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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에 임대주택 설립 반대 공문을 보내 구설에 올랐던 공정택(74)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비슷한 내용의 공문을 교육과학기술부에도 보내겠다고 서울시의회에 약속한 사실이 확인됐다. 공정택 후보가 '저소득층이 교육 악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면서 임대주택 설립 반대를 한 사실이 분명하게 확인된 셈이다.

 

공정택 후보는 지난 5월 19일 자신의 명의로 발송된 서울시 임대주택설립 반대 공문이 논란이 되자 "국장전결 사항이라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면서 자신의 뜻과는 달리 공문이 발송됐다는 식으로 언론에 해명한 바 있지만, 이 또한 거짓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택 후보는 서울시교육감 재직 시절인 지난 6월 24일 서울시의회 제34회 본회의에서 김현기 의원이 "(서울시에 임대주택 반대 공문을 보냈듯이) 교과부에도 의견을 내야 합니다"라고 제안하자, 고개를 끄덕이며 "네 알겠습니다"라고 답했다. 김 의원은 강남 수서동과 일원동이 소속된 강남 제4선거구 출신이다.

 

이 같은 사실은 서울시의회 본회의 동영상 자료에서 드러난다.

 

김현기 의원: 수서2지구 국민임대주택단지 건설계획을 파악하고 계시지요?

공정택 교육감 : 네, 알고 있습니다. <중략>

김현기 의원: 서울시교육청이 이와 관련해서 서울시에 의견을 내셨지요?

공정택 교육감: 우리 지원국장 쪽에서 두 군데로 의견을 낸 바 있습니다.

김현기 의원: 그렇습니다. 국토부에도 내셨습니다. 하나 아쉬운 것은 교육과학기술부에도 내야 됩니다.

공정택 교육감 : 예. 알겠습니다.

김현기 의원: 교과부에도 의견을 내셔서 더 이상 아이들의 학습권이 침해될 수 없도록 조치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하시겠지요?

공정택 교육감 : 예. 노력하겠습니다.

 

이 본회의 동영상은 공정택 후보가 '아이들의 학습권이 침해될 수 있다'며 ▲임대주택 건립을 분명히 반대한 점 ▲임대주택 반대 공문을 보낸 사실을 이미 알았다는 것 ▲서울시교육청이 서울시 뿐 아니라 국토부 등 전방위로 공문을 보내 임대 주택 건립을 반대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서울시에 임대주택반대 공문을 보내기 17일 전인 5월 2일에 열린 서울시의회 교육문화위원회 상임위 회의록(173회)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김현기 위원: 지금 수서지구에 임대아파트 공급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아파트가 공급되어서 그 주민들의 자녀가 취학하게 되었을 경우에 문제점에 대해서 서울시장에게 얘기하고, 교육부에 보고하셔야 되겠지요?

양종만 교육지원국장 : 네. <중략>

김현기 위원: 제가 정식으로 요구를 하겠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 교육청의 입장을 정리해서 시장에게도 내주시고, 상급 관청인 중앙정부 교육부에 보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양종만 교육지원국장 : 알겠습니다.

 

회의록에 따르면 이날 상임위에는 김경회 서울시교육청 부교육감도 참석했다.

 

 

이는 "서울시에 임대주택 반대 공문을 보낸 사실을 사전에 몰랐다"는 공 후보 쪽의 해명이 궁색해지는 대목이다.

 

이미 5월 2일 서울시의회 교육문화위원회를 통해 서울시교육청의 임대주택 설립 반대 입장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만약 공정택 후보가 이 사실을 몰랐다면 양종만 교육지원국장과 김경회 부교육감은 교육감의 허락 없이 직권으로 서울시와 국토부에 공문을 보낸 것이 된다.

 

이에 대해 양종만 교육지원국장은 22일 저녁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공 교육감은 (임대주택 반대) 공문을 보낸 사실을 6월 24일 본회의 직전에 시의회 질의서를 본 뒤에 알았다"고 말한 뒤 "다른 사람을 만나고 있다"면서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그에게 두 차례에 걸쳐 전화를 더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

 

반면 공정택 후보 쪽 박종진 대변인은 "공 후보는 국장 전결사항이라 (임대주택 반대) 공문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다고 말했다"면서 "서울시의회 회의록에 대해서는 처음 듣는 얘기이기 때문에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공 후보에게 사실 관계를 확인해 달라"는 기자의 부탁에 대해서도 박 대변인은 "어제오늘 우리 쪽의 어려운 사정상 그렇게 할 수 없다"고 거절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서울시교육감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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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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