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사)국제키와니스 빛고을 클럽 봉사회원 12명이 김강희, 김일순 할머니, 김규환 두 어린이들과 함께 식사하면서 정담을 나누고 있다.
 (사)국제키와니스 빛고을 클럽 봉사회원 12명이 김강희, 김일순 할머니, 김규환 두 어린이들과 함께 식사하면서 정담을 나누고 있다.
ⓒ 오승준

관련사진보기


"살고 있는 집이 곧 도로로 뜯겨 들어간다 하니, 가슴이 벌렁 벌렁하여 잠도 오지 않습니다. 입이 다 데어서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불쌍합니다."

두 아이들과 함께 살고 있는 독거노인 김일순 할머니(73)의 말이다. 서구 화정동 000번지에 살고 있는 김 할머니의 사연은 이렇다. 김 할머니가 살고 있는 현 주거지는 아들 김영수(가명)씨가 모 제약 회사 근무시 대출을 많이 받아 부채상환을 위해 동네 주민 황모씨에게 매각하였다. 대신 할머니네 형편이 풀릴 때까지 무료로 이 집에서 살기로 하였다.

그러나 현 주거지가 재개발 주택단지로 편입되면서, 집 주인이 보상금을 받고, 집을 팔아 곧 헐리게 되자, 김 할머니와 두 아이들은 꼼짝없이 거리로 나 앉게 되었다.

제약회사에 영업사원으로 근무하던 아들은 의약 분쟁 파동으로 약국에 공급한 약품 대금이 제대로 수금되지 않고, 회사 내의 과다한 실적 압박 등으로 대출을 받아 많은 채무를 안게 되자, 회사를 그만두고 아이들의 엄마와 이혼한 후 채권자들의 빚 독촉에 시달려 집을 나가 지금까지 소재불명이다. 할아버지도 5년 전에 먼저 좋은 세상으로 가셨다. 아이들 엄마도 연락두절 상태다.

(사)국제키와니스 빛고을 클럽 최동식 회장이 김일순 할머니께 금일봉과 함께 장학증서를 전달하고 있다.
 (사)국제키와니스 빛고을 클럽 최동식 회장이 김일순 할머니께 금일봉과 함께 장학증서를 전달하고 있다.
ⓒ 오승준

관련사진보기


김일순 할머니는 손자 김규환(초등 6), 손녀 김강희(초등 1) 두 아이들을 키우고, 뒷바라지 하면서 살고 있다. 그러나 특별한 소득이 없어 국가에서 나오는 국민기초생활수급자 혜택(월 80만원 정도)만으로 어려운 삶을 꾸려 나가고 있다.  

특별한 소득이 없고 몸이 편찮은 할머니의 입장에서는 두 아이들을 키우기가 너무나 벅찬 실정이다. 학원은커녕, 학교 급식비도 낼 수 없는 처지다. 주변에서 이들의 딱한 사정을 알고 조금씩 도움을 주고는 있으나, 부정기적이고 금액도 소액이어서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다행인 것은 이들의 딱한 사정을 알고서 아이들 학교의 강영돈 선생님이 동사무소에 이들의 사정을 알려 기초생활수급자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 그나마 형편이 조금 나아졌다.

또한 강선생은 규환이가 급식비를 내지 못하자, 학교 씨름부 아이들에게는 급식비가 면제된다는 학교 규정을 알고, 규환이에게 씨름부 입단을 권유하여, 씨름을 배우게 하였다. 할머니는 강 선생에 대한 고마움을 눈물로 대신하였다.

너무나  착하고 귀엽고 예쁜 김강희 어린이.
 너무나 착하고 귀엽고 예쁜 김강희 어린이.
ⓒ 오승준

관련사진보기


현재 김 할머니 네에 가장 필요한 것은 집이 뜯겼을 때 이사 가서 거주해야 할 집이다. 동사무소에 영세민 아파트를 신청해 놓은 상태이나, 대기자로서 언제 기회가 올지 모를 형편이다.

김 할머니와 두 아이들의 딱한 사정을 알게 된 어린이 봉사단체인 국제키와니스 빛고을 클럽 임원 12명이 14일 화정동 모 식당에서 이들과 자리를 함께 했다. 봉사회원들은 두 아이들과 자매결연을 맺고, 식사하면서 가족 같은 정 듬뿍 나누어 주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기로 했다.

아이들이 너무 착하고 예쁘고 영리하게 생겼다고 봉사 회원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특히 강희 어린이는 초등학교 1학년 답지 않게 조숙한 말 주변과 귀여운 표정으로 애교 넘치는 행동을 보여 참석자 모두를 감동시켰다. 그 덕분에 강희 어린이는 서로 욕심내는 봉사회원들에게서 상당한 소득(?)을 용돈으로 선물 받았다.

먼저 (사)국제키와니스 빛고을클럽 최동식 회장이 금일봉과 회원들을 대표하여 아이들에게 매달 소정의 장학금을 지급할 장학증서를 전달했다. 또한 추인식 차기 회장이 강희·규환 두 어린이의 피아노 강습비를 지원하기로 하였고, 고경애 부회장과 윤송례 감사, 박계수 이사도 정기적인 김장김치, 식사 제공 등으로 멘토 역할을 자처 하고 나섰다.

김 할머니와 두 아이들은 눈물을 글썽이며, 감사의 인사를 수없이 반복했다. 특히 강희 어린이와 규환이는 천진난만한 얼굴로 자신들에게 봉사를 자청한 회원들에게 해맑은 웃음과 밝은 표정으로 고마움을 한껏  표시했다. '작은 봉사 큰 기쁨'의 아름다운 만남이었다.

(사)국제키와니스 빛고을클럽 봉사회원들이 김강희, 김규환  두 어린이와 결연을 맺고, 지속적인 도움을 주기로 하였다.
 (사)국제키와니스 빛고을클럽 봉사회원들이 김강희, 김규환 두 어린이와 결연을 맺고, 지속적인 도움을 주기로 하였다.
ⓒ 오승준

관련사진보기

덧붙이는 글 | 김 할머니와 두 아이들을 후원하고자 하는 분은 화정4동 사회복지담당자나, 전화 062-372-7097로 연락 바랍니다.



태그:#지원봉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국가와 국민을 위한 봉사자인 공무원으로서, 또 문학을 사랑하는 시인과 불우한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것을 또 다른 삶의 즐거움으로 알고 사는 청소년선도위원으로서 지역발전과 이웃을 위한 사랑나눔과 아름다운 일들을 찾아 알리고 싶어 기자회원으로 가입했습니다. 우리 지역사회에서 일어나는 아기자기한 일, 시정소식, 미담사례, 자원봉사 활동, 체험사례 등 밝고 가치있는 기사들을 취재하여 올리고 싶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