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핵심 폴리페서(정치참여 교수)'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강성철 부산대 교수(행정학)가 KBS 보궐이사로 추천되자 그의 제자들이 강 교수에게 공개질의서를 써 이명박 정부 들어 언론 독립성이 훼손되고 있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부산대 총학생회는 단과대학 학생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23일 저녁 중앙운영위원회 회의를 거쳐 강성철 교수 앞으로 보내는 공개질의서를 채택했다. 총학생회는 이날 저녁 부산대 홈페이지(효원광장)에 공개질의서를 올려놓았다.
총학생회 한 간부는 "먼저 대학 홈페이지에 공개질의서를 올려놓았으며, 며칠 동안 기다려 본 뒤 강 교수가 대답을 하지 않을 경우 공개질의서를 들고 연구실로 직접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총학생회는 강 교수를 '한나라당 핵심 폴리페서'라 불렀다. 강 교수는 한나라당 2008년 부산 금정구 총선 후보 공천 희망자인데다 2007년 한나라당 박근혜 선거대책본부 정책자문단장, 2006년 지방선거 때 한나라당 부산시당 공천심사부위원장 등을 지냈다.
총학생회는 공개질의서를 통해 "이명박 정권의 언론장악 움직임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안고 있다"며 "지난 18일 동의대 신태섭 교수가 KBS 이사에서 해임된 뒤 바로, 한나라당 핵심 폴리페서로 활동하고 계신 강성철 교수가 추천되는 것이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의 음모로 보인다는 비판이 많이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총학생회는 강 교수한테 두 가지를 물었다. 먼저 "공영방송은 언론기구로서의 독립성을 보장받아야 국민의 알 권리와 민주주의를 지켜낼 수 있다"고 전제한 뒤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최시중씨가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있고, 한나라당은 정연주 KBS 사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총학생회는 "YTN사장에는 이명박 선거캠프에 있었던 구본홍씨가 선임되면서 언론의 독립성과 중립성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며 "이러한 전반 상황에 대해서 교수님의 생각은 어떠하냐"고 물었다.
두 번째로 총학생회는 "한나라당 핵심 폴리페서인 교수님께서 KBS 보궐이사로 추천받았다는 것은 이명박 정부의 KBS 장악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것으로 보여진다"며 "국민들의 우려와 반대를 무릅쓰고 교수님께서 KBS보궐이사 추천을 받아들이실 생각이냐? 그렇다면 그 대답에 대한 설득력 있는 근거는 무엇이냐?"고 따졌다.
총학생회는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이 많을, 부산대 학생들에게 한마디를 해주시기 바란다"면서 "충분히 심사숙고하셔서 성의 있고, 책임 있는 답변을 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밝혔다.
공개질의서 마지막에서 총학생회는 "학내 구성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신중한 결단과 행보를 기대하겠다"고 조언했다.
부산대 총학생회는 지난 21일 강 교수의 KBS 보궐이사 추천 등과 관련해 'MB 정부는 70년대식 언론 장악 야욕을 당장 멈춰라'는 제목의 글을 부산대 홈페이지에 올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