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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놀토에 아이들과 함께 대구시티투어를 하고 돌아왔습니다. 처음에 시티투어를 가자고 했을 때 아이들의 반응은 "대구에 볼 게 어디 있다고 가요?" 하며 냉랭한 반응이었습니다.
 
우리가 갈 시티투어코스는 경주 최씨 종가 옻골 마을과 도동측백수림 그리고 구암팜스테이 '문패만들기' 체험 코스였습니다. 십 수년 대구에 살고 있는 나도 한 번 가본 적 없는 코스였습니다. 하지만 그러기에 더 가보자는 생각에 아이들을 설득하여 대구관광정보센터로 향했습니다.
 

대구시티투어 버스를 타고 우리가 제일 처음 간 곳은 '경주 최씨 종가 옻골 마을'. 경주 최씨 칠계파 후손들의 집성촌입니다.

 

 
시냇가에 옻나무가 많아서 칠계(=옻골)마을이라고 불린다고 합니다. 3년 전부터 대구시에서 마을 일대를 전통 관광체험 장소로 이용하기 위해 옛 모습을 많이 복원시켰다고 합니다.
 
그저 옛날 가옥 구경하는 일이 될 수도 있겠지만 이왕 복원시키는 거 서울의 북촌 한옥마을처럼 대구도 옻골마을을 한옥마을로 테마타운화 시켜 아이들의 전통 체험학습 장으로 삼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하며 다음 코스인 도동 측백수림으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도동 측백수림은 대구시 동구 도동에 있는 자생적 측백나무 군락지로 1962년 천연기념물 1호로 지정되었다고 합니다. 대구의 도동 측백수림이 갖는 의미는 이 측백수림이 바로 측백나무의 남방한계선이라고 합니다. 대구 도동보다 더 아래 지역에선 측백나무가 발견이 안 된다고 하네요. 도동 측백수림은 낭떠러지에 군락하고 있어서 사람들 접근이 어려워서 보존 상태도 양호하고 나무의 향이 강해 모기나 해충이 없다고 합니다.
 
문화유산해설사의 설명을 들은 아이들은 저마다 낭떠러지에 군락하고 있는 측백수림을 신기한 듯 쳐다보았습니다. 나도 말로만 듣던 측백수림을 실제로 보니 그 군락지의 규모와 자생력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내 고장에 대해서 너무 모르고 있었고 무관심했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마지막 코스로 우리가 간 곳은 구암 팜스테이라는 곳인데 말하자면 농촌체험마을입니다. 염색체험도 할 수 있고 도자기 만들기, 나무 공예 체험, 곤충 체험 학습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입니다.
 
우리는 나무로 '문패만들기' 체험을 하였습니다. 잘 다듬어놓은 하트모양과 뼈다귀 모양 두 개를 준비했습니다. 아크릴 물감으로 각자 쓰고 싶은 글을 쓰고 글씨를 말립니다. 글씨가 다 마르고 나면 나무 주위를 꾸며 주는 일을 하는데 알록달록 예쁜 색상으로 저마다 개성있게 꾸미기 시작합니다.
 
 
아이들은 제 손에 결과물이 번듯하게 있어야 좋은가 봅니다. 그간 별 내색도 않더니 문패 하나 만들고나서는 아주 뿌듯해합니다. '행복'이 뭔지 아는지 모르는지 두 녀석 다 문패에 '행복'이라는 흔하지만 가장 소중한 단어를 적었네요.
 
"오늘 행복했어?"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아이들에게 물었습니다.
 
"응. 무지 행복했어. 재미있었어."
 
처음엔 재미없어도 끝 마무리가 재미있으면 다 재미있는 것처럼 여겨지는 건 아이들이나 어른이나 별반 다르지 않는 것 같습니다. 대구시티투어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아이들이나 나나 마음 속에 작지만 풍성한 '행복' 하나 가득 안고 돌아왔습니다.
 
이번 여름, 아이들과 함께 내 고장에 대해서도 알아보고 체험 학습도 해보는 내고장 시티투어 한 번 떠나보는 게 어떨까요?

덧붙이는 글 | 대구시티투어버스는 올 7월 4일부터 팔공산순환코스를 신설, 매일 오전 10시~5시까지(월요일은 휴무) 동대구역-봉무공원-구암팜스테이-갓바위-방짜유기박물관-동화사를 거쳐 운행한다. 요금은 성인 5,000원 아동및청소년 3,000원이며 관광지 입장료와 식사비와 체험비는 개별 부담해야 한다. 


태그:#시티투어, #구암팜스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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