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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택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22일 저녁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물시장 앞 거리유세에서 연설을 마친뒤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공정택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22일 저녁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물시장 앞 거리유세에서 연설을 마친뒤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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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신 : 22일 밤 10시 34분]

역시 공정택 서울시교육감 후보의 조직력은 강했다.

공정택 후보는 22일 저녁 6시 30분과 8시 30분, 각각 서울지하철 5호선 신금호역과 1호선 청량리역 인근에서 유세를 펼쳤다. 공 후보 유세 현장에는 최소 100여 명에서 많게는 200여 명의 인파가 몰렸다.

물론 이중 많은 사람들은 현역 교장과 교감 그리고 교사들이다. 또한 청량리역 주변 유세에서는 유치원 원장들과 교사 약 20여 명도 참석했다. 공 후보 측은 "절대 동원한 게 아니다"고 강조하고 있다. 어쨌든 공 후보로서는 현역 교육감 '프리미엄'을 톡톡히 누리고 있는 셈이다.

이들은 공 후보가 마이크를 잡고 연설을 하면 함성과 함께 큰 박수를 자주 보냈다. 유세 분위기를 한껏 살려 주변을 지나는 사람들의 시선을 확 잡아끄는 역할을 톡톡히 한 셈이다.

이날 오전 유세를 취소한 공 후보는 저녁 유세에서 전교조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선거 초반부터 줄곧 유지해 온 '전교조 대 비전교조' 선거를 구도를 잡아가려는 것이다.

공 후보는 청량리 주변 유세에서 "현재 전국 교육감 중에 전교조 소속이 하나도 없는데도, 지금 전교조는 서울시교육감을 노리고 있다"며 "(전교조는) 한심하기 짝이 없다"고 비난했다.

이어 공 후보는 "나는 전교조로부터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철저히 지켜내겠다"며 "하지만 투표일이 낮으면 위험하다, 아들 딸 생각해서라도 꼭 투표에 참가해 달라"고 호소했다.

공 후보에 앞서 무대 차량에 오른 이영준 운동원은 "6.25를 북침이라고 주장하는 세력이 서울시교육감에 당선되면 되겠느냐"고 색깔론을 거론하며 전교조를 비난했다. 이런 비난에 현장을 찾은 교사들과 교장, 교감들은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유세 현장을 찾은 박신애(54) 경희유치원 원장은 "유아 교육은 그 중요성에 비해 그동안 늘 교육계에서 소외를 받아왔는데, 공정택 후보는 이런 우리의 사정을 잘 알고 있다"며 "공 후보가 교육감이 되면 유아 교육이 발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지지 의사를 밝혔다.

한편 공 후보는 최근까지 시민사회단체들이 주관한 서울시교육감 후보 초청 토론회에 단 한 번도 응하지 않아 "시민들과 소통을 일부러 거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하지만 공 후보 쪽은 "바쁜 선거 운동으로 일정이 맞지 않았을 뿐"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공정택은 부동산중개인 회장 후보냐"
서울시교육청 "수서지구 임대아파트 건립 재고" 파문 커져

"공정택 후보는 서울시교육감 후보인가? 부동산중개인회 회장 후보인가?"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5월 19일 서울시에 보낸 공문 한 장이 연일 공정택 서울시교육감 후보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몇몇 교육 관련 시민사회단체가 공 후보의 사퇴를 주장하고 나섰다.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와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 그리고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는 22일 오전 서울 종로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난한 아이들의 교육권을 유린하고 부자들의 아파트 값 하락을 걱정하는 공정택 후보는 후보직을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은 “이를 거부하면 서울시민과 함께 교육감선거에서 공 후보를 엄중히 심판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5월 서울시교육청이 서울시에 보낸 공문에는 “강남구 수서 2지구 임대주택 단지 건립사업을 재고해 달라”고 적혀 있다. 즉 강남의 높은 교육 여건 유지를 위해 저소득층 아이들이 많이 거주하는 임대주택 건립을 반대한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 22일 언론에 보도되면서 공정택 후보는 큰 홍역을 치렀다. 공문이 발송된 지난 5월은 물론이고 지금도 그는 서울시 교육감이기 때문이다. 공 후보 쪽은 “해당 국장이 처리한 일로 공정택 후보는 관련 사실을 알지도 못했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을 연 3개 단체는 “공 후보의 선거 슬로건은 ‘아이들의 미래만 생각하겠습니다’인데,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면 부자들이 사는 동네에 임대아파트를 짓지 말라는 공문을 보냈을 리 없다”며 “부자들의 아파트값 하락을 막기 위해 앞장섰던 이가 지난 4년간 서울 교육의 수장을 역임했고, 또 수장을 맡겠다고 나서는 현실이 슬프다”고 밝혔다.

박경양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이사장은 “이번 사건은 우리가 얼마나 야만의 시대에 살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며 “공정택 후보는 아이들에게 무릎 꿇고 참회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과 역사가 심판하게 될 것”이라고 규탄했다.

서울 광희동에 위치한 공정택 후보 선거 사무실 6층의 모습.
 서울 광희동에 위치한 공정택 후보 선거 사무실 6층의 모습.
ⓒ 박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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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22일 오후 2시 25분]

공정택 후보의 토론회 불참 행보... 왜?

공정택 서울시 교육감 후보는 왜 갑자기 22일 오전 유세를 취소한 것일까. 물론 공 후보 쪽에서는 "개인 일정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정황상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 선거가 열흘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유세를 취소한다는 건 흔하지 않다.

'혹시 서울시에 보낸 강남 수서지역 임대아파트 건립 제고 요청 공문의 여파 때문은 아닐까?' 이 물음을 갖고 서울 중구 광희동에 있는 공 후보 선거운동 사무실을 찾았다.

공 후보 쪽은 광희동 SW빌딩 6층에서 10층까지 총 5개 층을 선거운동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다. 이중 공 후보는 9층을 단독으로 사용하고 있다. 법무, 공보, 홍보팀이 6층, 조직1본부가 7층, 기본본부가 8층, 조직2본부는 10층을 사용한다.

"에이, 무슨... 임대아파트 관련 공문 하고는 전혀 상관없어요. 지인하고 약속이 있고, 25일 예정된 방송토론회도 준비해야 하니까 엄청 바빠요. 우리도 유세 계속 빠뜨리고 싶지 않죠. 토론회도 빠지고 싶지 않고. 근데, 그게 쉽지가 않아요."

공보실을 지키고 있던 오길용 공보팀장은 "유세 취소는 공문 파동과 전혀 상관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 팀장은 "오전 일정만 취소됐고, 저녁 일정은 그대로 진행된다"며 유세 취소와 공문 파동이 연결되는 걸 경계했다.

오 팀장이 이야기하는 동안 라디오에서 공 후보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공 후보는 오전 9시부터 진행되는 마포 FM <송덕호의 쌈빡시사>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었다. 이와 관련 오 팀장은 "후보가 이렇게 라디오 인터뷰도 다 하고 있는데, 우리가 일부러 유세를 취소했다는 건 과도한 추측"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공 후보는 왜 시민사회단체가 주최하는 교육감후보 공개 토론회에는 연일 불참하고 있는 것일까. 공 후보는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좋은교사운동 등이 주최하는 교육감 후보 정책 토론회에도 유일하게 불참했다.

주최 쪽은 "2주 전부터 공 후보에게 참석을 제안하며 최우선적으로 시간을 맞춰주겠다고 배려했지만 끝내 일정상의 이유로 불참을 통보했다"며 "토론회에 참석을 위해 40분의 시간도 못 내겠다는 것은 학부모들과의 소통과 정책 검증을 회피하는 것"이라고 유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공 후보 박종진 대변인은 "이번 토론회 불참은 내가 대변인을 맡기 전에 결정된 것"이라며 "아마도 처음 토론회를 기획했던 단체가 전교조와 가깝기 때문에 불참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박 대변인은 "최대한 언론 인터뷰에 응하고 외부 토론회도 참석하고 싶지만 선거가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시간을 내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며 "어쨌든 모든 토론회에 적극적으로 임한다는 것이 우리의 방침이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런 대변인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공 후보의 토론회 불참 행보는 "일부러 회피하는 게 아니냐"는 추측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우선, 선거운동 돌입 이후 현재까지 공 후보가 참석했거나 참여 의사를 밝힌 시민사회단체 주최 토론회는 없다.

지난 14일 서울장애인교육연대가 주최한 장애인 학습권 관련 토론회 때도 공 후보는 "일정상의 이유"를 들며 연락이 닿은 예비 후보 중 유일하게 불참했다. 또 공 후보는 23일로 예정된 <오마이뉴스>와 시민단체 참여연대가 공동 주최하는 토론회에도 불참을 통보해왔다.

하지만 공 후보는 21일 오후 대한노인회서울특별시연합회가 주최한 '서울시교육감 후보 초청 교육정책 소견발표'에는 참석했다. 즉 장애인 학생들의 학습권에 관한 토론회에는 "일정상의 이유"로 불참했지만 교육과 직접 관련이 없지만 '표'와는 직결된 노인회 행사는 빠뜨리지 않은 것이다.

이런 행보 때문에 일각에서는 "공 후보가 '까칠한' 길은 애써 외면하며 시민들과의 소통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17일 영등포구 문래동 영문초등학교를 찾아 학부모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공정택 후보.
 17일 영등포구 문래동 영문초등학교를 찾아 학부모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공정택 후보.
ⓒ 박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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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신 : 22일 오전 11시 52분]

"난~ 희망교육감 공정택을 알아요~. 난 밝은 교육도 알고요~.  저~ 무지개 너머 교육 미래 있나요. 공정택이 만드는~~"

23일 아침 7시 50분. 가요 <파란나라>를 개사한 공정택 서울시교육감 후보의 로고송이 지하철 2호선 성수역 3번 출구에서 울려퍼졌다. 선거 유세 차량에서는 공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는 방송이 한창이었다. 바로 앞에서는 흰 셔츠와 모자를 쓴 선거운동원 4명이 출근길 시민들에게 공 후보의 선거공약집들 나눠줬다.

하지만 정작 공 후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공 후보는 아침 7시 50분부터 성수역을 시작으로 신당과 청량리역 주변에서 출근길 유세를 벌일 예정이었다. 하지만 공 후보의 아침 유세는 이날 갑자기 취소됐다.

공 후보 쪽 윤재일 유세팀장은 전화통화에서 "개인 일정도 있고, 방송 토론 준비도 해야 해서 불가피 하게 유세를 변경했다"며 "23일 공개 유세는 저녁 성동구와 동대문만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 후보가 오지 않는다는 걸 확인하자마자 유세 차량도 금방 방송을 끄고 자리를 떴다. 현장에 나와 있던 공 후보쪽의 한 관계자에게 "오마이뉴스에서 왔습니다"라며 인사를 청하자, 그는 "난 오마이뉴스랑 이야기 안 해요!"라며 자리를 떴다.

결국 현장에는 4명의 선거운동들만 썰렁하게 남아 "기호 1번 공정택입니다"라고 말하며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하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후보의 공약집은 물론, 선거운동원들에게도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조천호(53)씨는 "내가 학부모도 아닌데 선거를 해도 되느냐"며 "교육감선거 자체가 잘 알려지지 않아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태그:#공정택, #서울시 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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