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중학교 사회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독도 영유권을 주장한 가운데, 경남 마산시의회(의장 노판식)가 오는 22~24일 사이 울릉도를 거쳐 독도를 방문해 일본을 규탄하는 결의문을 발표한다. 하지만 굳이 독도까지 가야 하느냐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마산시의회는 2005년 일본 시마네(島根)현의회에서 '다케시마의 날' 조례를 제정하자 거기에 맞서 '대마도의 날' 조례를 제정해 해마다 강연회 등의 행사를 열어오고 있다. 이 가운데 이번에 독도 영유권 표현 문제가 불거지자 마산시의회는 지난 14일 의원 명의의 성명서를 통해 일본 정부를 규탄하기도 했다.
노판식 의장은 16일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상임위원장과 다선 의원들이 모여 논의를 했다"며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은 대한민국의 주권을 훼손하는 행위로 의회 차원에서 결연한 의지를 보이기 위해 독도를 방문해 결의문을 발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마산시의회는 당초 21일부터 25일까지 임시회를 열기로 했다. 마산시의회는 22~24일 사이 독도를 방문할 경우 임시회 회기를 29일까지 늘릴 예정이다. 독도 방문에 드는 비용은 시의회 예산으로 충당할 예정이다.
노판식 의장은 "시의원들은 해외선진지견학이나 국내여행과 관련한 예산이 배정되어 있는데, 그 예산을 독도 방문에 드는 비용으로 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산시의회가 대마도의 날 조례를 제정한 탓에 이번 독도 문제로 인해 전국적으로 마산에서 어떤 움직임을 보이는지에 대해 관심이 높다"면서 "지방의회가 그렇게 한다고 해서 일본 정부에 영향을 주겠느냐는 말도 있지만 그렇게라도 하면 국민한테 위안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송순호 마산시의원(민주노동당)은 "비용문제도 있고, 시기적으로도 적절하지 않으며, 굳이 독도에까지 가서 입장을 발표해야 하느냐는 의문이 든다"면서 "18일 의회 운영위원회 때 반대 의견을 개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유묵 마산창원진해참여자치연대 사무처장은 "지금 국면에서 지방의회도 나서서 일본 정부의 태도를 비판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보지만, 너무 즉흥적이고 이벤트 행사처럼 하는 것은 문제다"면서 "오히려 냉정함을 찾아야 하며, 평상시에 일본이 저렇게 나오지 않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문순규 마산진보연합 집행위원장은 "일본에 대해서는 국회나 정당 차원에서도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과연 지방의회가 독도에까지 가서 그렇게 해야 하느냐는 지적을 할 수 있겠느냐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하지만 비용문제를 떠나 넓은 의미에서 지방의회라도 독도에 가서 의사표현을 하는 것도 괜찮다고 본다"고 말했다.
차윤재 마산YMCA 사무총장은 "독도에 가서 입장을 내는 것은 크게 문제가 없다고 보는데 시의회에서 의원들이 함께 논의하는 속에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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