라며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또한 바쁜 출근시간에 지나가는 시민들이 홍보물도 받지 않고 무관심한 데 캠페인이 과연 시민들을 계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이미 실패한 대회로 시민단체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는 인천세계도시축전을 함께 홍보하라는 것은 안상수 인천시장의 업적 홍보를 위한 역할만 하게 되는 것은 아니냐는 반발도 있다.

 

실제 부평구에서 캠페인 진행 시 시민들에게 나눠준 홍보물 내용의 절반 이상은 세계도시축전과 아시안게임의 업적과 기대 효과 등을 홍보하는 내용이 차지하고 있다. 물론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서는 시민들의 기초질서 생활화가 필요하다는 내용과 기초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는 강력 단속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긴 하다. 하지만 이 홍보물을 나눠주는 것 자체가 기초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박준복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인천지역본부 부평구지부장은 "누가 캠페인에 나오는지 체크가 되고 있고, 분명 이 사항이 근무평가 등에 반영될 텐데 사실상 강제동원 아니겠느냐"며 "캠페인을 위한 예산 집행은 과연 누구를 위한 예산 집행인지 모르겠다, 21세기 민주화시대에 구시대적인 관 주도의 일방적 주민 참여 지시 행정과 공무원 동원 행태는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 자치행정담당 관계자는 "세계적인 대회의 성공을 위해 경찰과 시민, 자생단체들이 함께 참여하는 캠페인에 대해 구시대적인 발상이라는 것은 맞지 않고, 하급기관의 협조 공문에는 자율적 참여를 강조했다"며 "초기에만 공무원들이 많이 참여하고 시민들의 의식이 어느 정도 성장했다고 판단이 되면 그 이후에는 자발적인 시민운동으로 주도할 것이기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린 내용입니다.


태그:#인천, #기초질서생활화, #도시축전, #아시안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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