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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 사장'을 막으려는 전국언론노조 YTN지부 조합원들의 출근저지투쟁이 시작된 18일 오전 조합원들은 사장실 문을 나무 합판으로 막아 '구본홍 사장 반대' 뜻을 확실히 밝혔다.

 

조합원 100여 명은 이날 오전 6시 30분께부터 본사 1층 로비에 모여 구본홍 사장 출근 저지에 나섰다. YTN 계약직 직원과 차장급 간부까지도 동참했다. 김인규 YTN노조 사무국장은 "정문과 후문, 그리고 지하 주차장 출입구를 조합원들이 막고 서서 구본홍씨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구본홍 사장은 이날 내내 YTN에 들어오지 못했다.

 

나무합판으로 사장실 폐쇄... 경영진에 대한 항의도 이어가

 

이날 조합원들은 '구본홍 사장 반대' 뜻을 보여주기 위해 오전 9시 50분께 나무합판 2개를 X자로 겹쳐 사장실 문을 못으로 박았다.

 

현덕수 전 지부장은 "구본홍씨는 결코 YTN에 한 발짝도 들여놓을 수 없다는 노조의 의지 표명"이라며 "주총결과에 대한 조합원들의 분노가 오늘부터 시작된 출근저지투쟁의 강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오전 9시 40분께는 조합원들이 본사 경영기획실과 보도국장실 앞에서 "날치기 주주총회 통과에 책임을 질 것"을 요구하며 항의 집회를 했다.

 

김인규 사무국장은 "실질적으로 불법 주총의 전 과정을 기획한 경영기획실과 공정보도 논란에 휩싸여 있는 보도국장에 대해 강한 항의의 뜻을 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현덕수 전 지부장은 회사 경영진들에 대한 조합원들의 분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주총 진행이 불법·폭압적으로 이뤄졌다. 다름 아닌 같은 회사의 동료와 선후배와 관련된 일인데 이토록 강압적으로 주총을 진행했다. 조합원 한사람은 뇌진탕 진단을 받았고, 다른 조합원은 코뼈가 내려앉았다. 도대체 회사 구성원들끼리 이럴 수 있느냐. 폭압적 주총 운영의 책임자인 진상옥 경영기획실장은 사퇴해야 한다.

 

홍상표 보도국장도 마찬가지다. 그는 보도와 경영의 분리를 책임질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주총장에 나타나 앉아 있었다. 보도국 수장이 주총장에 위치하는 것만으로도 보도와 경영의 분리 원칙에 위배된다. 주총을 막고자 노력하는 후배들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보도국의 보루를 책임질 사람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을 했다." 

 

경영진들에 대한 조합원들의 항의에 대해 홍상표 보도국장은 "조합원들이 말하는 회사에 대한 충정은 이해한다"라며 "그러나 노조에 노조의 역할이 있듯, 나는 회사 간부로서의 역할을 다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사실 마음 같아서는 1초도 이 자리에 앉아 있고 싶지 않은 심정"이라며 "사퇴문제는 차후 인사권자와 논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상옥 경영기획실장은 이와 관련해 아무런 의견도 말하지 않았다.

 

 

"결국 질긴 놈이 이길 것"

 

YTN조합원들은 이날 오전 10시께 '출근저지투쟁'을 마치고 각자 현업으로 돌아간 뒤 다음 주 월요일인 21일부터 또다시 '낙하산 저지' 투쟁에 돌입할 예정이다. 노조는 '사측의 불법 주총 운영'에 대한 법적 대응과 경영기획실장과 보도국장의 책임 추궁을 위한 활동도 병행할 계획이다.

 

익명을 요구한 15년차 카메라 기자 조합원은 "주총 통과를 계기로 직원들의 결집력이 더욱 단단해졌다. 반신반의하던 직원들까지 MB의 최측근 낙하산 인사가 오면 안 되겠다는 명분이 확실하게 선 것 같다"며 "결국 질긴 놈이 이길 것이다. 구본홍이 출근을 하겠지만 우리가 계속 저지하다 보면 사장 본인도, 청와대도 분명 다른 생각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회사를 15년 다녔지만 모든 직군의 직원들이 이렇게 하나로 뭉친 것은 처음 본다"며 "다음 주 월요일 다시 낙하산이 내려온다고 한다면 오늘보다 더 많은 조합원들이 동참해 힘을 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그:#구본홍, #YTN, #YTN노조, #공정방송, #방송장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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