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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앞 공영방송 사수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
kbs 앞 공영방송 사수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 ⓒ 정지은

28일 7시 30분 KBS 앞. KBS PD협회 주체로 공영방송 사수 촛불집회가 열렸다. 정확히 6일 만에 다시 찾은 KBS 앞 상황은 그동안 달라져 있었다. 시민들에게 따듯한 음료와 라면을 제공하던 천막이 있던 자리에는 전경 차량이 줄지어 서있었고, 원래 집회가 진행되던 KBS 앞 중앙 부근 역시 전경차량이 떡 하니 버티고 있었다. 이는 지난 24일 경찰의 무력에 의해 천막이 철거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은 의연한 모습이었다.

집회에 참가한 40여 시민들은 이미 서로 낯익은 얼굴인 듯 인사를 하거나 담소를 나누기도 했다. 이들은 KBS 중앙에 떡 하니 버티고 있는 전경 차량 때문에 원래 집회 자리에서 조금 옆으로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았다.

잠시후 PD 협회 관계자의 진행으로 집회가 시작되었다. 자신을 환경스페셜 PD라고 소개한 진행자는 "촛불의 시작은 ‘광우병’ 때문이었고 이는 ‘생명’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던 것 이었다”며 “고로 촛불의 의의는 사람에 대한 예의이자 인간존중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경찰은 ‘생명’을 이야기하려는 촛불을 폭력으로 진압하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는 시민들이 자유발언을 하고 노래를 부르는 등 비교적 조용하게 진행되었다. 한 여성 발언자는 “사실 천막이 철거되어 시위의 구심점이 흐려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했는데 여전히 함께 촛불을 밝히는 시민들을 보니 걱정이 사라졌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천막이 있던 자리에 전경버스가 떡하니 자리잡고 있다
천막이 있던 자리에 전경버스가 떡하니 자리잡고 있다 ⓒ 정지은

이처럼 촛불을 막는 무력에도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시민들. 하지만 촛불을 막는 무력에 대해 시민들은 강한 불만을 표현했다. 자주 집회에 참가한다는 박 아무개(52)씨는 “천막이 있고 없고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라며 "경찰이 천막을 무력으로 철거하는 것은 시민들의 자유로운 발언을 탄압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를 통해 정부가 얼마나 치졸한지를 말해준다”며 경찰의 무력진압을 나무랐다.

전국청소년학생연합에서 나왔다는 윤가현(18)양은 “오전에 뉴라이트 아저씨들이 집회를 할 때는 전경차량들이 중앙 부근을 막지 않았다”며 “우리는 폭력도 쓰지 않았고 그저 우리의 목소리를 내려하는 것인데 왜 우리만 막느냐”며 분노를 표했다.

지난 취재 때 만난 아저씨 한 분이 기자에게 인사를 건넨다. 한달째 집에 들어가지 않으셨다는 아저씨. 힘드시지 않으냐는 기자의 말에 “언제 우리가 쉽고 확실해서 촛불을 들었나? 어려울수록 더 힘을 내야지”라고 말하신다. 그렇다. 아저씨의 말씀처럼 천막이 철거되었다고 해서 따뜻한 커피 한잔, 맛있는 라면, 들어야 할 촛불이 없어지지는 않듯 무력 진압이 촛불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정지은 기자는 오마이뉴스 8기 인턴기자입니다.



#KBS#천막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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