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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우리 김성동 후보가 사퇴한다고요? 참나, 아무리 선거판이지만 해도 너무들 하는구만. 사실 결함이 많은 공정택 후보야말로 사퇴해야하는 거 아닙니까? 우린 분명 끝까지 가니까 그렇게 알고 계세요."

 

김성동 서울시교육감 후보 쪽 핵심 관계자의 목소리는 격앙돼 있었다. 곳곳에서 흘러나오는 후보단일화와 후보 사퇴설에 적잖게 시달렸기 때문이다. 그는 전화를 끊을 즈음 "후보단일화는 없다"고 못 박았다. 24일 오후의 일이다.

 

서울시교육감 선거가 채 일주일도 남지 않은 상황. 보수우익진영의 애가 타들어 가고 있다. 상황이 그럴만하다. 몇몇 여론조사 결과 자신들이 지지하는 공정택 후보가 진보로 분류되는 주경복 후보와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는 것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공정택 후보가 사퇴해야 하는거 아냐?"

 

<조선일보>는 23일자 보도에서 주경복 후보(17.5%)가 공정택 후보(14.5%)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 역시 공 후보(13.9%)와 주 후보(12.6%)가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다고 24일 보도했다.

 

상황이 이러니 보수진영의 애가 타는 건 당연하다. 이들은 "까딱 잘 못하면" 패배한다고 보고 있다. 선거 시작 전부터 공 후보 지지를 선언했던 이들은 최근 바삐 움직이고 있다.

 

뉴라이트교사연합은 "보수우파 성향의 후보들이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후보단일화를 하라"고 24일 성명서를 통해 호소했다. 그리고 뉴라이트학부모연합은 24일 오후 전교조 서울지부를 항의 방문해 "전교조가 법을 어기고 특정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정작 단일화 대상으로 거론되는 김성동·박장옥·이영만 후보는 요지부동이다. 오히려 공정택 후보를 향해 "자격이 없다", "능력이 의심 된다"는 말로 맹비난 하고 있다.

 

이영만 후보 쪽 김동선 사무장은 "일부에서 단일화를 이야기하는데, 공정택 후보로 단일화 하는 건 한국 교육계에 큰 죄를 짓는 것"이라며 "보수진영의 제안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후보 단일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어 김 사무장은 "공 후보가 교육감으로 있을 때 서울시교육청은 3년 연속 청렴도 꼴등했지, 최근 부정선거 논란 일으켰지, 임대 아파트 건립 반대 의견으로 파문 일으켰지... 이런 사람에게 후보를 양보하는 건 말도 안 된다"고 밝혔다.

 

후보단일화 때문에 애타는 보수진영

 

또  김 사무장은 "이번 교육감 선거는 보수 대 진보의 싸움도 아니고, 전교조 대 반전교조의 대결도 아니다"며 "교육을 가장 많이 생각하고 깨끗한 사람이 당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장옥 후보 쪽 정희균 사무장 역시 단일화 주장을 '수능 포기'에 비유하며 공 후보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

 

"우리는 수능 시험을 친다고 생각하며 달리고 있다. 근데 수능 시험이 어렵다고 중간에 포기 하는 게 말이 되나. 그리고 점수 안 올라간다고 네명이 모여서 서로 시험을 베낄 수도 없지 않나. 후보단일화는 야합이다."

 

정 사무장은 "지금 이 순간에 단일화를 거론하는 후보는 서울시교육감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 공 후보는 비난했다.

 

정 사무장의 공 후보 비난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정 사무장은 "최근 언론보도는 보면 과연 공 후보의 자질이 자꾸 의심이 된다"며 "사교육비를 엄청 폭등시켜 대한민국에서 돈 없으면 공부 못하게 만든 사람이 바로 공정택 후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그는 "그분(공정택 후보)이 서울시교육감이 되면 한국 미래의 교육은 없다"고 단언했다.

 

"점수 안 나온다고 네명이 시험 베껴서야... 단일화는 야합이다"

 

이쯤 되면 서로 갈 데까지 간 셈이다. 물론 후보단일화 가능성은 선거운동이 끝날 때까지 열려 있다. 하지만 그 길은 매우 험난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 후보 쪽과 보수우익 진영은 '작업'을 멈추지 않고 있다.

 

공 후보 쪽 박종진 대변인은 "각 후보들에게 '이제 다시 생각해야 한다'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며 "이대로 가면 보수진영은 무너진다"고 구애를 했다. 이어 그는 "청와대가 개입하고 있지는 않지만, 현재의 급박한 상황이 이명박 대통령에게도 보고되지 않았겠냐"고 덧붙였다.

 

나범정 뉴라이트학부모연합 사무처장도 "각 후보들이 모두 지성인이니 현재 서울시민이 뭘 원하는지 알 것"이라며 "교육자의 입장에서 (후보단일화를) 생각해 달라"고 '읍소'했다.

 

7·30 투표일까지  남은 선거 운동 기간은 5일. 마지막 순간까지 보수진영의 후보단일화는 선거 결과를 뒤바꿀 수 있는 큰 변수 중 하나다.


태그:#서울시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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